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의존 마케팅 경향은 부작용 우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이커머스업체들이 소비자 참여를 이끌어내는 쇼핑 환경을 구축하는 데 최근 집중 투자하고 있다. 리뷰 강화부터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등 업체별로 방식은 다양한 모양새다.
우선, SSG닷컴은 상품 영상 리뷰를 강화하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튜브 등 영상으로 정보를 취득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양질의 리뷰를 올릴 수 있는 쇼핑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SSG닷컴은 오는 31일까지 1월 한 달간 SSG머니를 증정하는 ‘프리미엄 리뷰’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상품의 포장을 여는 ‘언박싱’ 영상 위주로 촬영한 리뷰 중 다른 소비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상위 10개 리뷰를 ‘동영상 리뷰왕’으로 선정하고, 작성자에게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SSG머니 10만 원을 지급한다. 당첨된 리뷰는 동영상 리뷰왕, 프리미엄 리뷰로 분류돼 리뷰 코너 최상단에 노출된다.
맞춤형 리뷰 제공에도 힘쓰고 있다. 일례로 뷰티 전문관 ‘먼데이문’에서는 본인의 피부 타입과 피부 톤 등 정보를 설정하면 이에 해당하는 상품 리뷰만을 볼 수 있다. 화장품 특성을 고려해 구매 후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작성한 ‘한 달 사용 리뷰’도 확인 가능하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말까지 SSG닷컴에 등록된 누적 리뷰 수는 3400만 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1년 한 해 동안 업로드된 동영상 리뷰 수는 전년 대비 2배 가량 늘었으며, 프리미엄 리뷰 가운데 동영상 리뷰의 비중은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소위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 활용도 업계가 선호하는 방식이다. 다양한 SNS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이들의 영향력도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빠른 시간 내 소비자를 확보하고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11번가는 최근 ‘쇼핑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쇼핑 콘텐츠 제작 서비스 ‘팁콕’을 오픈했다. 서비스를 살펴보면 식품, 가전·디지털, 패션, 스포츠·레저 등 카테고리별로 인기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팁콕에 콘텐츠를 올리는 고객 에디터인 ‘팁콕러’는 콘텐츠 조회수와 작성 건수에 따라 ‘레벨’(영향력, 창작력 기준)을 부여한다. 활동명을 클릭하면 개인 프로필 홈페이지로 연결돼 콘텐츠를 모아볼 수도 있다.
현재 11번가는 팁콕러 모집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팁콕러로 선정된 뒤에는 콘텐츠 개수마다 SK페이 포인트를 제공받을 수 있다. 팁콕러 신청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신청 자격을 보면 콘텐츠 운영 경험이 있거나 리뷰 작성 경험이 있는 사람, 글쓰기에 소질이 있는 사람이면 더 좋다고 쓰여 있다. 평소 운영하는 콘텐츠 url도 신청페이지에 적을 수 있다. 꼼꼼한 상품 리뷰와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전문 리뷰어가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티몬은 인플루언서 활용에 더욱 적극적이다. 지난해 티몬은 새로운 비전으로 ‘콘텐츠형 커머스’를 설정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다양한 분야의 인플루언서들과 공동으로 상품을 기획하는 자체 브랜드 ‘위드티몬(with TMON)’을 선보였다. 이는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플루언서가 직접 사용해 보고 추천하는 상품을 티몬이 함께 기획해 단독으로 판매하는 콜라보 상품의 브랜드다. 위드티몬 브랜드로 출시되는 상품은 생산자가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D2C(Direct to consumer)방식으로 판매돼 유통구조를 최적화해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 가능하다는 게 티몬의 설명이다.
첫 상품으로는 유튜브 구독자 58만 명의 고기 전문 인플루언서 ‘정육왕’과 준비한 한우 등심을 선보였다. 공동 기획한 정육왕이 라이브방송에 출연해 상품 기획부터 출시까지 이야기를 전했고, 상품을 기획하는 전 과정을 정육왕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11일 오후 기준 조회수 15만8100회를 넘어섰다.
이처럼 이커머스 업체들이 참여형 콘텐츠를 적극 생산하는 데는 변화한 시장 환경 영향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판매자가 일방적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넘어 소비자와 소통하는 양방향 커머스를 만들기 위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과거와 같은 단편적인 방식으로는 최근 중요시되는 충성 고객 확보가 어렵고,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영상을 활용한 리뷰와 판매 방식이 각광받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별점이나 짧은 글보다는 영상을 활용해 생생한 상품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온라인 구매의 단점을 일정 부분 보완시켜 준다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타인의 리뷰나 인플루언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게 되면 오히려 소비자가 직접 품질을 따져내는 안목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업체들의 상위 노출 리뷰들은 주로 긍정적인 부분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경우에는 상품 질이 좋지 않을 경우 되레 기업 신뢰도에 더욱 타격이 갈 공산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인플루언서 영향력을 믿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단기간 실적에는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으나 잘못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경우도 있다”면서 “판매 과정이나 리뷰 관리 등이 투명하게 되지 않는다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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