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대응에 완성차 ‘맞손’…美 투자 늘리는 K-배터리
스크롤 이동 상태바
IRA 대응에 완성차 ‘맞손’…美 투자 늘리는 K-배터리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3.05.07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SDI GM·스텔란티스 합작…LG엔솔은 혼다 등 협업
진출 부담 있지만 K 배터리 협상력 가져…해소 가능할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 얼티엄셀즈
얼티엄셀즈 테네시공장 전경. ⓒ 얼티엄셀즈

국내 배터리사가 북미 생산능력(Capa, 이하 캐파) 증대에 나서고 있다. 미국 IRA에 따른 보조금 수혜를 노린 조처다. 북미에서 안정적인 밸류체인을 확보하려는 완성차 OEM이 북미 진출 여력이 있는 배터리사와의 협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이같은 흐름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달 25일 완성차 기업 GM(제너럴모터스)과 미국 내 배터리 셀(전지)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오는 2026년까지 연 30GWh(기가와트시) 이상 캐파를 확보한다는 계획으로, 부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삼성 SDI가 배터리 셀 제조 부문에서 미국 진출을 선언한 것은 지난해 스텔란티스(Stellantis)사와의 협업 발표 이후 두 번째다. 당시 양사는 2025년 23GWh 규모 인디애나주 소재 배터리 셀·모듈 합작공장 설립을 선언했다. 삼성SDI는 현재 미국 미시간에 배터리 팩 공장만 운영하고 있다.

삼성SDI가 이처럼 미국 투자에 속도를 내는 데는 미국 IRA AMPC(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미국 내 배터리 셀 캐파 증대에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움직임과는 정반대다.

AMPC는 미국 내에서 배터리 셀, 모듈 등을 생산하면, 생산량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배터리 셀은 kWh(킬로와트시)당 35달러, 모듈은 kWh당 45달러, 가공 양극 및 음극활물질에는 생산비용의 10%에 해당하는 보조금이 제공된다.

북미 캐파 확보에 일찌감치 나선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도 관련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테네시 공장 신설(2024년 가동), 혼다 합작 법인 L-H 배터리 컴퍼니를 통한 오하이오 공장 신설(2025년 가동), 스텔란티스 합작 법인 넥스트스타 에너지를 통한 캐나다 공장 신설(2024년 가동) 등 완성차OEM과의 협업에 나서고 있다.

자체 법인 미시간 공장 증설(2024년 가동) 계획 등까지 합하면 2025년에는 전체 캐파 목표치(540GWh) 중 48% 규모를 북미에서 확보하게 된다.

SK온 역시 완성차 OEM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SK온은 최근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미국 조지아에 연 35GWh 수준 배터리셀 공장을 신설키로 했다. 오는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포드와의 합작사 블루오벌SK를 통해서는 오는 2025년부터 테네시, 켄터키 등에 차례로 공장을 가동한다. SK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2025년 수율을 고려한 북미 생산량은 48.1kWh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배터리3사 전기차 배터리 캐파 추이 및 전망ⓒ 하이투자증권
배터리3사 전기차 배터리 캐파 추이 및 전망. 3사 모두 캐파와 함께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 발표자료

업계는 배터리사와 완성차 간 협업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완성차 기업의 경우 IRA 영향으로 전기차 밸류체인을 북미에서 완성할 필요가 커지고 있는데, 선택지는 국내 배터리 3사로 좁혀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달 열린 K배터리 산업전망 컨퍼런스에서 “완성차가 어떤 업체들과 손을 잡을지 고민할 때 일단 우려기업 조항으로 중국을 가장 먼저 제외시켰을 것이고, 일본 파나소닉 등은 포트폴리오가 원형 배터리에 치중돼 아직까진 테슬라와만 협업하고 있다”며 “하나씩 엑스표를 치다보면 완성차 업체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 국내 업체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진출에 따른 투자 부담은 커졌지만, 수익성을 고려할 때 마이너스 상황은 결코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배터리 업계에 완성차향(向) 배터리 판매가격 결정의 키가 주어진 상황이어서다. 가격 협상 우위를 바탕으로 부담 해소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정원석 연구위원은 “미국에 공장을 짓는 게 국내나 유럽에 짓는 것보다 1.5배에서 2배 정도 비용이 높아진다. 판가를 올리지 못하면 수익성이 망가질 수 있다”면서도 “배터리 업체들이 구매 협상력을 갖추게 됐다. 투자비가 높아지는 걸 감안해서 미국 생산 배터리의 판매가를 높이는 게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