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리즈·E클래스에 치인 CT5…기대주 XT4, 내년 출시로 연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캐딜락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판매부진을 노출, 시름에 잠겼다. 특히 취임 2년차를 맞은 서영득 대표 체제의 조직 안정화와 4종의 신차 공세에도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점은 위기감을 자아내고 있다.
2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캐딜락은 올해 11월까지 1300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15.7%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연간 판매량이 2018년 대비 18.4% 줄어든 1714대에 머물렀음을 감안하면, 2년 연속 역성장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이같은 실적은 캐딜락이 내세웠던 올해 판매목표 2500대와 비교하면 더욱 초라해진다. 올해 연간 판매량이 1500대 전후로 예상되는 만큼, 목표 대수의 60% 수준에 그쳐서다. 신차 부재로 고전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5종의 신차 출시 계획을 등에 업고 분위기 반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예년만 못해 무위에 그친 셈이다.
캐딜락은 올해 3월까지만 하더라도 공격적인 연간 판매 목표 제시와 더불어 XT6를 출시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4월에도 잇따라 XT5 페이스리프트를 선보였다. 다만 XT6와 XT5는 11월까지 각각 110대, 184대가 판매되는 데 그치며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XT5의 경우에는 지난해 구형 모델 판매량의 3분의 1 수준에 머무는 등 페이스리프트 단행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지난 9월 등판한 신차 CT4와 CT5도 11월까지 각각 25대, 81대의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상반기 중 예정됐던 출시 일정이 밀리면서 수입차 고객 수요와 관심이 분산된 것이 부진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비슷한 시기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페이스리프트가 출시돼 직접적인 경쟁을 벌였다. 이로 인해 CT5 계약 취소가 상당 부분 늘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올해 신차 공세의 마지막 퍼즐로 여겨졌던 컴팩트 SUV XT4는 출시 일정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캐딜락은 5종의 신차 계획 중 4종의 차량 출시를 이뤘지만, 시장 내 2030 고객층을 중심으로 컴팩트 SUV 차급의 인기가 높음을 감안할 때 XT4의 출시 지연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나마 캐딜락은 기존 볼륨 모델인 CT6와 에스컬레이드의 선전을 위안삼고 있다. CT6는 올해 11월까지 643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간 471대(터보 모델 124대 포함) 대비 36.5% 증가세를 기록했다. 에스컬레이드는 14.3% 감소한 240대로, 나름 분투하고 있다. 내년에는 5세대 에스컬레이드의 출시가 예정돼 있어 판매확대 가능성을 높인다.
업계는 캐딜락이 올 한해 신차 공세를 펼쳤음에도, 코로나19 여파로 신차 홍보 활동이 제약을 받은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신차 물량 수급 부족과 네트워크 개선 등이 속도를 내지 못한 점도 부진 요인으로 거론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외 브랜드들의 경쟁력 있는 신차들이 대거 쏟아져 나와 캐딜락 등 중하위권 그룹의 입지가 좁아졌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내년에는 캐딜락이 XT4 출시를 기점으로 CT, XT 전 라인업 구축을 완성하는 만큼, 판매 개선에 속도를 낼 여지가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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