K-배터리, LFP 배터리 시장 경쟁력 확보할 수 있을까? [배터리 춘추전국시대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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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LFP 배터리 시장 경쟁력 확보할 수 있을까? [배터리 춘추전국시대①]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3.09.08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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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P 배터리, 중국 바깥 유럽·북미서도 ‘활짝’
K-배터리, 늦어버린 ‘타이밍’에 과제 ‘산적’
양극재·완성차 파트너와 ‘조별과제’로 돌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바야흐로 ‘이차전지 기준 전쟁’의 시대다. LFP 배터리부터 전고체 배터리까지, 그간 전기차 배터리의 유일한 선택지처럼 여겨져 온 리튬이온배터리의 아성을 무너뜨리려는 시도가 여기저기서 관측된다.

그간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에 주력해 온 K-배터리 역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배터리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 K-배터리의 경쟁력과 전망, 방향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기아
LFP 배터리가 탑재된 기아 레이 EV. ⓒ기아

당초 단기적인 변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택 움직임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3사도 포트폴리오에 LFP 배터리를 서둘러 추가하는 모습이다.

업계는 국내 기업들이 LFP 시장 진출에 먼저 나선 중국 배터리사를 따라잡으려면, 생산을 서두르는 동시에 협력사 및 고객사와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망부터 기술·생산능력에 이르기까지 벌어져 있는 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저렴한 가격 강점…‘미드니켈’ 수준 성능도 개선


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주로 활용되던 전기차용 LFP 배터리 수요는 최근 유럽, 북미 등 전 세계 유력 전기차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테슬라만 보더라도 보급형 모델에 모두 LFP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BWM, 메르세데스 등도 중국 생산분을 넘어 유럽 생산분에 LFP 배터리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LFP가 삼원계 대비 가격경쟁력이 높은 데다 최근 성능 측면에서도 개선을 거듭해 나가고 있어서다.

실제로 중국산 LFP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는 지난 2020년 기준 셀 단위에서 kg당 145~160Wh(와트시) 수준이었으나 최근엔 CATL 등의 신제품 발표로 230Wh 수준까지 향상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NCM622, NCM811 등 미드니켈 양극재의 에너지 밀도는 kg당 212~283Wh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쉽게 말해 LFP가 기존 한계였던 에너지 밀도 격차를 극복해 낸 셈이다.

업계는 오는 2030년이면 LFP 배터리와 삼원계 배터리의 점유율 차이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너지정보청(EIA) 기준, 글로벌 승용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은 2019년 3%에서 2022년 27%까지 올랐다. 2030년엔 4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배터리 3사, 진출 예고했지만…“속도 부진” 목소리


LFP 배터리가 명실상부 전기차 배터리 수요의 주요 축으로 떠오르자, 국내 배터리 3사도 포트폴리오에 LFP 배터리를 적극적으로 추가하고 있다.

삼성 SDI는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전기차용 LFP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당시 손미카엘 부사장은 “전기차 향으로 NMX(코발트 프리 배터리), LFP 플랫폼을 적극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울산공장 내 LFP 배터리 라인도 설치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주총을 통해 관련 계획을 내놨다. 권영수 부회장의 입을 빌려 오는 2025년까지 차량용 LFP 배터리 양산에 나선다는 입장을 밝힌 것. SK온의 경우, 올해 배터리박람회 '인터배터리'를 통해 최초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하고, 시장 진출 계획을 본격화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 배터리사와 경합하기에 ‘많이 늦었다’, ‘속도가 부진하다’고 지적한다. 중국 배터리사는 풍부한 자국 수요를 이미 확보한데다, 북미, 유럽 등지 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삼성SDI는 울산공장 내 LFP 라인이 ESS용인지 전기차용인지를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FP 라인을 북미 신설한다고 밝혔으나 ESS용에 그치는 실정이다.

반면에 중국 업체들은 속도감이 상당하다. CATL은 미국 완성차 브랜드 포드와 손잡고 북미 LFP 배터리 생산거점 마련 계획을 밝혔다. 해당 공장의 완공 목표 시점은 오는 2026년이다. 국내 업체들과는 큰 대비를 이룬다.

 

가격 경쟁력 확보 ‘숙제’…새 공급망 확보 나서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중국 LFP의 강점은 글로벌 수요를 빠르게 선점한 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중국 내 ‘규모의 경제’를 통해 획득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KIEP 세계 경제 포커스 ‘중국 LFP 배터리 공급망 분석 및 시사점’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시장 내 LFP 배터리 점유율은 지난 2021년 이미 삼원계 배터리를 추월했다. 2022년에는 62%까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난다. 

중국은 공급망 내재화도 성공했다. KIEP 보고서는 CATL이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자국 내 인광석 채굴권을 확보한 내용을 다뤘다. 인광석은 인산철 전구체의 핵심 원료다.

미드스트림인 정제련 분야에서도 중국기업 점유율은 높은 상황이다. 자국 내 소재 산업부터 배터리,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일관 생산 체제가 갖춰졌음을 의미한다.

최재희 KIEP 세계지역연구센터 전문연구원은 “공급망 수직계열화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국 업체들과 이제 막 LFP 배터리 사업에 착수한 우리 기업의 경쟁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특히 우리 기업이 LFP 배터리 생산을 위한 원자재 공급망을 새롭게 구축하려면 중국기업과의 경합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제 산적해 있지만…협력사·완성차 손잡고 나간다


이에 맞서 국내 배터리3사는 산적한 과제를 ‘협업’으로 해결해나갈 계획이다. 고객사인 배터리사의 경영 전략에 발맞춰 국내 양극재 생산 기업들이 함께 LFP 시장 진출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6월 LFP 양극재 자체 개발 및 합작 개발을 모두 추진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산업통상자원부의 ‘LFP 전지 개발 사업’에 선정돼 또 다른 선정사인 삼성SDI 등과 함께 LFP 개발에 나서고 있다. LG화학 역시 최근 양극재 LFP 분야 채용공고를 올리며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엘엔에프 역시 LFP 양극재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와도 협업도 이어진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국내 배터리사와 LFP 배터리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반값 전기차가 화두가 되고 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는 ‘한쪽 날개’에 불과하다. 날개가 두 개 있는 것과 한쪽만 있는 건 다를 것”이라며 “기술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 부분까지 고려해 다양한 전략을 융합해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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