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36세 최연소 당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 배경에 관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정보와 평론의 믹스매치, 색다른 어젠다 제시 지향의 주말판 온라인 저널, ‘정치텔링’이 꼽은 요즘 여론의 관심사 중 이것.
- 국민의힘 당대표 이준석 전 최고위 선출
- 대선 토론배틀 기대, 언더독 반란 ‘주목’
- 헌정사상 최연소 당대표 선출된 배경은
1. '이준석 효과'
‘노무현 16대 대통령’을 만든 일등공신은 무엇일까요. 민주당 지도부는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를 꺾기 위해 국민의 ‘힘’을 빌리자는 묘안을 냅니다. 처음으로 완전국민경선제가 도입된 것입니다. 그 결과 생각지도 않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경선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당내 유력 주자들을 제치고 본선 주자로 선출됐습니다.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에서 새당대표가 선출됐습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헌정사상 36세 최연소의 나이로 야당 당수가 됐습니다. 우려 섞인 시각도 전해지지만, 한 가지는 특히 기대되는 것이 있습니다.
토론배틀을 통한 당내 대통령 경선입니다. 유력 주자 외에도 ‘제2의 노무현’과 같이 ‘언더독 반란’을 일으킬만한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할지 주목됩니다. 상상해봅시다. 12일 <연합뉴스>발(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주자 플랜B로 거론되는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장성민 전 국정상황실장의 활약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이슈파이터 하태경 의원, 팩트폭격기 김소연 변호사(대전유성을당협위원장), 잔다르크 이언주 전 의원, 젊은 보수 오신환 전 의원, 여당 저격수 조수진 최고위원, ‘이재명 저격수’ 윤희숙 의원, 검찰개혁 저격수 김웅 의원, 민주당 586 저격수 김근식 경남대 교수(당 비전전략실장) 등도 떠오릅니다.
학력고사·서울대 법대·사법고시 수석 3관왕을 섭렵한 원희룡 제주지사, 쾌도난마 홍준표 의원, 경제통과 경륜의 유승민 전 의원, 점잖은 황교안 전 대표, 정공법 윤석열 전 검찰총장, 정직한 화법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기존 대선주자들도 토론배틀에 임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생기가 돌 수도 있겠습니다.
2. 선출 배경은?
바로 이런 기대 효과가 ‘이준석 당대표 선출의 배경’일 수 있지 않냐는 분석인데요, 평론가들은 어떻게 볼까요.
“생존 몸부림을 위한 극약처방”
김행 위키트리 부회장은 1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보수 정당에서 파격적인 선택을 한 것은 극약처방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자당의 대선후보조차 없는 국민의힘의 처절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명색이 정통보수정당이다. 해방 이후 한 번도 대선후보가 없던 적이 없다. 현재는 자당의 내로라할 대선후보조차 없는 위기의 상황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진의 경륜이 무슨 의미가 있나.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했다지만, 지난 4연패 선거 책임론을 져야 할 자들이다. 보수정당은 정권교체를 위한 절체절명의 시점에 와있다. 새당대표가 선출된 만큼 당대표를 중심으로 이를 위해 올인해야 할 때다. 참고로 지난 재보선 때도 국민의힘 당원들은 서울시장 후보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자당의 오세훈 후보를 밀었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대선 경선에서 민주당 당원들은 자당의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다. 대선주자는 결국, 자당 후보에서 선출될 거다. 밖에서 되긴 어렵다.”
“인적 쇄신과 체질개선 요구”
박상병 인하대 교수도 같은 날 통화에서 “지난 총선 패배 이후 남은 대선체제를 고민할 때 낡은 인물들로는 안 된다는 보수 진영의 절박한 인적 쇄신 및 체질개선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했습니다.
“나경원·주호영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큰 상황에서 새 인물을 찾아야 하는데, 후보군 중 인지도 면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월등했다. 나머지 김웅·김은혜 후보는 대중이 잘 모른다. 이 대표는 십 년 정치하면서 많이 알려진 인물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넘어서 중도층을 끌어들일 여지로 볼 때도 적임자라는 판단이 들었을 거다. 내년 대선의 캐스팅보터인 2030 MZ 세대의 지지를 견인해낼 수 있는 점도 선출 요인이 됐다. MZ 세대는 지난 재보선 때 오세훈 서울시장을 지지했다. 이들의 지지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이 대표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 대표의 전망은 양날의 칼이다. 당원 투표에서는 반대하는 표가 더 많았다. 보수성을 뚫고 과연 변화와 개혁을 성공시킬 수가 있을지가 관건이다.”
“신민당 최연소 YS 당선 때처럼”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종합해 “1974년 만 45세 나이로 신민당 최연소 총재가 된 YS(김영삼) 당선 때와 비교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당시 야당은 박정희 정권의 3선개헌과 유신을 막지 못한 무력감에 빠져 있었다. 더 이상 기존 정치인들에게 맡길 수 없다는 민심이 팽배했다. 있었다. 결국 임계점이 폭발해 YS 선출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재보선 승리를 통해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민심의 임계점은 이미 폭발에 다다른 상태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도 마찬가지다. 이준석 대표 개인이 좋아서라기보다 무기력한 야당을 바꿔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는 요구가 절실히 반영된 것이다.”
한 번 보겠습니다. 1974년 8월 23일 <경향신문>에서는 최연소 YS 선출에 대해 어떻게 기록하고 있을까요.
“신민당 새 총재로 추대된 김영삼씨 최연소 의원에서 최연소 당수로 … ‘정권은 정권을 잡는데 목표가 있으며 야당 당수 역시 정권을 잡겠다는 차원에서 당을 이끌고 나가겠다.’ 진산 별세 이후 역사적 8월 22일 신민당 임시 전당대회에서 총재로 뽑힌 김영삼 씨가 피선된 것은 보수 기질의 야당사에 신기원을 이룩한 것이다. 해공 신익희 씨를 비롯해 조병옥, 장면, 윤보선, 박순천, 김홍일, 유진산 등으로 명맥을 이어온 신민당에 40대 당수가 출현한 것은 한마디로 당의 체질개선과 세대교체를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경향신문> 1974년 8월 23일자 기사 중-
정세운 평론가는 아쉬운 점도 지적했습니다.
“유진산 같은 연륜의 정치인이 나서서 그 같은 판을 열어주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거꾸로 돌아가 1971년 대선을 앞두고 유진산 신민당 총재는 40대 기수들끼리 경쟁하는 판을 스스로 만들어 세대교체 열망을 실현했다. 1969년 YS가 40대 기수론을 들고 대선 경선에 뛰어들었을 때 ‘유진산’은 젖비린내난다고 비판했지만, 나중에는 자신이 물러났다. 대신 김대중·이철승까지 가세할 수 있는 길을 터줬다. 이번 역시 중진들이 뒤로 물러나는 대신 이준석·김웅·김은혜·배현진 등 신진들끼리 경쟁하는 무대를 만들어줬다면 어땠을까 싶다. 그랬다면 ‘이준석 리스크’도 덜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좌우명 : 꿈은 자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