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 관련종목 급등…‘오리콤·보리타알·카스’ 등
박용진 의원·최재형 감사원장 등…관련 종목도 최근 ‘오름세’
주가 영향 미치는 사항, “꼼꼼하게 봐야”…뇌동매매, 위험성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이른바 '대선테마주'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대 대통령선거가 내년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정치인들이 잇따라 대선출마를 선언하거나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인데, 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는 '서연'은 지난 1일 전거래일보다 2650원(13.25%) 상승한 2만 26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은 윤 전 검찰총장이 다음달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날로, 본격적인 대선행보를 펼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상황이다.
또 다른 테마주인 '덕성'도 전일대비 4550원(+18.24%) 상승률을 나타내며 2만 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또한 대원전선도 같은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2145원으로 마감가를 기록했다. 대원전선은 사외이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묶였다. 지난 17일 대원전선은 이에 대해 "해당 사실은 맞으나, 그외 당사(대원전선)와는 관련이 없다"고 공시했다.
여권의 유력한 대권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테마주도 최근 급등세를 나타냈다. '오리콤'은 지난 18일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21일에는 전일대비 20.85%(2200원) 상승하며 1만 27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보리타알과 카스도 지난 17~18일 20%가 넘게 급등했다. 이날 이재명 경기지사는 김경수 경남지사와 만났으며, 차기 대권 적합도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근소한 차이로 눌렀다는 결과도 발표됐다.
다른 정치인들의 테마주도 급등하는 모습이었다. 지난달 9일 대권 도전을 선언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테마주로 묶인 '신진에스엠'은 본사가 박 의원의 고향과 같다는 이유로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상한가를 기록했다.
또한 '대선출마설'이 나오고 있는 최재형 감사원장의 테마주로 지목된 '오픈베이스'도 16일 5.22%의 상승률을 기록하더니, 21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601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 원장은 조기사퇴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삼보산업'과 '넥스트아이'는 당대표 선거유세 중이었던 지난달 말, 두드러지는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특정 종목들이 급등하는 현상이 잦아지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장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근거가 주가를 부양하는 호재가 되고 있어서다. 단지 임직원이 유력 정치인의 동문이거나, 본사가 정치인의 고향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22일) 통화에서 "사실 테마주라는 것은 과거부터 '정책 테마주'와 '인맥 테마주'로 구분돼왔다"며 "(정책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후보였던 시절 '저출산 테마주'나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테마주'들이 주목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업계 관계자의 입장에서 종목의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지만, 부각되는 정책의 경우 해당 기업이 어느정도 수혜를 받는게 맞다고 본다"며 "(단지) 얼마나 오르냐가 문제"라고 짚었다. 이어 "하지만 '누구와 누가 동문이다'는 식의 인맥 테마주들은 그 자체로 합리적이지 않다"며 "이럴 땐 기업의 실적 등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꼼꼼히 챙겨봐야 하는게 맞다"고 했다.
이와 함께 "대선 테마주 같은 경우, 너무 주가가 오르다보니 뇌동매매(일시적인 감정이나 분위기에 이끌려 하는 매매)하다보면 소위 '쩜하(점하한가, 시작과 동시에 하한가를 기록하는 것)'를 당할 수 있다"며 "마치 요즘 벌어지고 있는 가상화폐의 '상폐'와 같은 상황이 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