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도 점유율 확대…위해저감 효과 강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시장 점유율 경쟁에 다시 불이 붙기 시작했다. 재가 없고 연초에 비해 냄새가 적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커지면서 제품 라인업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업계는 기존 연초보다 공중보건에 이익이 된다는 ‘위해 저감’을 강조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로의 전환도 촉구하고 있다.
현재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선 KT&G의 ‘릴’,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BAT로스만스 ‘글로’ 등이 경쟁 중이다.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점유율은 KT&G의 릴이 45%,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43%로 2파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BAT로스만스 글로는 10% 초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최근 가장 먼저 신제품을 내놓은 곳은 한국필립모리스다. 신제품은 ‘아이코스 일루마’(IQOS ILUMA) 시리즈로, 2019년 ‘아이코스 3 듀오’를 출시한 지 3년 만이다.
새 제품은 소비자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 가장 큰 특징은 블레이드가 없고, 기기 청소가 불필요하다는 점이다. 아이코스 일루마 시리즈에는 스마트코어 인덕션 시스템이 적용돼 전용 담배 제품인 ‘테리아 스마트코어 스틱’(TEREA SMARTCORE STICK) 내부에서부터 담배를 가열한다. 균일한 가열을 통해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고, 사용 후 잔여물이 남지 않아 클리닝이 필요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기존 아이코스 듀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블레이드 청소와 파손 문제가 가장 불편한 점으로 꼽혔다”면서 “신제품의 혁신 부분은 블레이드를 없애고, 청소할 필요가 없어 기존 소비자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해소했다는 점이고, 이에 따라 더욱 지속적인 만족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KT&G 릴에 시장 1위 자리를 빼앗기면서 한국필립모리스 내부적으로도 이번 신제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017년만 해도 한국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은 87.4%에 달했지만, 올해 1분기 기준 KT&G가 점유율을 45%까지 끌어올리면서 한국필립모리스를 제쳤다. 2분기에는 릴 점유율이 47.0%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3위인 BAT로스만스의 글로도 2020년 6% 안팎이었던 점유율을 올해 6월 기준 12%까지 확대했다.
아이코스 신제품에 맞서 KT&G도 다음달 새로운 릴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2020년 9월 ‘릴 솔리드 2.0’를 선보인 이후 2년 만에 내놓는 신제품이다. KT&G는 다음달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선보이는 신제품은 기존 릴 하이브리드에 AI 기능 등이 탑재된 형태로 전해진다. KT&G 관계자는 “독자 기술로 탄생한 새로운 타입의 궐련형 전자담배를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BAT로스만스도 신제품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업계에선 유럽과 일본에서 먼저 선보인 ‘글로 하이퍼 X2’를 연내 국내에도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은지 BAT로스만스 대표는 지난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쟁사 신제품이 나오는 부분에 대한 대응 전략은 가지고 있고, 언제 어떤 제품을 어떻게 공략할 건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면서 “글로의 어떤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해서 니즈를 파고들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으며, 신제품도 조만간 시장에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들의 건강 지표가 일반 연초 흡연자들보다 개선됐다고도 입을 모으고 있다.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메시지를 강조해 위해저감 제품 수요를 끌어오려는 전략이다.
실제 BAT로스만스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1년 간 임상 연구를 진행한 결과, 글로로 완전히 전환한 흡연자는 연초를 지속 사용한 흡연자와 비교해 폐 질환, 암, 심혈관질환 등의 조기 발병과 관련된 잠재적 위해 지표의 상당수에서 현저하고 지속적인 개선을 보였다”고 밝혔다.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도 지난 25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아이코스 일루마 시리즈는 기존 아이코스 모델과 마찬가지로 담배를 태우지 않고 가열하기 때문에 일반 담배 대비 유해물질 배출이 평균 약 95% 감소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는 3597억 원이었지만 지난해 1조8151억 원으로 성장했다. 오는 2025년에는 2조5000억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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