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힘 올인’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복귀 득실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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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힘 올인’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복귀 득실 따져보니?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05.1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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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인적분할 통해 지주사 체제 기틀 마련
‘광복절 특사’ 장세주 회장도 “마지막 힘 쏟겠다”
오너리스크에 주주 불만…‘배당 강화’ 당근 먹힐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왼쪽)과 장세욱 부회장의 모습. ⓒ 동국제강 홈페이지 갈무리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왼쪽)과 장세욱 부회장의 모습. ⓒ 동국제강 홈페이지 갈무리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지난 12일 열린 임시주총을 통해 사내이사 복귀를 결정지었다. 동국제강의 인적분할과 지주사 전환이라는 미래 성장 전략에 포함된 사실상 마지막 퍼즐을 짜맞춘 셈이다. 표면적으론 책임경영 강화가 목적이다. 다만 오너 일가를 감시·견제할 수단이 회사 내 유명무실한 상황이어서 오너 지배력만 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진다.

 

장세주 회장, 8년 만에 사내이사 복귀…인적분할로 경영승계 밑그림?


15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지난 12일 중구 을지로 페럼타워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갖고, △분할 계획서 승인의 건 △장세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 등의 상정안을 모두 원안대로 처리했다. 

앞서 동국제강은 지주사 동국홀딩스 밑에 열연 및 냉연 사업 부문을 담당할 신설법인 동국제강(열연사업)과 동국씨엠(냉연사업)을 두게 되는 구조로 인적분할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해당 사업구조재편안을 임시주총에서 다루기로 하면서, 동시의 장세주 회장의 사내이사 경영 복귀가 빠르게 추진됐다. 장 회장이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으면서, 취업제한이 풀린 이유가 결정적이었다.

업계는 동국제강이 그간 ‘형제 경영’이란 타이틀 아래 분란없이 안정된 경영 및 지배구조를 보여온 만큼, 당연한 수순으로 내다봤다. 장 회장 아들인 장선익 구매실장 전무도 경영 수업을 받으며 후계 밑그림을 차근히 그려나가고 있는 점도 장 회장의 복귀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경영안정화에 승계 작업까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는 여건이 무르익고 있는 셈이다.

동국제강은 인적분할 변화를 통한 성장 모멘텀 확보와 동시에 장세주 회장의 존속법인 동국홀딩스 사내이사 선임을 통해 책임경영 강화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장 회장이 장세욱 부회장과 함께 그룹 성장 전략을 폭넓게 다루면서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이끌게 됐다는 것이다.

 

장 회장 복귀에 선관주의의무 이행 우려…‘거수기’ 이사회 관행 굳어지나


다만 이번 장세주 회장 복귀를 바라보는 시선은 마냥 달갑지 못한 분위기다. 

우선 ‘선관주의의무’ 이행 우려가 나온다. 장 회장은 회령·배임을 저지르며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 회사에 손해를 끼쳤던 대표 인물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아들 장선익 전무마저 술집에서 난동을 부려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사실상 장 회장의 경영 복귀와 맞물린 오너가의 회사 지배력 강화는 리스크 관리 측면에선 상당한 부담을 안긴다.

물론 장 회장 스스로도 세간의 우려를 의식한 듯, 회사를 위해 마지막 각오로 임하겠다는 입장을 적극 피력했다, 그는 8년 만의 경영 복귀와 관련해 “장세욱 부회장이 회사를 이끌어 나가는데 보조를 맞출 것”이라며 “경험과 지혜를 마지막으로 쏟아 붓겠다”고 소회를 전했다.

장 회장의 사내 이사 복귀는 ‘거수기’ 이사회 문화를 더욱 고착화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동국제강 이사회는 그간 오너가를 비롯한 회사 수뇌부의 결정에 반하는 의사를 낸 적이 거의 없을 정도다. 

단적으로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총 40회에 걸쳐 진행된 이사회에선 의안 논의 시 단 한 번도 반대표가 나오질 않았다. 해당 기간 13명의 전현직 사내외 이사들은 회의 불참이 아닌 이상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오너가 친화적인 내부 상황에서 장세주 회장의 공식 등판은 이사회의 순기능인 감시·견제 역할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주 불만 한목소리…오너리스크 경영 복귀는 회사 주가에 악재


주주들의 불만도 커진다. 네이버주식 종목토론실만 살펴봐도 장세주 회장 복귀가 회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냉소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부 글들에선 장세주 회장의 도박 전과를 빗댄 표현까지 서슴없이 쓰면서, 작금의 주가 하락 국면을 성토 중이다.

업계는 신사업 강화와 경영 승계 포석을 쌓고 있는 동국제강이 세간의 비난을 피할 방법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동국제강도 주주 달래기 정책을 내놨다. 오너 경영 체제의 장점을 살려 2년 연속 순이익 적자가 아닌 이상 영업익 적자에도 배당에 나서기로 하는 등 주주환원 배당정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 관계자는 “ESG 경영에서 한국 기업들이 가장 취약한 측면이 지배구조”라며 “이게 기업 경영 측면에서 효율적일지, 아닐지는 객관적으로 따지긴 어려우나, 오너 체제가 윤리경영 및 정도경영에 취약한 부분을 보이는 현실은 부인할 수 없다”고 짚었다.

담당업무 : 산업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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