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자 대출 관리 등 리스크 대응 촉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유채리 기자]
지난해 5대 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이 약 21% 감소하고 연체율은 최대 4%까지 올랐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영업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예금 금리 경쟁’에 따른 이자비용이 늘어난 게 악영향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12일 <시사오늘>이 5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의 결산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지난해 총 영업비용은 28조 888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비용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은 1조 2719억 원에 그쳤다.
2021년과 비교했을 때,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1조 2140억 원 감소한 반면, 영업비용은 13조 2278억 원 증가했다.
5대 저축은행의 영업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한데는 한국투자의 지난해 영업비용이 전년 대비 두 배 가량 증가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투자의 경우, 영업비용이 2021년 12조 2651억 원에서 지난해 24조 4823억 원으로 총 12조 2172억 원 증가했다.
두 배 가까이 영업비용이 증가한데는 외환거래손실과 이자 비용 증가가 주 배경으로 풀이된다. 외환거래손실액이 2021년 1조 7957억 원에서 2022년 5조 2299억 원으로 5배 가까이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이자 비용 역시 지난해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 다음은 OK로 지난해 1조 2878억 원의 영업비용을 기록해 2021년 8750억 원과 비교해 4128억 원 증가했다. SBI는 2021년 9485억 원에서 1조 2951억 원(3466억 원 증가)으로, 페퍼는 3513억 원에서 4948억 원(1435억 원 증가)으로 늘어났다.
가장 적게 증가한 곳은 웰컴으로 2021년과 비교했을 때, 1077억 원 소폭 증가해 영업비용으로 5288억 원이 들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외에도 나머지 저축은행의 영업비용이 전체적으로 증가한 데는 ‘예금 금리 경쟁’에서 빚어진 이자비용 증가가 원인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5대 저축은행 이자비용은 2조 1483억 원으로 영업이익보다 많은 금액이 이자 비용으로 지출됐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영업수익(매출액)도 증가하긴 했지만, 그 증가폭을 이자비용이 상쇄했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인상되며 시중은행이 예금 금리를 큰 폭으로 올렸다. 이에 저축은행에 있던 돈들이 시중은행으로 옮겨가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저축은행 역시 예금 금리를 엄청나게 올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단리 12개월 정기예금을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2022년 6월 30일 5대 저축은행 평균 금리는 3.05%로 2021년 12월 31일 평균 금리 2.35%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2022년 12월 31일 5.37%까지 올랐다.
이에 저축은행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영업비용과 건전성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위험 요인을 줄이기 위해 대출 요건을 엄격하게 하는 등 저신용자 대출이 장기간 어려워질 것 같다. 또 채권 매각이라든가 건전성 관리 집중이 이어질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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