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글로벌 배터리 기업 간의 기술 경쟁 각축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도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의 올해 1분기 연구개발 비용은 총 6219억32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4896억2200만 원 대비 27% 증가했다. 3사 모두 연구개발 투자 확대에 적극 나선 영향이 컸다.
삼성SDI는 지난 1분기 연구개발에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3088억2900만 원을 투자했다. 3사 중 가장 큰 금액이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도 5.8%로 3개사 중 가장 높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2%대를 기록했다.
삼성SDI가 3사 중 유일하게 에너지솔루션 부문(배터리 부문)과 전자재료 부문을 함께 운영하는 만큼 총투자비용을 단순 비교하긴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다만 자사 배터리 연구개발 역량 강화의 유의미한 지표는 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삼성SDI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 및 상용화 관련 결과물을 올해 내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SDI는 수원연구소 내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올해 2분기 내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을 기존 액체에서 고체로 전환한 배터리로 안전성이 높아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 폼팩터인 ‘46파이’의 천안공장 생산라인도 올해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46파이는 삼성SDI가 생산하는 지름 46mm의 고용량 원통형 배터리 폼팩터 명이다. 46mm 폼팩터 채택을 공언한 완성차 브랜드로는 테슬라 등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자체 46mm 폼팩터인 ‘NFF’(New Form Factor) 배터리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등에 연구역량을 집중하면서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분기 연구개발 비용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2262억1500만 원을 집행했다.
오는 2024년 완공 목표인 오창 에너지플랜트 ‘마더라인’을 통해 신규 기술 검증 인프라 마련에 나서는 등 향후 연구개발 확대 의지도 보이고 있다. 마더라인은 신제품의 시범생산 및 양산성 검증 작업을 할 수 있는 일종의 실험 라인이다.
SK온은 후발주자인 만큼, 연구개발비 규모가 3사 중 가장 작았다. 그럼에도 전년 동기 대비 연구개발비 증가 폭은 가장 컸다. 1분기 SK온의 연구개발비는 868억8800만 원으로 82% 급증했다.
SK온 역시 지난 2021년 설립한 차세대 배터리 전담 연구개발 센터인 ‘이머징 에너지 리서치(EER)’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흐름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의 경우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로 시장 선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국 배터리 기업이 내세운 가격경쟁력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완성차 OEM 등 고객사가 요구하는 기술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비(非)중국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다만, 2위 CATL과의 점유율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지난 1~3월 기준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2.4%p로, 작년 동기 4.3%p 대비 1%p 가량 줄었다.
점유율에서 각각 4위, 5위를 기록한 SK온, 삼성SDI 등 2개 사는 올해 1~3월 전년동기 대비 점유율은 올랐지만, 상위 기업과의 점유율 격차는 더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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