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국내 주요 식음료업체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원가 부담이 커진 데다, 가격 인상 효과가 아직 반영되지 않아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F&B의 연결기준 2022년 3분기 매출은 1조114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0%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451억 원으로 8.01% 감소했다.
동원F&B 관계자는 “외식 시장 회복과 대형 급식 B2B(기업 간 거래) 확보 등을 통해 동원홈푸드 모든 부문에서 매출이 성장세를 보였으나 참치, 돈육, 치즈, 분유 등 주요 원재료 단가가 급등했고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수입 단가 상승, 물류비 증가 등으로 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롯데칠성음료도 매출은 7843억 원으로 1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2% 줄어든 75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467억 원으로 49.5% 감소했다.
음료 부문 실적은 매출 5374억 원, 영업이익 640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5% 감소했다. 주류부문의 경우 매출은 1928억 원, 영업이익은 67억 원이다. 매출은 11.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3.2% 줄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원부자재에 대한 수급 불안정, 원가 상승, 물류비 급등, 환율 상승 등 대외적 변수가 있었다”며 “내부적으로는 지난 9월 출시한 ‘처음처럼 새로’ 소주의 광고판촉비 증가, 일회성 요인으로 임금인상 소급분이 올해 3분기에 반영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롯데제과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매출은 1조10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72억 원으로 8.1% 감소했다. 비교 대상인 전년 동기 실적은 합병 전 롯데푸드의 실적을 단순 합산한 수치다.
제과 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으나 푸드 부문에서 손실이 컸다. 푸드 부문의 매출은 4031억 원으로, 16.6% 성장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6% 줄었다. 특히 원재료 부담으로 540억 원의 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마진율도 지난해 3분기 2.4%에서 0.8%까지 하락했다.
롯데제과 측은 “판가 인상과 리오프닝 영향으로 매출이 신장했으나 유지 부문 이익 기여 감소와 B2C 원가 부담 증가로 손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각 업체들의 설명처럼 최근 곡물·팜유·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인상되면서 가공식품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주요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등으로 지난 3월에 최고치(159.7)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 국내 식품업체들은 올해 들어 일제히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지만 3분기 실적에는 아직까지 효과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가격 인상에 나선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CJ제일제당의 3분기 영업이익(대한통운 제외)이 404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6% 증가한 수치다. SK증권에 따르면 같은 기간 대상의 영업이익은 23.9% 오른 444억 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2~3월 집중된 주요 제품 가격인상 효과가 3분기까지 이어지며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1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지수는 113.18(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5% 상승했다. 2009년 5월(10.2%) 이후 최대 상승률로, 품목별로 보면 73개 품목 중 70개 품목이 1년 전보다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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