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경영성적표②글로벌] 다보스 향한 SK 최태원 1등 “공격적 M&A”
스크롤 이동 상태바
[CEO경영성적표②글로벌] 다보스 향한 SK 최태원 1등 “공격적 M&A”
  • 방글 기자
  • 승인 2021.03.01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법리스크 이재용, C+…"현장경영 최고에도 새로운 것 없어"
애플카 불발 정의선, B+…"내연기관→미래 모빌리티로 전환"
굵직한투자 최태원, A0… "투자의 신에 닥친 ITC 시련" 감점
해외활동無 구광모, B0…"인수·매각 체질개선 한창…ITC +"
니콜라사기 김동관, B-…"젤리·시마론 인수로 미래사업 기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글로벌 경영 평가는 지난해 기업인들의 해외 활동이나 해외 기업과의 협업, M&A 등 가시화된 기준으로만 평가했다. ⓒ시사오늘 이근.
글로벌 경영 평가는 지난해 기업인들의 해외 활동이나 해외 기업과의 협업, M&A 등 가시화된 기준으로만 평가했다. ⓒ시사오늘 이근.

2020년,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로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위기 상황 속에서 CEO들의 경영행보는 더욱 빛났다. <시사오늘>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등 5인에 대한 경영 성적표를 만들어봤다. 평가 과목은 △글로벌 △친환경 △실적 △사회공헌 등 4가지다. 

설문에는 △구정모 CTBC 비즈니스 스쿨 석좌교수와 △김재구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송수영 중앙대경영학부 교수 △신현상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가나다순) 등 7명이 참여했다. 

글로벌 경영 평가는 지난해 기업인들의 해외 활동이나 해외 기업과의 협업, M&A 등 가시화된 기준으로만 평가했다.

[C+] 삼성 이재용
코로나 속 해외출장 가장 많아 
사법리스크로 M&A는 아쉬워

대한민국 재계 1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해외 활동을 이어갔다. ⓒ삼성전자
대한민국 재계 1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해외 활동을 이어갔다. ⓒ삼성전자

대한민국 재계 1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해외 활동을 이어갔다. 1월 삼성전자 브라질 공장을 방문한 데 이어 5월 중국 시안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것. 중국 공장 방문의 경우, 우한폐렴이라 불리던 코로나 사태 이후 중국을 방문한 첫 번째 글로벌 기업인으로 알려지며 눈길을 끌었다. 

10월에는 베트남으로 날아가 푹 총리와 면담을 가졌고, 스위스를 찾아 IOC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코로나 시국에도 활발한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때문에 10대그룹 총수 중 ‘현장경영’ 관심도가 가장 높은 CEO로 꼽히기도 했다. 

다만,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사법리스크로 M&A 등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혔다. 

구정모 CTBC 비즈니스 스쿨 석좌교수는 “사법리스크에 얽매여 공격적 투자에 제한을 받게 됐다”고 평가했고,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새로운 글로벌 경영은 눈에 띄지 않았지만, 베트남 등에서 펼친 기존의 글로벌 경영은 잘했다”고 전했다. 

[B+] 현대차 정의선
1조 규모 로봇 업체 인수에 눈길
애플카 협상 결렬은 의견 나뉘어

설문에 참여한 한 교수는 애플카와의 협상이 결렬된 것을 이유로 정의선 회장의 글로벌 경영 성적표에 가장 하위점을 부여했다. ⓒ현대차그룹.
설문에 참여한 한 교수는 애플카와의 협상이 결렬된 것을 이유로 정의선 회장의 글로벌 경영 성적표에 가장 하위점을 부여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기공식에 참여한 것이 해외 일정의 전부다. HMGICS는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해 건립한 오픈이노베이션 랩이다.

하지만 글로벌 M&A나 투자 활동은 활발하게 이뤄졌다. 가장 대표적인 투자로는 미국 로봇 개발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가 꼽힌다. 9500억 원을 투자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인수하기로 한 것. 특히 인수전에 정의선 회장이 직접 참여, 20%의 지분을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관심을 끌었다. 

애플카와의 협상이 결렬된 데 있어서는 의견이 나뉘었다. '애플과 협상할 수준으로 글로벌 위상이 높아졌다', '협력사로 전락할 가능성을 차단했다' 등의 긍정적 의견과 '협상이 불발된 것이 아쉽다'는 부정적 의견이 공존했다. 설문에 참여한 한 교수는 애플카와의 협상이 결렬된 것을 이유로 정의선 회장의 글로벌 경영 성적표에 가장 하위점을 부여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도 “현대차와 애플의 협업이 틀어진 것이 아쉽다”며 “세련미가 떨어지는 현대차의 기업문화가 전기차를 기준으로 바뀌어야한다. 이번 사건을 혁신의 기회로 삼고, 젊은 감각으로 재도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문형남 교수는 △제네시스가 5년 만에 글로벌 명차 반열에 오른 것과 △타이거 우즈 사고로 제네시스 GV80의 안전성이 관심 받은 것 등을 이유로 글로벌 분야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인물로 꼽았고, 구정모 교수는 내연기관 중심이던 현대차 그룹을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탈바꿈 시켰다고 평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다보스포럼 공식 세션에 초청받으며 글로벌 리더로 다시 한 번 주목받았다. ⓒ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다보스포럼 공식 세션에 초청받으며 글로벌 리더로 다시 한 번 주목받았다. ⓒSK

[A0] SK 최태원
다보스포럼+인텔 인수 등 굵직한 투자 눈길
SK이노, ITC소송 패소‧합의 불발은 마이너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다보스포럼 공식 세션에 초청받으며 글로벌 리더로 다시 한 번 주목받았다. 최 회장이 다보스 공식세션에 초대된 것은 지난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 자리를 통해 글로벌 기업인들과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성장동력원 발굴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M&A 승부사’라는 별칭답게 코로나 시국에도 굵직한 투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SK하이닉스는 미국 인텔사의 낸드 사업부문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비용만 10조3000억 원에 달하는 빅딜로 꼽혔다. 일각에서는 ‘비싸게 산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직접 나서 반박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 사장은 "양사 낸드 사업의 강점과 주요 제품 포트폴리오에 중복된 부분이 적고, 상호 보완적인 만큼 인수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SK하이닉스가 인텔 인수를 마무리하면 낸드시장 점유율이 20% 수준에 육박, 키옥시아(19%)를 제치고 글로벌 2위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인텔의 강점인 기업용SSD 시장에서는 글로벌 1위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SK건설은 하‧폐수 처리, 폐기물 소각‧매립 등의 사업을 하는 EMC홀딩스를 1조 원에 인수했고, SK종합화학은 프랑스 아르케마사 폴리머 사업을 4000억 원에 인수하는 등 그룹 내 M&A활동이 활발하게 이어졌다. 올초에는 SK㈜와 SK E&S가 각각 8000억 원을 출자해 미국의 수소기업 플러그파워에 투자하기도 했다.

구정모 교수는 “SK하이닉스의 인텔 인수는 올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을 앞두고 기선을 잡겠다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SK㈜가 지난해 9월 글로벌 물류회사 ESR의 지분을 매각한 것도 언급됐다. 

문형남 교수는 “SK가 ESR 지분 매각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며 “ESR 보유지분(11.0%) 중 4.6%를 매각해 4800억 원을 손에 쥐었다. 투자 대비 2.5배 이익이 난 것”이라고 호평했다. 

다만 최태원 회장은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에서 벌인 배터리 전쟁에서 패배하면서 안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일부 교수들은 최종 판결 전에 합의하는 등 해결에 나섰어야 했는데, 상황을 오판한 것 아니냐며 경영진 책임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업계 일각에서는 “배터리 산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에 합의를 마쳤어야 한다”며 “사태를 키운 후에나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으니 합의금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B0] LG 구광모 
LG, MC사업부 매각 ‘결단의 아이콘’
LG엔솔, ITC 승소에 기대감 높아져

LG 구광모호는 인수와 매각, 정리를 함께하며 체질개선이 한창이다. ⓒLG
LG 구광모호는 인수와 매각, 정리를 함께하며 체질개선이 한창이다. ⓒLG

LG 구광모호의 경우는 인수와 매각, 정리를 함께하며 체질개선이 한창이다. 지난해에는 LG생활건강이 피지오겔 지역 사업권을 1920억 원에 인수했고, LG전자가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이터내셔널과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만년 적자 행진하던 전장사업은 그룹 내 미래 성장 부서로 인정받으면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거침없는 매각작업도 눈에 띈다. 지난해에만 중국 베이징 트윈타워(1조3700억원), LG CNS 지분 35%(1조 원), LG화학 LCD 편광판 사업매각(1조3000억 원) 등을 팔아치웠다. 

올해는 두 달 사이 더 굵직한 이슈가 많았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인 MC사업 매각을 발표했고, 미국 TV광고·콘텐츠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알폰소’를 870억 원에 인수, 지분 50%이상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구정모 교수는 “LG가 기존의 휴대폰 대신 전장이나 인공지능(AI), 자동차 배터리 사업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를 상대로 제기한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소송이 최종 승소하며 합의에 우위를 점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구광모가 이겼다”며 “윤리적인 면에서 미국 법원이 제3자 입장으로 손을 들어준 거니까 구광모의 승리라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 여파로 해외 공장 순방이나 글로벌 기업인과의 미팅 등이 전혀 없었던 점은 단연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B-] 한화 김동관
니콜라 사기논란에 한차례 홍역
젤리‧시마론 인수로 만회 나서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미국 니콜라 투자사기 논란으로 한차례 홍역을 앓았다. 제2의 테슬라로 불리던 니콜라 지분 투자로, 태양광에 이어 다시 한 번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듯 보였지만, ‘거짓말로 만들어진 회사’라는 오명과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선 것. 

니콜라 사기 논란은 미국의 금융 분석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가 보고서를 통해 “트레버 밀턴CEO는 대형 자동차 회사들에 거짓말을 해 파느터십을 맺어온 사기꾼”이라고 혹평하면서 시작됐다. 보고서는 “지난 2018년 공개된 니콜라의 수소 트럭 주행 비디오는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결국, 트레버 밀턴은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했고, 한화와 한화솔루션의 주가는 덩달아 폭락했다. 

한화는 한화종합화학과 한화에너지를 통해 니콜라에 각각 6000억 원을 투자, 지분 6.13%를 확보한 상태였다. 

하지만 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태양광과 수소, 풍력 등 한화의 친환경 사업에 이목이 쏠렸고, 더불어 굵직한 M&A로 니콜라 논란을 만회하기 위해 나섰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8월,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인 그로윙 에너지 랩스(GELI‧젤리)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한화솔루션은 젤리 인수를 통해 태양광 셀, 모듈 중심의 제조업에서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미래형 에너지 사업자로 탈바꿈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미국 니콜라 투자사기 논란으로 한차례 홍역을 앓았다. ⓒ한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미국 니콜라 투자사기 논란으로 한차례 홍역을 앓았다. ⓒ한화

12월에는 미국 수소 탱크 업체 시마론 인수에 나섰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원 출신 톰 딜레이가 설립한 시마론은 대형 수소 탱크와 항공 우주용 탱크를 생산하는 업체다. 한화솔루션은 2025년까지 인수 대금 포함 설비 증설 등에 1억 달러(1100억 원)를 투자한다.

이 외에 미국과 독일, 일본 등에서는 태양광 시장 점유율 1위를 이어가고 있고, 말레이시아 등 도남아 시장도 지속 확장하고 있다. 

구정모 교수는 "현재 화석 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저탄소 경제구조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한화의 재생에너지 사업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체적으로 이들 다섯 CEO들에 대해 전문가들은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전문가들은 “이재용 부회장이 사법리스크를 털어내지 못해 굵직한 M&A가 나오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면서도 “현대차나 SK, LG와 한화 등 우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신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는 것은 한국경제의 미래에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생각은 냉철하게, 행동은 열정적으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