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뉴스] 벤츠 코리아, 김지섭 사장대행 카드에 담긴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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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뉴스] 벤츠 코리아, 김지섭 사장대행 카드에 담긴 의미는?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10.19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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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 부재 상황 속 8월 김지섭 사장 직무대행 선임…한달 만에 신임사장 발표로 입지 위축?
10세대 E클래스 부분변경 디지털 출시 행사서 자취 감춰…첫 한국인 수장 의미 빛바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김지섭 벤츠 코리아 사장 직무대행과 내년 1월부로 부임하는 토마스 클라인 신임사장의 모습.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김지섭 벤츠 코리아 사장 직무대행과 내년 1월부로 부임하는 토마스 클라인 신임사장의 모습.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 한국인을 위한 자리는 없었나 봅니다. 견고한 성장세와 판매량을 자랑하며 외국인 CEO들의 출세길로 알려진 국내 시장에 첫 한국인 대표가 배출됐지만, 결국 '한달 천하'로 끝났기 때문입니다.

앞서 벤츠 코리아는 전임 사장인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이 지난 5월 환경부의 배출가스 조작 적발 이후 사실상 도피성 출국길에 올라 수장 공백 상황이 발생했던 바 있습니다. 글로벌 본사에서는 곧바로 뵨 하우버 벤츠 스웨덴·덴마크 사장을 내정했지만, 이마저도 일신상의 이유로 부임이 취소되는 등 해프닝을 겪었죠.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외국인 CEO의 이동과 부임이 어려웠던 데다, 전임 사장이 수습하지 못한 배출가스 논란에 따른 검찰 조사 등을 감내해야하는 만큼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후문입니다.

그래서 마련한 카드가 바로 지난 8월 초 벤츠 코리아 고객서비스 부문 총괄 부사장을 맡고 있던 김지섭 부사장의 사장 직무대행 선임이었습니다. 이는 2005년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2015년 부사장직까지 오른 김지섭 사장 직무대행의 성공 스토리와 함께, 경쟁 업체인 BMW와 달리 한국인 대표가 배출되지 못했던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첫 단추로 여겨져, 시장 내 호의적 평가를 이끌어내기 충분했습니다.

김지섭 사장 직무대행도 지난 8월 말 새롭게 출시된 SUV 신차 3종(△더 뉴 GLB △더 뉴 GLA △더 뉴 GLE 쿠페)을 공개하는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어려운 시기속 경영 안정을 이루겠다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그는 "신입으로 시작해 회사 대표까지 맡게 돼 큰 영광"이라며 "엄중한 시기 속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다방면에서 노력하겠다"고 전했죠.

하지만 이러한 포부를 꽃 피워 보기도 전에 벤츠 본사는 지난 9월 초 곧바로 토마스 클라인 중동 대표이사 사장의 한국 사장 임명을 발표했습니다. 야구로 치면 김지섭 사장 직무대행은 내년 초 토마스 클라인 사장이라는 필승조 투입 전 체력을 비축하는 중간 계투 역할에 그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지섭 사장 직무대행은 지난 13일 10세대 E-클래스 부분 변경 모델의 출시를 알리는 디지털 행사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듯 싶네요. 올해 가장 큰 이슈이자 신차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상국 세일즈 총괄 부사장과 마크 레인 제품·마케팅 부문 총괄 부사장만이 인사를 전한 것입니다. 내년 초 신임사장의 부임이 확정됨에 따라 김지섭 사장 직무대행의 경영 행보 위축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라는 해석입니다.

하지만 첫 한국인 수장이 배출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가졌던 한 사람으로서, 일련의 상황들은 다소 씁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네요. 코로나19로 말미암은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벤츠 코리아가 한국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인 임직원들의 숨은 노력과 한국 고객들의 사랑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을 텐데 말이죠.

현지화 전략의 중요성이 증대되는 지금, 잠시 한국을 거치며 자신의 치적을 쌓는 외인 대표들보다는 누구보다 한국 고객들의 잘 알고, 능력을 갖춘 한국인 CEO들 역시 큰 역할을 해낼 수 있지 않을까요? BMW 코리아의 한국인 대표가 뉴 5·6시리즈 월드 프리미어 행사 개최를 한국에서 이끌어낸 것처럼 말이죠. 내년 새로 부임하는 토마스 클라인 사장의 경영능력을 감히 평가, 예단할 수 없겠지만, 글로벌 본사의 혜안과 그 선택이 들어맞을지는 두고 봐야 하겠네요.

물론 이에 대해 벤츠 코리아 측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벤츠 측은 "지난 8월 인사는 '직무대행'으로서의 인사가 발표된 것으로, 후속 신임사장 발표로 인해 김지섭 사장 직무대행의 입지가 위축되지 않았다"고 전해왔습니다. 오히려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해, 수장 인사 공백을 최소화한 신속한 조치였다는 설명입니다. 더불어 사장의 제품 출시 행사 참석 여부 역시 경영 행보 위축과도 무관하다는 입장이네요. 이번 더 뉴 E클래스 출시의 경우도 아직 제품 출시 행사가 여전히 진행 중인 단계로 김지섭 사장 직무대행의 향후 행사 참석 여부 가능성을 열어두었습니다.

담당업무 : 산업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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