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은행발 사모펀드가 잇따라 손실 우려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은 펀드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성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일부 펀드의 부실 운용, 사기판매 등등의 목소리도 흘러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은행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책 마련에 힘쓰는 모습이다.

디스커버리펀드는 국내 운용사인 디스커버리운용이 기획한 사모펀드로, 국내 금융사 중 기업은행이 가장 큰 큐모로 이 펀드를 판매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를 3612억원,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를 3,180억원 가량 팔았다. 그러나 미국 운용사가 펀드 자금으로 투자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현재 각각 695억원, 219억원 가량 환매 지연된 상태다.

이에 기업은행은 대책 마련을 위해 펀드 판매사들과 실사단을 꾸려 투자금 회수, 고객 피해 최소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지난 6월 이사회를 앞두고 펀드 투자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의견을 듣기도 했다.

그 결과, 기업은행은 지난 6월 11일 이사회를 통해 디스커버리펀드의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투자금의 최대 50%를 투자자에게 선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고객이 기업은행과 개별 사적 화해계약을 통해 먼저 가지급금을 받고, 이후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결정한 최종 보상액과 환매 중단된 펀드의 최종 회수액이 결정되면 차액을 정산한다.

은행 측이 50% 선지급 방안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불만은 여전히 높다. 투자 피해자들은 '불완전 판매'를 주장하며, 계약 자체를 무효화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또한 금감원 결정이 나면 배상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피해원금 전액에 대한 은행의 '자율배상'을 주장한다. 디스커버리펀드 대책위 관계자는 "자율배상은 은행이 고객과의 신뢰 회복을 위한 적극적 경영상의 판단이지 경영진의 임무를 배신하는 행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디스커버리펀드 대책위는 지난 13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디스커버리펀드 검사 결과 발표 촉구 및 금감원장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대책위는 당시 금감원에 현재까지 진행된 디스커버리운용사와 판매사들에 대한 검사 결과를 빨리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지난 7월 말 끝낸 기업은행 검사 결과를 빠른 시일 내에 공개하고, 다른 금융사에 대한 검사도 마친 후 펀드 돌려막기 및 사기판매 여부를 최종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윤석헌 금감원장이 지난 7월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디스커버리펀드 관련 사기 혐의를 찾지 못했다는 발언과 관련해, 대책위 측은 "'사기가 없다'는 금감원장의 발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검사 결과를 신속하게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책위 활동을 하면서 각종 자료를 모았고, 우리가 갖고 있는 자료와 (금감원이 가진) 자료를 비교해 옥석을 가려내자"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기업은행 관계자는 26일 "우선 투자 피해자들에 대한 50% 선지급은 이미 마친 상황이다"면서, "금감원의 검사 결과에 따라 추후 보상 방안을 세울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대책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디스커버리펀드 환매 중단 규모는 금융사별로 △기업은행 914억원 △IBK증권 112억원 △한투증권 70억원 △하나은행 240억원 △신한은행 651억 등 총 4805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