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도 물러나라"…대한항공, 얕은수 쓰다 오너家 입지 뿌리째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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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도 물러나라"…대한항공, 얕은수 쓰다 오너家 입지 뿌리째 ‘흔들’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8.04.23 15:1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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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사과했지만 진정성 의문…폐쇄적 기업 문화도 한몫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차녀 조현민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과 관련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음에도 상황은 더욱 악화일로를 걷는 모습이다. ⓒ 대한항공, 뉴시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차녀의 물벼락 갑질 논란과 관련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사퇴라는 강수를 뒀음에도 상황은 더욱 악화일로를 걷는 모습이다. 이번 대책들이 당장의 불길만 잡으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 여기에 조양호 회장 일가의 비위 등을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시사오늘>은 조양호 회장 일가를 향한 내부 관계자들의 시선으로 이번 논란을 되짚어보는 한편 이번에 마련된 대책들이 호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를 살펴봤다.

두 딸만 퇴진? "조씨 일가 모두 물러나야 바뀐다" 한 목소리

"10여일의 침묵 끝에 내놓은 사과문에서 책임을 진다는 게 두 딸만 경영에서 배제한다니요. 본인이 물러나야 책임을 지는 겁니다"

대한항공의 갑질을 수면 위로 끌어내기 위해 내부 관계자들이 개설한 한 메신저 채팅방에는 참가 인원 상한선인 1000명이 오너가의 일탈을 성토하는 글들이 줄을 잇는다. 특히 이 채팅방에서 제기되는 주장의 주요 골자는 앞서 밝힌 멘트와 같이 조양호 회장 일가 전원의 경영 퇴진이다.

조 회장은 지난 22일 "대한항공의 회장으로서, 또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제 여식이 일으킨 미숙한 행동에 대하여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저의 잘못입니다"라며 사과했지만 상황은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는 것.

이는 이번 사태가 조 전무 뿐 아니라 오너 일가 전체의 비위 행위 고발로 번지면서 그 민낯이 드러났다는 데 있다. 하지만 조 회장이 내놓은 대책이라고는 두 딸들에 대한 즉각 퇴진, 즉 '꼬리 자르기'를 떠올리게 하고 있어 격한 반발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이번 대책은 사실상 실효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온다.

해당 채팅방에는 "조현아 사장과 조현민 전무가 물러나도 사무실에서 고성이 안들릴 뿐이지 모든 관련업무는 어짜피 계속 보고될 겁니다", "두 딸 물러나도 집에서 보고하라고 할 위인들입니다. 보고-결재-시행 뻔합니다" 등의 의견들이 개진되고 있다. 조현아 사장의 경영 복귀 전례를 비추어봤을 때도 향후 이들 자매의 경영 복귀가 반복될 수 있는 점 역시 내부 불만으로 표출되고 있다.

전문경영인 도입한 대한항공, 석태수 부회장 딜레마

"석태수 대표는 DDY(조양호 회장)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심복인데 지금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덜하지 않음"

조양호 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대책으로 두 딸들에 대한 경영 퇴진과 함께 전문경영인 도입을 알렸다. 오너 경영이 아닌 전문경영인 도입 요구에 부응해 부회장직을 신설,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보임하겠다는 것.

하지만 이마저도 내부 구성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는 못했다는 반응이다. 앞선 채팅방인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 구성원들은 석태수 부회장을 둘러싸고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 직원임을 밝힌 한 대화 참가자는 "석태수라니 기가 막힌다. 아직도 현실파악 못하고 눈가리고 아웅하려는 Y(조양호 회장)"이라고 일갈하는 한편, 또 다른 대화자 역시 "석태수(조양호 거수기 1번)" 등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석 부회장이 조 회장의 최측근이라는 점이 자리잡고 있다. 대한항공 요직을 두루 거친데다 한진해운 법정관리인으로 청산 작업을 총괄하며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조 회장이 석태수 부회장을 경영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경영 전반에 대한 오너 일가의 실권은 유지하면서도,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에 따른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수 있다는 포석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업계 역시 석태수 부회장이 오너 일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데다, 조 회장이 직접 선임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대한항공이 진정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고 보기에는 다소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다.

내부고발 단속에만 전전긍긍? 여전히 폐쇄적인 기업문화 '눈살'

"기자분들이나 노조에서 만든 단톡방에 잘못 들어가시면 바로 신분노출 됩니다. 주의하세요"

을(乙)들의 반란을 이루고 있는 대한항공 직원들 사이에서 채팅방 내 신분 노출은 금기시되고 있다. 제보를 위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실명이 밝혀질 경우 사내에 소문이 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보는 불안감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내부 고발을 통한 오너 일가 처벌을 강조하면서도 단체 채팅방에서는 그 누구도 믿지 말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주고 받고 있다. 그만큼 회사의 갑질 비리 사안은 중대하지만 개인의 생사권 역시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극도로 민감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조현민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퍼진 직후 더 고착화됐다. 해당 논란이 불거지자마자 대한항공이 직원 핸드폰 전수조사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루머가 일파만파 퍼지면서 입단속에 들어간 듯한 웃지못할 상황이 연출된 것. 해당 논란은 결국 루머로 밝혀졌지만, 대한항공의 폐쇄적인 기업문화를 짐작케 하는 대목으로 자연스레 연결됐다.

내부에서는 대한항공 홍보팀조차 기자들의 취재 질문에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만 밝힐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전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통해 환골탈태해 변화된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 맞는 기업이 되겠다던 사과의 진정성은 온데 간데 없이 말이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한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내놓은 대책들에 진정성이 있는지는 여전히 의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향후 조현아, 조현민의 경영 복귀를 막는 내부의 제도적 장치 역시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은 직원들의 불만과 불안감을 더욱 높이고 있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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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태수 No 2018-04-24 10:52:01
석태수 No!!!
이 양반은 조양호 회장과 그 일가에 절대 'No'라는 말을 할 사람이 못 됩니다.

그 일예가 국적 1위 선사인 한진해운이 침몰해 가는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그저 조양호 회장 입만 쳐다 보다가 시기를 놓쳐 한진해운이 파산에 이르게 된겁니다.

오너 일가때문에 현재 한진그룹에서 일하는 수많은 직원과 그의 가족들의 삶이 희생되어서는 안됩니다.

대한항공을 포함한 한진그룹 사는 유일한 길은 무능력한 조씨 일가와 오른팔, 왼팔했던 간신들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길 밖에 없습니다.

돌멩이 2018-04-23 16:45:54
석태수는요 한진해운 말아먹은 죄로도 영원히 경제계에서 퇴출되어야 할 사람입니다. 국가 경쟁력을 몇십년 뒤로 퇴보시킨 인사가 한진칼로 씩씩하게 돌아가더니 대한항공 부회장까지 한다구요? 아직도 실직과 이직으로 힘든 한진해운 직원들은 나몰라라하고 조양호의 품에 안긴 석태수..속셈이 바로 보이지 않나요? 바로 아바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