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s 왓] SK하이닉스, ESG 직접 투자만 1.5조↑…인명사고는 감점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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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s 왓] SK하이닉스, ESG 직접 투자만 1.5조↑…인명사고는 감점 요소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1.04.0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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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ESG 경영 SWOT 분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SK하이닉스는 올해 10억 달러(한화 1조 1000억 원)의 녹색 채권, 4400억 원 규모의 사회적 채권을 발행하는 등 대규모의 자본을 직접 투입했다. 국내 민간 기업이 녹색·사회적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SK하이닉스가 최초다. ⓒ뉴시스
SK하이닉스는 올해 10억 달러(한화 1조 1000억 원)의 녹색 채권, 4400억 원 규모의 사회적 채권을 발행하는 등 대규모의 자본을 직접 투입했다. 국내 민간 기업이 녹색·사회적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SK하이닉스가 최초다. ⓒ뉴시스

국내 기업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외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업의 경제적 성과뿐만 아니라 ESG 성과와 리스크를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 문제로 출발했던 ESG 의제는 코로나19 사태까지 맞물리며 더 급격하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ESG를 평가해 기업의 경영활동을 규제하는 입법 움직임도 세계 여러 국가에서 감지된다. <시사오늘>은 'SWOT 기법'(S-strength 강점, W-weakness 약점, O-opportunity 기회, T-threat 위협)을 통해 국내 주요 업체들의 ESG경영을 분석, 그들에게 어떤 강점과 약점, 그리고 어떤 기회와 위협이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SK하이닉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등급 A…환경 A 사회 A+ 지배구조 A
ESG행복경제연구소- ESG등급 S…환경 S 사회 S 지배구조 A+

S- 그룹 차원의 ESG 선도와 대규모 자본 투입…업계 최초 ESG 채권까지 

SK그룹은 국내 시총 50개사 중 ESG 논의와 강화 활동이 가장 활발한 기업이다. 그중 SK하이닉스는 올해 10억 달러(한화 1조 1000억 원)의 녹색 채권, 4400억 원 규모의 사회적 채권을 발행하는 등 대규모의 자본을 직접 투입해 ESG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 민간 기업이 녹색·사회적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SK하이닉스가 최초다. 

녹색채권은 △수질 관리 △에너지 효율화 △오염 방지 △생태환경 복원 등 친환경 프로젝트나 사회기반시설에 사용된다. 사회적채권은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지원 △사회 인프라 구축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에 투입된다. 두 채권 모두 오로지 ESG 활성화 용도로만 쓰이는 것. 

SK하이닉스는 또한 지난 1월 사회적 가치 창출 극대화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 ‘SV 2030’을 발표하고 △환경 △동반성장 △사회 안전망 △기업문화 등 4대 분야에서의 목표를 설정했다. 지난달 주총을 통해서는 ESG 경영에 집중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하며 오는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활용 비율을 100%로 늘리는 ‘RE100’과 ‘탄소순배출제로’ 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SG를 향한 SK하이닉스의 자본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에서 나온다. 

최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최고 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설치하고, ESG를 임원 평가 지표로 성과로 내세웠다. SK 계열사들의 핵심성과지표(KPI) 내 SV(사회적 가치) 비중은 올해를 기점으로 50%까지 확대됐다. 

최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신임 대표로 취임하면서 띄운 첫 화두도 ESG다. 그는 역대 대한상의 회장 최초로 ‘ESG 경영팀’를 신설하고, 금융기관·기업·시민사회 등 각계 인사들과 ESG 현안을 점검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ESG는 누군가가 하겠다거나 하지 않겠다고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이미 몇 년 전부터 세계적 흐름이었다”며 “ESG를 추진할 때 어떻게 디테일을 잡느냐에 따라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대한민국 기업의 창조성을 바탕으로 ESG 분야에서 세계를 리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행복경제연구소 등 ESG 평가 단체들도 SK하이닉스의 ESG 체계화 부분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 활동에 대한 성과 관리와 공개가 비교적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 

한국기업지배연구원 측은 “(SK하이닉스는) 타사 대비 환경경영, 사회적 책임 관련 정보 공개 수준이 높다”며 “환경경영 조직 체계가 잘 갖춰져 있고, 환경목표와 그에 따른 성과지표 수립 등 환경성과 관리 활동이 체계적으로 이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W- SKT 인위적 가치 하락 논란 가능성…서면·집중투표제 미도입

최근 SK하이닉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박정호 사장은 지난달 SK텔레콤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반드시 지배구조 개편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K그룹의 해묵은 숙제였던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간 지배구조 변화가 오는 5월 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개편 방식에 따라 ESG와 어긋나는 길을 걷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SK텔레콤의 지배구조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SK㈜→SK텔레콤→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형태다. 만약 SK그룹이 SK텔레콤을 중간지주로 만들고, 인적분할을 택해 투자회사를 SK와 합병하는 방식을 택한다면 SK텔레콤의 기업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춘다는 비난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를 위해 SK텔레콤 주주들의 사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SK가 지배구조 개편을 하려는 것은 결국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만들기 위함”이라며 “SK가 ESG를 중시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앞서 언급한 인적분할 방식을 택한다면)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주주총회에 서면투표제와 집중투표제가 도입되지 않은 것도 SK하이닉스의 약점으로 꼽힌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서면투표제와 집중투표제 도입을 권고하고 있다. 서면투표제는 주총에 참석하지 않고도 서면에 의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당 이사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부여한다. 집중투표제는 특히 소액주주권을 보호하고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모범 제도로 손꼽힌다.  

단, 홈페이지에 기업지배구조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모범규준과 현 지배구조를 비교해놨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측은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용이하게 접근가능한 홈페이지에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했다”고 분석했다. 

O- 코로나19로 HDD 저물고 SSD 뜬다…인텔 인수, ‘신의 한수’될까

최근 속도가 빠른 기억저장장치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판매량이 증가하는 것도 SK하이닉스의 ESG 경영을 돕고 있다. 

차세대 기술인 SSD는 낸드플레시 메모리 여러장을 붙인 형태로,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 대비 데이터 읽기·쓰기 속도가 빠르고 작다. 생산과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낮아 친환경적이다. 다만 HDD 대비 원가가 높아 그동안 데이터센터 등 핵심 분야에서 선호도가 떨어졌다. 

그러나 SSD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코로나19로 인해 PC나 게임기에 대한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SSD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PC 등에 사용하는 데이터 저장장치 시장에서, SSD 출하 대수는 지난해 HDD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테크노시스템리서치(TSR)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SSD 출하 대수는 3억 1500만대, HDD 출하 대수는 2억 6000만대다. 금액 기준으로도 SSD의 시장 규모가 지난해 279억 달러(한화 31조 6000억 원)로 HDD(202억 달러) 대비 높았다.

이석희 사장 체제의 SK하이닉스는 일찍이 저전력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주력하면서 HDD(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저장장치를 SSD로 대체하는 데 역점을 뒀다. 지난해 10월 인텔의 낸드 사업부을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인텔 낸드 사업부는 업계 최고의 QLC(셀당 4비트) 기술력을 통해 원가를 낮출 수 있어, 데이터센터향 SSD 시장에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SK하이닉스는 SSD를 기반으로 후발주자라서 약하다고 평가됐던 낸드 포트폴리오를 향상시키고, ESG 경영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HDD를 모두 저전력 SSD로 대체한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3% 줄일 수 있다”며 “SSD 기술 경쟁력을 통해 경제적 가치는 물론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해 사회적 가치를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T- 연이은 사업장 인명사고 발생…英 기관은 S 점수 낮추기도

SK하이닉스의 사업장 인명사고 등 연이은 산재 이슈는 ESG 중 사회적 책임(S)의 취약점으로 대두된다. 

이달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서는 장비 점검을 하던 작업자 3명이 불산에 노출돼 상해를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M16 반도체 공장 5층에서 소량의 불산이 노출되면서 장비를 점검하던 협력사 소속 작업자 1명은 팔과 다리에 화상을 입고 2명은 흡입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맹독가스 누출로 인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은 △2013년 청주 공장 염소가스 누출사고 △2013년 청주 공장 감광액 누출사고 △2014년 이천 공장 이산화규소 누출사고 등으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15년 이천 공장에선 유기화학물질 연소실 내부를 점검하던 근로자 3명이 질소 질식으로 사망, 4명이 부상을 입는 대형 사고가 발생해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금고형 집행유예를 확정받기도 했다. SK하이닉스 법인은 5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최근 글로벌 ESG 평가기관 ‘리걸앤제너럴(LGIM)’은 SK하이닉스 사회(S)항목에서 직원사고(Employee incidents) 점수를 낮췄다. 

SK하이닉스는 경각심과 책임감을 갖고 향후 5년동안 산업재해 예방 시설에 1995억 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 가운데 800억 원은 사회적채권으로 조달된다. 부족자금은 회사 자체자금 등으로 충당하기로 결정했다. 

최근엔 안전·보건·환경(SHE)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기업 내부에 SHE경영위원회와 SHE자문위원회도 설치했다. 위험도가 높은 화학물을 처리하는 협력사를 대상으로는 환경·안전을 비롯해 노동·인권 등 실태 점검도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최근 불산 누출 사고와 관련해 “구체적인 환자 상태 확인 중”이라며 “환자들의 건강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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