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 479만 원…전년 대비 소득 줄었다 [일상스케치(92)]
스크롤 이동 상태바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 479만 원…전년 대비 소득 줄었다 [일상스케치(92)]
  • 정명화 자유기고가
  • 승인 2023.08.27 1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물가 감안 실질소득 3.9% 줄어, 역대 최대폭 감소
고물가와 소상공인 코로나19 지원금이 사라진 영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명화 자유기고가]

'먹고살기 힘들다'라는 아우성과 한숨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서민들의 실질소득은 줄었는데도 고물가에 시달리자 저소득층은 아예 지갑을 닫아버리는 형국이다.

2023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통계청
2023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통계청

가계 소득 8분기만에 하락

지난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79만 3000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0.8% 줄었다. 소득에서 물가 상승 영향을 뺀 실질 소득은 3.9% 감소했다.

게다가 가처분소득 역시 383만 1000원으로 2.8% 줄었다. 가처분소득은 가구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차감한 금액으로, 감소를 기록한 것은 2021년 2분기 이후 8개 분기만이다. 소비지출을 차감한 금액인 흑자액은 114만 1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13.8%까지 하락했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 증감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근로소득(4.9%) △재산소득(21.8%) △사업소득(0.1%) 등은 늘었지만 이전소득(-19.6%)이 줄었다. 정부가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지급했던 소상공인 손실보상금이 올해 사라진 영향이다. 경조 소득·보험금 등을 의미하는 비경상소득도 12.5% 감소했다.

월급 빼고 물가 다 올라, 씀씀이 커져

이렇게 소득은 줄었지만 씀씀이는 오히려 커졌다. 2분기 지출은 365만 2000원으로 1년 전보다 4.1% 증가했다. 방역 완화에 따른 오락·문화(14.0%) 지출이 가장 많이 늘었다. 외식 물가 상승을 반영한 음식·숙박(6.0%), 전기·가스 요금 등 냉·난방비를 포함한 주거·수도·광열(7.4%) 지출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또한 세금과 국민연금 같은 사회보험료, 이자비용 등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비소비지출'이 96만 2000원으로 1년 전보다 8.3% 증가했다. 비소비지출에서 주목할 만한 항목은 이자비용이다. 1년 전보다 42.4% 폭증해 비소비지출의 13.7%를 차지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2021년 8월 이후 10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한 여파다.

소득 통계 권위자인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처분가능소득 감소는 소비 둔화로 이어져 서민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식료품 물가가 많이 오르면서 저소득층이 소비를 줄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통계청 관계자는 "식료품 물가가 많이 오르면서 저소득층이 소비를 줄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소득 감소에 허리띠 졸라매는 저소득층

문제는 물가가 오르고 소득이  줄면서 저소득층 지출이 13분기 만에 확연히 저하됐다.

2분기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 월평균 소득은 111만 7000원으로 1년 전보다 0.7% 줄었다. 실질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가 감소했다.

다른 소득층과 비교해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1분위 가구는 소득이 줄자 식료품 등 소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 같다.

통계청 관계자는 "1분위 가구는 5분위 가구에 비해 소득과 지출이 함께 움직이는 편"이라며 "소득이 줄며 물가가 많이 오르면서 소비를 줄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1분위 가구는 소비지출 중 △식료품·비주류음료 19.5% △주거·수도·광열 19.5% △보건 12.9% △음식·숙박 11.8% 등 순으로 비중이 크다. 비중이 큰 식료품·비주류음료, 음식·숙박에서 소비가 줄어들어 전체 소비 지출 하락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식료품 가운데 곡물(-1278원·-8.1%), 육류(-2446원·-7.2%), 신선수산동물(-2022원·-13.0%), 유제품(-1096원·-5.5%), 과일 및 과일가공품(-1065원·-4.3%), 당류 및 과자류(-1058원·-7.0%) 등에서 지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지원금 지급 효과가 줄고 물가가 올라 실질 소득이 뒷걸음쳤다"라며 “취약계층·소상공인 부담을 완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고소득층의 소비지출은 3.9% 증가했다. 단체여행비가 202.7% 증가하면서 오락·문화 지출을 4만 9025원(14.8%) 대폭 늘렸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비용이 11만 8187원(68.0%) 급증하면서 비소비지출이 26만 6718원(13.4%) 증가했다.

정명화는…

1958년 경남 하동에서 출생해 경남 진주여자중학교, 서울 정신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세대 문과대 문헌정보학과 학사, 고려대 대학원 심리학 임상심리전공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