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대선 후보 경선에서 ‘역선택 방지조항’을 도입할 것인지 여부를 둘러싼 국민의힘 내홍이 심화되고 있다. 야권 내 지지율 1위를 질주하며 ‘대세론’을 형성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여권 지지자들이 ‘약체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며 역선택 방지 필요성을 주장하는 반면, 다른 후보들의 경우 국민의힘 지지층만으로 선출한 후보들은 확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말 야권 지지자가 좋아하는 야권 후보와 여권 지지자가 선호하는 야권 후보는 다를까.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분명 차이는 있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23일부터 24일까지 수행해 26일 공개한 보수 야권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으로부터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은 후보는 윤 전 검찰총장(53.3%)이었다. 그 뒤를 홍준표 의원(16.8%)과 최 전 감사원장(6.9%), 유승민 전 의원(6.4%)이 따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3.7%, 윤희숙 의원은 2.7%, 황교안 전 대표는 2.5%, 하태경 의원은 2.0%,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1.5%,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0.9%,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0.5%, 박진 의원은 0.2%였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결과에서는 순위가 완전히 뒤바뀐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은 홍 의원(26.8%)을 가장 선호했다. 유 전 의원(17.6%)에 대한 지지도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윤 전 검찰총장에 대한 지지율은 5.2%에 불과했다. 안 대표는 4.4%, 김 전 부총리는 3.9%, 원 전 지사는 3.6%, 하 의원은 3.3%, 최 전 원장은 2.4%, 황 전 대표는 1.5%, 윤 의원은 0.8%, 박 의원은 0.5%, 안 전 시장은 0.4%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윤 전 총장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나, 민주당 지지층은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을 훨씬 선호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윤 전 총장 측이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을 우려하고 있는 것도 여기서 기인한다. 윤 전 총장 측은 여야 차기 대선주자 중 가장 높은 지지율(26.5%)을 기록하고 있는 자신이 국민의힘 후보로 등장할 경우, 대권 재창출이 어려워질 것을 걱정한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약체 후보인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을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때문에 국민의힘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해야 ‘진짜 강한 후보’를 내세울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대로 홍 의원이나 유 전 의원 측에서는 보수를 넘어 중도와 진보 일부까지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국민의힘 후보로 선택돼야 하므로, 국민의힘 지지자가 아니더라도 투표 자격을 줘야 한다고 반박한다. 국민의힘 지지층이 선호하는 후보와 민주당 지지층이 선호하는 후보의 차이, 어떻게 봐야 할까.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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