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부터 적용 예정…3세대 가장 큰 폭 인상
4세대, 보험료 저렴하지만 의료 이용 잦으면 할증
전문가 “소비자 부담↑…4세대 큰 폭 인상 가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유채리 기자]
‘인플레이션의 시대’. 금리, 물가, 환율 등 경제 주요 지표 인상세가 계속되고 있다. 전기와 가스 요금도 단계적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실손보험료마저 오를 예정이다.
23일 보험업계는 실손보험의 인상률을 산출했으며 2023년도부터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손의료보험이란 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질병이나 상해로 의료기관에 입원하거나 통원해 치료 등을 받았을 때, 가입자가 지출한 의료비를 보상받는 보험을 의미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번 실손보험 전체 세대의 인상률 평균은 약 8.9% 수준으로 산출됐다.
3세대 보험 인상률 평균은 14%로 1~4세대 보험 중 가장 높은 인상률 평균이다. 17년 4월 3세대 보험이 출시된 후, 보험료를 조정할 수 있는 시기인 5년이 지나 최초로 보험 요율이 조정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출시된 4세대 보험의 경우, 보험료가 동결될 예정이다. 일정 기간이 지나야 보험료를 조정할 수 있는데 그 기간인 5년이 아직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1세대는 평균 6%, 2세대는 평균 9%대의 인상률이 산출됐다.
유의할 점은 이번 보험업계가 발표한 인상률은 평균 수준을 산출한 것으로 가입자와 보험회사에 따라 실제로 적용되는 인상률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가입상품의 갱신주기, 종류, 연령, 성별 등 가입자의 특성이나 해당 보험사의 손해율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가입한 상품의 보험료 인상 수준은 보험계약이 갱신되는 시기에 알 수 있다.
4세대 전환, 무조건 좋나요?
이번 실손보험료 인상에 따라, 비교적 보험료가 저렴한 4세대로 전환해야 하는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4세대 실손의료보험은 그간 실손보험과 관련해 제기돼 온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책 차원에서 지난해 7월 1일 출시됐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세대 실손 보험은 급여(주계약)와 비급여(특약)를 분리해 환자의 선택사항인 비급여 부분에서 의료 이용에 따라 보험료가 할인 혹은 할증되도록 설계한 것이다.
전(前) 세대 보험은 의료 이용을 얼마나 하느냐와 관계없이 모두가 동일한 보험료를 부담해야 했다. 하지만 4세대 보험은 둘을 분리해 의료 이용을 많이 하는 사람이 이를 스스로 부담하게끔 만든 셈이다.
기존 실손보험과 마찬가지로 주계약과 특약을 모두 가입하면, 대다수의 질병·상해 치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 급여 보장 항목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또 보험금 누수가 큰 도수치료, 영양제 등 일부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보장이 제한되도록 설계됐다. 예를 들어 도수치료는 질병치료목적일 때, 연간 최대 50회를 조건 없이 보장했지만 4세대 실손에서는 10회를 받고 나서 실제 치료로 완화 효과가 있는지 등이 확인돼야 최대 50회 보장이 가능하다. 기존보다 보장받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조건이 생겨난 것이다. 비급여 항목이 축소된 셈이니 꼼꼼히 확인해봐야 한다.
따라서 4세대 보험으로 전환하면 보험료 절감 효과를 볼 수는 있으나 갑작스럽게 비급여 의료 이용이 증가하는 경우, 보험료가 기존보다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 또 병력과 가족력이 있다면 주기적으로 병원을 이용해야 하므로 기존 보험을 유지하는 게 보험료가 갑자기 오르거나 하는 등 변동 가능성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전환 없이 보험료 줄일 수 있나요?
현재 가입한 실손보험에서 보험료만을 이유로 4세대 보험으로 전환하기에는 고민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금리 인상, 물가 상승 등으로 지금 가지고 있는 보험을 유지하기에는 보험료 인상으로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이럴 때는 보험료 감액제도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보험료 감액제도란 보장받는 금액을 줄여 그만큼 내야할 보험료도 낮추는 제도를 말한다. 감액된 부분은 부분해지된 것으로 보며 해약 환급금 일부를 지급받을 수 있다. 이때 본래 계약 조건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비중이 작거나 중복되는 특약을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보장 범위가 적어지는 것이니 보험료 역시 줄어들 수 있다. 다만 기존 보험에서 보장받던 특약이더라도 새로 보험에 가입할 때는 거절될 수 있어 세부사항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실손의료 보험료 인상에 대해 기존 보험을 유지하며 보험료를 줄이거나 현재 비용이 저렴한 4세대 보험으로 유지하는 방법 등이 있다. 하지만 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물가 역시 당분간 5%대를 유지하리라 예상되며 소비자 부담은 여전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더해 요율 조정 기간이 끝나 4세대 보험료가 인상될 시점에는 이미 큰 폭으로 인상된 보험료로 인해 4세대 보험료 역시 ‘빅스텝’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인상됐다. (실손 의료보험은) 질병·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소비자 걱정이 증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추후 4세대 보험료 요율 조정 기간이 도래했을 때) 이 역시도 가격인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4세대 보험은 병원 이용이 많으면 비용이 올라가게 하는 등 조치들을 마련해놨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이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을 방지하는 식으로 보험회사 차원의 자체 활동이 마련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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