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후보 SWOT분석②] ‘경제 전문가’ 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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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후보 SWOT분석②] ‘경제 전문가’ 유승민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1.10.26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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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안보에 높은 전문성 갖고 있지만…네거티브전으로 장점 부각하지 못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본경선의 막이 올랐다. 본경선 무대에 오른 주인공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가나다 순)까지 총 4명. 이들은 11월 5일까지 최종 후보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된다.

이에 <시사오늘>은 본경선 후보 4인의 강점(Strength)·약점(Weakness)·기회(Opportunity)·위기(Threat) 요인을 파악할 수 있는 SWOT 분석을 준비했다. 분석은 전·현직 언론인들과 정치권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음을 밝힌다.

유승민 전 의원은 남은 후보들 가운데 유일하게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시사오늘 김유종
유승민 전 의원은 남은 후보들 가운데 유일하게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시사오늘 김유종

 

 

‘미스터 쓴소리’ 유승민


유승민 전 의원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재임 시절,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 공약이자 새누리당 공약인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새누리당은 더는 공약가계부를 지킬 수 없게 됐다.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이던 모습이다.

이 솔직한 고백은 ‘정치인 유승민’을 전 국민이 주목하는 대권 주자급 ‘거물 정치인’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 일로 인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히면서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유 전 의원의 이 같은 성격에는 부친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의 부친 유수호 전 의원은 판사 시절 박정희 정권의 심기를 건드리는 판결을 했다가 옷을 벗은 뒤, 1988년 민주정의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던 인물이다.

유 전 의원 역시 서울대에서 경제학 학사·석사 학위를,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으로 일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면전에서 미국 주도의 국제금융기구(IMF) 운영 등을 비판했다가 본봉이 반으로 깎이는 징계를 받기도 했다.

정치에 입문한 뒤에도 끊임없이 ‘할 말은 하는’ 캐릭터를 유지하다가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라는 ‘저격’을 당한 후, 반 강제로 원내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새누리당에서 탈당, 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을 거치며 ‘개혁 보수’를 실험해오던 그는 2020년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보수 대통합에 참여하며 제1야당으로 복귀했다. 5년 만에 다시 대선에 도전하는 유 전 의원은 과연 자신의 마지막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까.

 

Strength(강점) - 경제 전문가 이미지


언제나 문제는 ‘경제’다. 이번 대선도 예외는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은 벼랑 끝에 몰려 있고, 청년 4명 중 1명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중이다.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제 위기를 타개할 리더에 대한 갈망이 큰 시기다.

이러다 보니 서울대에서 경제학 학사·석사 학위를,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KDI에서 수석연구위원까지 지낸 유 전 의원의 ‘경제 전문가’ 이미지는 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물론 같은 당 원희룡·윤석열·홍준표 후보까지 모든 후보들이 법조인 출신으로 구성된 이번 대선에서, 경제에 대한 유 전 의원의 전문성은 빛을 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Weakness(약점) - 배신자 프레임


문제는 유 전 의원이 여전히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집토끼’를 묶어두고 ‘산토끼’를 잡는 것이 ‘승리 공식’으로 통하는 우리 정치에서, 유 전 의원은 집토끼의 지지조차도 얻지 못하고 있다.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0월 15일부터 16일까지 수행해 1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유 전 의원은 다른 모든 지역에서 10% 이상의 지지율을 얻었지만 ‘안방’인 대구·경북에서 2.6%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정치 성향별로 봐도 유 전 의원은 중도층으로부터 11.4%, 진보층으로부터 20.4%의 지지를 획득했으나 보수층으로부터는 5.9%를 얻는 데 머물렀다. 확장성은 있지만 전통적인 보수 지지자들에게서는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해당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Opportunities(기회) - 빽빽한 토론 일정


10월 11일부터 31일까지 무려 10차례나 열리는 빽빽한 토론 일정은 유 전 의원에게 기회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이틀 간격으로 계속 토론이 치러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벼락치기’가 불가능하고, 그렇다면 결국 경제·안보 분야에 탁월한 전문성을 지닌 ‘정책통’이자 달변가인 유 전 의원이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토론 내내 거의 모든 질문에 막힘없는 답변을 내놓는 유 전 의원을 보면서 ‘똑똑하고 잘 준비된 후보라는 건 분명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유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펼친 일대일 맞수토론이 ‘오랜만에 보는 명품 토론이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Threats(위협) - 네거티브 선거전


반면 네거티브 일색으로 흘러가는 선거전은 유 전 의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 전 의원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는데, 지나친 네거티브로 인해 비전과 정책 경쟁이 되지 않고 있는 까닭이다.

심지어 유 전 의원 본인도 네거티브전에 뛰어들면서, 자신의 장점인 경제·안보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처럼 경선 선거전이 정책 검증이 아닌 네거티브전으로 흘러가는 것은 유 전 의원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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