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한국은행이 10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25%로 내렸다. 지난 7월 금리를 내린 지 3달 만이다. 기준금리 1.25%는 2년만에 역대 최저수준이다.
10월 기준금리 1.25%로 인하…내년 상반기 추가 인하 가능성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50%에서 0.25% 내린 1.25%로 확정했다. 이는 시장에서 어느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국내 경기가 하강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8~9월 소비자 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기 부양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은은 올해 성장 전망률을 2.7%로 잡았지만, 지난 7월 2.2%까지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1분기 성장이 저조했기 때문에 올해 2.2% 조차 달성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지난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4%를 기록,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보였다. 기준 금리를 인하한 7월 이후 주요 지표의 개선세도 미미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은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물가안정·금융안정'을 도모하겠다는 판단이다.
시장의 관심사는 앞으로 추가 인하가 이뤄질지 여부다. 이 총재는 10월 통화정책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단회를 통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7월과 이달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완화 정도를 얼마나 크게 가져갈지는 주요 대외 리스크요인 전개 상황, 국내 경기와 물가에 미친 영향, 금융안정 상황 변화 등을 보면서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경기가 기조적 반등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다음달 29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 금리 더 내려갈 듯…이달 중 0.1~0.2%포인트 인하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도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선 은행 상품을 통한 혜택이 더 줄어들 수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금융상품 통합 비교 공시사이트 '금융상품 한눈에'를 보면, 이날 기준 6대 시중은행(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기업) 정기 예금 상품 중에 세후 이자율이 가장 높은 것은 농협은행의 'e-금리우대 예금'이다. 이 상품의 세후 이자율은 1.35%로, 12개월동안 1000만원 예금 시, 이자 135,360원(세후)을 받을 수 있다.
적금상품의 경우, 6대 시중은행 중 세후 이자율이 가장 높은 상품은 우리은행의 'WON 적금'이다. 이 상품을 정액적립식을 선택했을 때, 세후 이자율 2.03%가 적용된다. 하지만 대부분 시중은행 적금상품들은 2%에 미치지 못하는 이자율이 적용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 시중은행들의 예·적금금리가 1% 초반~2%인데, 이달 중 0.1~0.2%포인트 인하가 이뤄진다면, 금리가 1% 극초반대로 떨어질 수 있다.
이날 은행권에 따르면, 다음 주부터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NH농협은행은 이달 중 수신금리를 인하할 예정이다. 다른 은행들도 시장 상황을 살펴보며, 인하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장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금리 인하폭과 시기는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리 인하에 따른 은행 수익성 악화 우려에 대해 "한은 기준금리 인하 전에 시장에 이미 선반영돼 있었기에 단기간 내 NIM(순이자마진) 변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출금리는 한달 정도 시차를 두고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가계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크게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로 이뤄져있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국내 은행이 자금을 조달한 수신상품의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으로, 매달 15일에 공시되므로 약 1달 간의 시차가 발생한다. 기준금리 인하는 시중은행의 수신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코픽스 조정으로 연결되어 주담대 변동금리도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예견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부분이 있어, 대출금리가 당장 크게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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