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순자 자유기고가)
여름 하면 떠오르는 국이 있다. 냉국이다. 미역냉국, 오이냉국, 가지냉국, 콩나물 냉국, 그리고 그 유명한 콩국이 있다. 물론 단연코 콩국이 제일 우선한다. 콩. 일명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한다. 그만큼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맛이 좋다. 고소함은 어떤 맛에도 대신할 수가 없다.
콩국을 만드는 두 가지가 있다. 콩을 찬물에 불려 삶은 다음 믹서기에 가는 것도 있고, 딱딱한 날콩을 깨끗이 씻어 알맞은 물을 붓고 80분 정도 삶은 다음 믹서기에 얼음과 함께 넣고 가는 것도 있다.
맛은 이래나저래나 똑같이 고소하다. 너는 왜 이리 고소한 거야? 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고소하다. 배가 부른대도 한 모금 더 먹고 싶은 것이 콩국이다.
옛날에는 콩죽도 쒀먹었다. 쌀이 귀했던 때라 콩국에 쌀을 넣고 끓여 콩죽을 끓여 먹었었다. 요즘은 흔히 서리태로도 콩국을 만들어 먹기도 하지만 나는 무엇보다 흰콩인 백태로 하는 콩국을 더 선호한다.
콩물이 고소하기까지 하니 더욱 귀엽다. 옛날에는 콩국수에 열무 겉절이를 곁들여 먹었었다. 요즘은 구태여 열무 겉절이가 아니더라도 입맛이 돈다. 그야말로 밭이 주는 특별 보너스다.
어제는 여름의 절정인 중복(21일)이었다. 극심한 폭우로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오송 제2차도 참사가 일어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또 슬픈 뉴스들이 비처럼 내리고 있다. 주말부터 또 비가 온다고 한다.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기를 기도한다.
모처럼 온 가족이 모여 고소한 콩국수 한 그릇 해 먹어야겠다. 온 가족이라고 해도 아들은 참석할 수가 없다. 아들은 배관노동자다. 주말에도 일을 한다. 함께 살지 않고 따로 산다. 어서 아들이 착한 아내를 맞아 맛있는 콩국수를 얻어먹기를 바란다.
아-맛있는 콩국수…!
※ 시민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이순자 씨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사는 77세 할머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