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중간체크⑬강원] 최문순 ‘독주’ 속 야권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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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중간체크⑬강원] 최문순 ‘독주’ 속 야권은 ‘고민’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03.08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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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최문순, ‘올림픽 효과’ 앞세워 승기
한국당, 현역 차출설 돌지만…쉽지 않을 듯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결정될 차기 강원지사 0순위 역시 여당 후보이자 현역인 최문순 지사다 ⓒ 뉴시스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엔 많은 것이 걸려있다. 2년도 더 남은 다음 총선 전까지, 정국의 향방을 가름할 큰 전투다. 여야가 바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혈투 속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에 나서며 판을 흔드는 중이다. <시사오늘>이 중간점검을 해봤다. <편집자 주>
 
강원도는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맨눈으로도 휴전선 너머를 볼 수 있는 지역이 수두룩한 강원에서는 전통적으로 ‘강한 안보’를 외치는 보수정당이 우위를 점해왔다. 공천 과정에서의 잡음으로 새누리당이 참패를 당했던 제20대 총선에서조차, 강원 유권자들은 보수정당(새누리당 6곳, 더불어민주당 1곳, 무소속 1곳)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지방선거 결과는 달랐다. 2010년 이후 치러진 세 차례 선거에서 강원도민은 연달아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다. 2010년에는 이광재 전 지사, 2011년과 2014년에는 최문순 지사가 연이어 축배를 들었다.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결정될 차기 강원지사 0순위 역시 여당 후보이자 현역인 최문순 지사다.

올림픽 효과? 최문순 ‘독주’

2010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이광재 전 지사는 ‘불모지(不毛地)’ 강원에 처음으로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 강원은 앞선 4차례 지선에서 모두 보수정당(자유민주연합·한나라당) 후보가 승리했던 지역. 당시만 해도 정치권에서는 이 전 지사의 당선을 선거 기간이 노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와 맞물린 덕에 벌어진 ‘일시적 이변’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이변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2011년, 이 전 지사가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되며 직을 상실한 뒤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선 최문순 지사는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에게 역전승을 거두고 제36대 강원지사로 선출됐다. 최 지사가 춘천에서 초·중·고·대학교를 나온 ‘춘천 토박이’인 데다, 선거 과정에서 터진 엄 후보의 ‘불법선거운동’ 영향이 컸다.

강원지사에 당선된 지 두 달이 조금 넘은 7월 7일, 2018년 동계 올림픽의 평창 개최가 확정됐다. 이때부터 최 지사의 ‘탄탄대로(坦坦大路)’가 시작됐다. 8일 <시사오늘>과 만난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올림픽 같은 빅 이벤트를 앞두고서는 지자체장을 바꾸지 않으려 하는 것이 지역 유권자들의 심리”라며 “2011년 보궐선거는 사실상 재선 티켓이었다”고 했다.

‘올림픽 효과’는 6·13 지선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이런저런 악재(惡材) 속에서 치러진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이라는 호평을 받으면서, 최 지사의 3선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여권 측 관계자는 같은 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실상 강원지사는 최 지사 단독출마 쪽으로 가지 않겠느냐”며 “선거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장담할 수 없는 것이지만, 강원은 그래도 우리가 확실히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당, 현역 차출 가능성 제기

자유한국당도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분위기다. 한국당이 ‘텃밭’으로 생각했던 강원 표심에 조금씩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한국당은 6·13 지선을 단순한 ‘지방선거’가 아닌, 주요 지지 기반을 수호하기 위한 일전(一戰)으로 간주하고 있다.

실제로 강원도민은 제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34.2%의 지지를 몰아줬다. 2위였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30.0%였다. 4.2%의 득표율 격차는 지난 대선에서 ‘판도가 뒤집혔다’는 평가를 받는 부산(38.7% 대 32.0%)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부산시민 만큼이나, 강원도민의 인식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당도 최 지사의 3선을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정창수 전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공식 출마를 선언했음에도, 한국당에서 지속적으로 ‘현역 차출설’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다만 현역 차출도 쉽지 않다는 점이 고민이다. 현재 강원지사 차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한국당 의원은 3선인 권성동·황영철 의원과 재선인 염동열 의원이다. 그러나 권 의원과 염 의원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 8일 검찰로부터 의원실 압수수색을 받았다. 황 의원도 아직까지 도지사 출마설에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선 한국당 관계자는 “최 지사가 강원도 쪽에서 평판이 워낙 좋은 데다, 평창올림픽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야당 쪽에서 공략할 만한 약점이 별로 없다”면서 “현역이 의원직을 버리고 뛰어들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큰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바른미래당도 강원에 중량급 후보를 내보낼 전망이다. 바른미래당 역시 안보를 강조하는 보수정당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강원을 핵심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바른미래당에서는 속초·고성·양양에서 제17·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문헌 전 의원이 강원지사에 출마할 것이라는 설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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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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