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갑 지역을 두고 강선우 전 부대변인과 경선에서 맞붙게 된 현역 금태섭 의원에게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친문(親文, 친문재인) 성향 민주당 당원들의 낙선운동 가능성을 언급하며 금 의원을 두고 18대 총선 당시 이재오 전 의원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금 의원은 지난해 9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조 전 장관의 자녀 진학 문제와 관련된 언행 불일치와 SNS 활동 등을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또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핵심 공약이었던 공수처법 표결에서 소신에 따라 기권표를 던져 당원들로부터 ‘문자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달 28일 금 의원과 강 전 부대변인의 경선 성사를 발표하자마자, 일부 당원들은 온라인 게시판에 민주당 의원들의 전화번호를 공유하며 “금 의원 경선 탈락을 종용하는 문자를 보내라”는 등 금 의원에 대한 극렬한 반감을 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문(非文) 성향으로 알려진 한 민주당 의원 관계자는 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금 의원과 당 지도부에 ‘문자 테러’를 가한 당원들을 묶어서 ‘민주당원’이라고 표현하지 말아달라. 대통령 개인 지지자들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면서 “당원들 사이에서도 공수처 설치는 토론 대상이었다. 또 진보 정당의 당원들은 비록 겉치레라도 소수 의견에 대한 탄압을 거부하려고 애쓰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금 의원에 대한 친문 당원들의 반감이 거세지면서, 금 의원이 운 좋게 경선을 통과한다고 해도 낙선운동으로 인해 본선에서 탈락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정세운 시사평론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18대 총선 당시 본인의 텃밭이나 마찬가지였던 서울 은평구을에 출마했다가 친박 유권자들의 낙선운동으로 낙선한 이재오의 사례처럼 될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이 전 의원은 서울 은평구을에서 14대 총선부터 2010년 재보선, 19대까지 5선을 내리 지낸 인물이다. ‘친이계(친이명박)’의 좌장격인 그는 18대 총선에서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지지모임이었던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의 적극적인 낙선운동으로 인해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 의원뿐 아니라 박형준(부산 수영구), 정종복(경주시), 이재오(서울 은평구을), 이방호(경남 사천시) 등 친이계 핵심 인사들이 18대 총선에서 대거 낙선했는데, 이는 공천을 두고 친박계와 내홍(內訌)을 겪은 일로 인해 친박 성향의 당 지지자들이 당 후보들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특히 박사모 회원들은 적극적으로 친이계 의원들의 지역구까지 몰려와 낙선운동을 펼쳐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까지 일었다.
이재오 전 의원도 지난해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18대 본 선거 낙선은 이명박 정부 출범 첫 해, 정부 주요 정책인 4대강 사업의 동력을 끊기 위해 이재오를 떨어뜨려야 한다고 반대세력이 여기 은평에 총결집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금 의원의 제명 운동에도 참여했던 한 민주당 권리당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비록 수도권 지역의 1석을 잃더라도, 사사건건 반대만 하는 금 의원이 경선을 통과한다면 차라리 낙선시키는 것이 남은 국정 운영에 더 도움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실제 당원들의 SNS에도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들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정 평론가는 “결국 금의원이 경선이라는 1차 관문을 통과하더라도 당심 역풍이라는 2차 관문에 부딪히는 것”이라며 “선거가 '친문 대 비문'이라는 극단의 감정싸움으로 번지지 않도록 당이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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