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은행은 어떤 모습일까요? 일상 속 녹아드는 ‘금융’ [고수현의 금융속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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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은행은 어떤 모습일까요? 일상 속 녹아드는 ‘금융’ [고수현의 금융속풀이]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01.05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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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중심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화
은행 앱으로 다양한 금융서비스 제공
은행과 핀테크 아우르는 생태계 조성
일상과 금융 결합 통한 번거로움 해소
인비저블 뱅크, 은행 궁극적 목표될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미래의 은행은 AI와 사물 인터넷,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일상 속에 금융서비스가 녹아들어간 형태, 이른바 ‘인비저블 뱅크(Invisible Bank)’가 주요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픽사베이

어느덧 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아 은행권은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혁신을 외치는 은행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금융속풀이 코너에서 은행이 말하는 미래 모습을 살펴봤습니다.

은행의 미래를 논하려면, 디지털전환(DT)이라 불리는 디지털혁신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즉, 모바일 환경에 특화된 플랫폼을 주축으로 한 비대면 채널 중심의 영업 형태가 은행의 가장 가까운 미래라고 할 수 있죠. 실제로 시중은행들도 인터넷전문은행처럼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영업점을 줄여나가고 있죠. 대표적으로 영업점 채널의 디지털화나 모바일 뱅킹 앱 고도화를 꼽을 수 있죠.

DT는 단순히 디지털 영업점을 늘리거나 뱅킹 앱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지주계열 시중은행의 경우 뱅킹 앱이 다른 지주계열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기도 합니다. 기능 확대를 통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죠. 지주계열 은행 앱 하나로 카드, 증권, 보험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같은 형태의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는 트렌드로 자리매김했죠.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비금융 서비스(콘텐츠)를 제공하는 은행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송금, 이체, 자산 조회 등을 넘어서 생활 전반과 밀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이죠. 예를 들어 금융서비스와는 직접적으로 상관은 없지만, MZ세대 소비 패턴이나 재태크 팁을 애니메이션이나 간략한 글 형태의 콘텐츠로 공급합니다.

은행은 이를 ‘종합금융플랫폼’이라고 칭합니다. 말 그대로 금융서비스와 비금융 생활 콘텐츠를 총망라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플랫폼이라는 거죠.

DT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새로운 DT 과제는 AI(인공지능)와 클라우드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AI는 단순 상담부터 자산관리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AI 기반 서비스의 고도화가 진행되고 있죠. 일부 시중은행에서 제공되는 AI 기반 금융 포트폴리오 구성 및 상품 추천 서비스가 앞으로는 보편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클라우드도 중요한 과제죠. 우리금융그룹은 클라우드 고도화를 그룹 디지털 혁신추진과제로 선정하기도 했죠.

금융감독당국도 금융분야 클라우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을 1월 1일부터 시행 중입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에는 금융사 비중요업무에 대해 소프트웨어 형태의 클라우드(SaaS)를 내부망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망분리 규제 완화를 검토할 예정이죠.

은행의 미래를 이야기 할 때 BaaS(Banking as a Service)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BaaS를 직역하자면 서비스로서의 은행을 말합니다. 이를 알기쉽게 풀어보자면, 은행들이 핀테크 등 비은행 업체를 상대로 응용애플리케이션인터페이스(API)를 개방하는 서비스이죠. 오픈뱅킹과 매우 유사한 개념이지만, 금융사가 주도로 API를 개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플랫폼 간 경계는 무의미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은행 API 개방에 따라 관련 산업 라이선스가 없는 핀테크 업체도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면, 금융소비자는 은행 앱이 아니라 핀테크 앱에서도 금융과 결합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니까요.

은행과 핀테크 간 무한경쟁이 시작되는 셈이죠. 그럼에도 은행이 BaaS를 새로운 과제로 내세운 건 자사 플랫폼 만의 확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핀테크 업계를 배척하기 보다는 상생을 통해 플랫폼을 넘어선 금융 생태계 확장을 꾀하는 것이죠.

이를 토대로 은행의 가까운 미래를 예측해보면 언제 어디서나 어떤 방식으로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될 것입니다. 이를 가리켜 ‘유비쿼터스 뱅크(Ubiquitous Bank)’라고 말합니다.

유비쿼터스는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를 이용해 자유롭게 네크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하죠. 유비쿼터스 뱅크는 장소와 시간,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은행이라고 볼 수 있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일상 속에 금융이 녹아드는 날도 찾아올 것입니다. 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 은행이란 의미의 ‘인비저블 뱅크(Invisible Bank)’이죠.

쉽게 말해 금융소비자가 은행을 신경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일상생활에 금융서비스가 깊게 녹아든 형태를 가리킵니다. 의식할 필요 없이 결제 등 필요한 금융서비스가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죠.

미(美) 금융전문지 <아메리칸 뱅커>는 2025년 은행 미래를 전망하면서 AI, 사물 인터넷, BaaS, 핀테크 혁신 등 디지털뱅킹 기술이 최종 목표인 인비저블 뱅크로 수렴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래에는 유료 주차장에서 나올 때 별도의 결제 행위를 거치지 않고 차를 몰고 나올 때 자동으로 요금이 결제되고, 물건 구매 시 뱅킹 앱 등을 통해 제공받을 수 있는 할인 혜택이나 필요한 대출 상품을 안내받게 될 것입니다. 사물 인터넷 기술 등과 금융서비스가 융합된 형태이죠.

모든 은행의 극궁적인 목표가 인비저블 뱅크가 될 것이라고 본 것입니다. 고객 눈높이에서 금융 서비스 이용의 모든 번거로움을 없애,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되는 은행. 금융소비자가 중심이 된 은행 산업의 미래가 기대되지 않나요?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금융지주·정무위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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