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5 신차효과로 부진 상쇄했지만…“SUV 강세에 앞으로가 더 어려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국내 중형세단 시장이 SUV 판매 강세 속에서도 외형을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다만 해당 시장 내 K5를 제외한 전 모델들의 판매 부진이 가팔라졌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 위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 중형세단 시장 규모는 올해 11월까지 16만6465대로 집계, 전년 동기간 16만9274대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감소폭은 1.7%다. 지난해부터 RV 차량(SUV 포함) 판매가 급격히 늘어 국내 승용 판매량의 절반까지 차지하게 된 상황임을 감안할 때, 중형 세단 시장이 입지를 지켜내며 나름 선전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중형 세단 시장의 버팀목 역할은 기아차 K5가 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5의 판매량은 11월까지 7만9518대로, 전년 동기간 대비 138.0%에 달하는 판매 확대를 이뤘다. 지난해 말 3세대 모델 출시를 통한 신차효과를 이어가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평가다.
K5의 판매 확대는 만년 강자였던 현대차 쏘나타와 중형 세단 시장 부흥을 이끌었던 르노삼성 SM6의 부진마저 상쇄해냈다. 실제로 같은 기간 쏘나타는 31.0% 감소한 6만3078대, SM6는 45.0% 줄어든 8005대에 그쳤다.
이중 쏘나타는 지난해 10만 대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올해는 맥을 추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3월 출시된 8세대 신형 모델(DN8)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듭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10만3대의 판매량도 구형을 제외하면 6만5244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난다. 올해 역시 신형 모델 판매량은 4만5120대에 머물렀다.
SM6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SM6는 지난 7월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새롭게 선보였지만 이렇다할 시장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판매량이 급감해 연간 1만대 판매마저 불가능해졌다. 최근에는 월 판매량마저 400~500대 선에 그쳐, 한국지엠 말리부에 밀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프리미엄 차종인 제네시스 G70도 중형 세단 시장 내 가장 높은 판매 감소율을 보이며 부진했다. 11월까지 판매량은 6686대로, 전년 동기간 대비 5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GV80, GV70 등 제네시스 SUV 라인업이 지속 출시됨에 따라 그 수요가 이탈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수입차와의 직접적인 경쟁 심화도 부진 요인으로 지목된다.
업계는 국산 중형세단 시장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판매 감소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UV 차종들의 판매 호조 지속과 연간 26만 대 판매를 목전에 둔 수입차 시장의 강세 등 녹록치 않은 외부 환경과 더불어 시장 내 경쟁력 있는 차종의 부재가 이유로 지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단에서 SUV로 고객 수요가 이동하는 추세가 굳어지고 있는데다, 1년 넘게 지속돼 온 K5의 신차효과도 조금씩 힘이 빠질 수 있다"며 "K5 외에 시장을 받쳐줄 만한 모델이 부재해 중형 세단 시장의 부진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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