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식품업계가 해외 공략 속도를 내기 위해 브랜드 새 단장에 나섰다. 국내외 사업 통일성과 해외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기업 CI(Corporate Identity, 기업 이미지), 표기 등을 변경하는 방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KGC인삼공사는 국내와 해외에서 각기 사용되던 ‘정관장’ 브랜드를 ‘JUNG KWAN JANG’으로 통일했다. 정관장 브랜드는 기존 국문과 영문이 혼용되고, 영문명 또한 ‘Cheong Kwan Jang’으로 사용돼 발음이 국가별로 다른 경우가 있었다. KGC인삼공사는 전 세계 공통으로 사용 가능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글로벌 건강식품 솔루션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로고의 경우 기존의 고유한 색상을 유지하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디자인으로 간결화해 브랜드의 가독성을 높였다는 게 KGC인삼공사의 설명이. 리뉴얼된 새로운 브랜드 디자인은 7월 출시되는 정관장 일부 신제품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삼양식품그룹은 그룹과 지주사인 삼양내츄럴스의 사명을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변경하고 새로운 CI를 공개했다. 이를 계기로 글로벌 톱100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식품·과학이 결합된 영역을 개척하는 기업으로서의 정체성 강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CI 리뉴얼은 기업의 혁신, 새로운 비전 제시에 대한 김정수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돼 세계 최대 규모의 독립 디자인 컨설팅 회사인 ‘펜타그램’(Pentagram)과의 협업으로 진행됐다는 게 삼양의 설명이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하늘·땅·사람을 풍족하게 만든다는 기업 철학 ‘삼양’(三養)과 심신의 허기를 채우고 사람들을 연결하는 음식을 의미하는 ‘라운드’, 혁신·질서로 삶을 개선하는 과학을 뜻하는 ‘스퀘어’가 합쳐져 탄생했다. 모태 기업인 삼양식품의 창업 정신 토대 위에서 음식 문화, 과학 기술과 같이 서로 이질적인 것을 융합해 더 넓은 식품 영역을 개척하고 세상의 진보에 기여하겠다는 뜻이다.
삼양식품그룹은 이번 CI 리뉴얼을 계기로 그룹의 새로운 방향성에 대한 이해를 전사적으로 공유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미래 먹거리 창출, 글로벌 체제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삼양식품그룹 관계자는 “이번 그룹·지주사 CI를 시작으로 모태 기업인 삼양식품 등 각 계열사의 CI도 순차적으로 변경하고 하반기 내 CI 리뉴얼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술 문화 대표 기업 지평주조는 최근 글로벌 진출 발표와 동시에 새 CI를 공개했다. 지평주조의 새 CI는 태극 문양을 디자인 모티브로 ‘가장 한국적인 술이 세계적인 술’이라는 지평주조의 우리 술 문화 공유가치가 시각화됐다. 표기도 기존 한글에서 영문 ‘지평 브루어리’(Jipyeong Brewery)로 변경됐다.
지평주조는 새로운 CI 도입을 발판삼아 올해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에 나선다. 3년 내 해외 매출 500만 달러를 목표로, 올해 미국과 유럽, 동남아 국가를 포함해 총 10개국에 지평막걸리를 수출할 계획이다.
앞서 롯데제과는 지난 4월 사명을 ‘롯데웰푸드’(LOTTE WELLFOOD)로 변경했다. 1967년 설립 이후 56년 만이다. 제과 기업에 한정됐던 사업 영역의 확장성을 담보하고,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다. 롯데제과는 2022년 7월 롯데푸드를 합병하며 종합식품회사로 거듭난 바 있다. 향후 적극적인 글로벌 공략을 통해 현재 20% 수준인 해외 사업 비중도 중장기적으로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이 성장 한계에 봉착하다 보니 해외 개척은 필수인 상황”이라며 “이 과정에서 브랜드 쇄신 필요성을 느끼는 기업이 많아지고 리뉴얼 작업도 뒤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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