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디지털' 전환 vs. 현대리바트 '고급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지만 국내 산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미국발(發) 통화 긴축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부진, 미중 무역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불투명성이 확대됐고, 고금리와 자산가격 하락, 실질소득 하락 등으로 소비심리가 바닥을 기고 있다. 코로나19 후폭풍도 기승이다. 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최악의 경영환경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이 뭘 어떻게 할 수 없는 환경이다. 그러나 머뭇거릴 순 없다. 세계는, 시장은, 그리고 시간은 우릴 기다려주지 않는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장애물이 산적해 있어도 멈추지 않고 달려야 한다. 새해 위기 극복을 위해 다시 뛰는 대한민국 산업계의 성장엔진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우울한 2022년을 보낸 가구업계가 2023년 계묘년 새해를 맞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은 분위기다. 이에 업계는 악재에 굴복하지 않기 위한 돌파구 마련에 공을 들이는 눈치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5만8027가구로 전월(4만7217가구) 대비 22.9%(1만810가구) 증가했다. 미분양 물량이 5만 가구를 넘어선 건 2019년 11월(5만3561가구) 이후 3년 만이다. 또한 11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3만220건으로 전월(3만2173건)보다 6.1%, 전년 동월(6만7159건)보다 55% 각각 줄었다.
이 가운데 가구업계는 각 업체별로 출구전략을 세워 보릿고개를 버티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한샘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한다. 오는 2월부터 한샘몰과 한샘닷컴을 통합한 플랫폼을 운영하고, 홈리모델링 전문 콘텐츠를 탑재해 리모델링 공사 전반을 관리하는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해당 플랫폼엔 1만 개 이상 홈리모델링 시공사례와 비대면 3D 견적 등 기능이 탑재된다. 또한 오는 하반기부터는 홈퍼니싱 사업 부문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작업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앞서 한샘은 지난해 5월 디지털전환(DX) 부문을 신설하고 외부에서 플랫폼 전문가를 대거 영입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샘의 Digital Transformation(D/T) 결과물로 1분기 론칭되는 디지털 플랫폼이 온라인 사업 영역 확대를 통한 트래픽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오늘의 집'과의 교차 마케팅을 통한 협업, 삼성전자와의 '가전+가구 패키지' 확대는 2023년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진태 한샘 대표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한샘은 정해진 방향을 따라 차근차근 발전을 이어왔고, 이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완성시키는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활발한 토의를 이어가며 앞으로의 변화에 대한 전사적 공감대를 확장해 나간다면, 의미 있는 변화와 발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현대리바트는 '고급화 전략'을 선택했다. 지난해 3월에는 강남과 수원에 토털점 리뉴얼 오픈을 진행했고 6월에는 수입 가구 플래그십 스토어 죠르제띠 논현점 오픈해 수입 품목 수와 라인업을 확장했다. 더불어 해외 신진 디자이너 등 글로벌 아티스트와의 협업하는 '아트앤디자인 프로젝트'를 올해에도 지속해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지난해 2월 선보인 종합 인테리어 브랜드 '리바트 집테리어'의 영업망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고객이 취향에 따라 자재부터 시공 범위까지 자유롭게 고를 수 있는 인테리어 패키지 상품을 제공한다. 노후 주택 비중 증가에 따른 인테리어 수요를 잡겠다는 심산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건축된 지 20년이 넘은 주택은 910만 1000가구로, 전체 주택 수의 절반(49.1%)에 이른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앞으로도 리바트만의 차별화된 품질·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토탈 인테리어 전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신세계까사는 디자인 차별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업체들과 차별적인 까사미아만의 특징을 부각시킬 수 있는 디자인을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차원에서 진행되는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 과정에서 나올 그룹 일감도 신세계까사에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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