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을 보내면서 [이순자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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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을 보내면서 [이순자의 하루]
  • 이순자 자유기고가
  • 승인 2023.07.3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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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순자 자유기고가)

그간의 긴 장마는 무서운 집중 호우를 불러일으켰다. 

오송제2지하차도의 참사와 산사태, 피 끓는 젊은 해병대 사병의 슬픈 희생을 불러오고 아직도 찾지 못한 실종자를 낳으면서 이제 내일(31일)이면 7월도 끝나는 날이 되었다. 

때로는 뼈까지 녹일 듯한 뙤약볕과 쉴 새 없이 흐르는 땀방울도 만들어 내는 7월은 또한 한편 고마운 달이기도 하다. 

갖가지 뿌리채소들을 산출하면서 우리 인간들에게 먹거리를 선사하는 7월. 또한, 꿀맛 같은 과일까지도 아낌없이 내어주는 7월. 논에서는 우리들의 주식인 벼를 키워주고 밭에서는 보리와 밀까지 모두 내어주는 인심 좋은 7월이기 때문이다. 

오송제2지하차도 참사와 예천 산사태만 없었어도 얼마나 넉넉한 7월이었을까?

바다에서는 갖가지 수산물을 키워주고 어부들의 생활을 윤기나게 도와주는 7월. 그러나 이번 무서운 폭우로 인해 가축들의 무수한 폐사는 가슴 아픈 일이기도 했다. 

7월이 곱게만 지나가면 마치 어머니의 젖가슴과도 같이 더없이 정겹고 살가웠을 테건만, 그만 긴 장마 속 무서운 폭우와 산사태로 말미암아 아픈 상처를 내고야 만 회환의 7월이 되고 말았다. 

마치 인생의 희로애락과도 같은 7월은 이제 시간과 함께 저물어 간다. 
 

※ 시민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이순자 씨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사는 77세 할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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