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 매출 80%가 국제선…항공업계 "업황 회복에 도움 안 돼"
초저가 경쟁, 매출 하락 요인…"수요 유지 위해 울며 겨자먹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급감했던 국내선 여객 수요가 코로나 이전 수치로 회복됐지만, 항공업계의 부활은 아직 멀었다는 비관이 나온다. 항공 여객 매출이 대부분 국제선에서 나오는 데다가, 거듭된 저가경쟁으로 수익 창출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2일 항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전국 14개 지역공항 국내선을 이용한 여객 수는 356만 명으로, 지난해 동기(122만 명) 대비 193%나 폭증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지난 2019년 이용객(325만 명)과 비교해도 9% 높은 수치다.
증가된 국내선 수요는 주로 제주 노선에 몰려 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비교적 가까운 제주 여행으로 분출돼서다. 제주도 관광협회 통계에 따르면 이달 일일 제주 방문객 수는 3만 명 이상으로, 지난 16일엔 입도객 수가 4만 명을 넘어섰다.
여행 플랫폼 ‘트리플’ 관계자는 “지난 3월 기준 국내선 항공 매출액은 1월 대비 223%, 예약자 수는 162% 증가했다”며 “그중 김포~제주 노선 예약은 1월 대비 174% 올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선 여객 확대에도 업황은 회복될 기미가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항공 여객 매출은 대부분 국제선으로부터 나오는데, 아직 코로나19 상황이 해결되지 않아 해외여행 수요가 따라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없는 것보단 낫겠지만 업황 회복엔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 초반 대비 제주 노선 여객이 늘었지만, 그외 노선은 이렇다 할 유의미한 데이터가 없다”고 지적했다. LCC(저가항공사) 관계자도 “여객 수요 80% 이상이 국제선에서 나오는 만큼 전체 항공 업황에서 국내선이 차지하고 있는 매출 비중은 크지 않다”며 “이익 창출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내선 경쟁이 거듭된 저가 출혈경쟁으로 수익 창출을 꾀하기 어려워졌다는 것도 업황 회복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LCC들은 1년 넘게 초저가 세일을 반복하며 치킨게임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엔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도 김포~제주 편도 노선을 2만 5200원부터 판매하는 특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LCC 관계자는 “FSC와 LCC 모두 국제선 여객을 띄우지 못하니 국내선에 집중하고 있고, 그렇다보니 각 항공사들이 국내선에 투입되는 비행편은 증가해 경쟁이 심화됐다”고 토로했다.
FSC 관계자도 “특가 경쟁에 뛰어든 것이 회사의 실적 개선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은 맞다”며 “모든 항공사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고객 유치와 항공편 수요 유지를 위해 뛰어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