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오늘]정치권·사정당국, 삼성 향한 '전방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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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오늘]정치권·사정당국, 삼성 향한 '전방위 압박'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10.18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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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삼성을 향한 전방위 압박이 개시된 걸까. 업계에서는 정부가 '삼성 길들이기'에 나섰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용퇴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 뉴시스

정치권과 사정당국이 삼성그룹을 향한 전방위 압박을 개시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최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는 뜻을 밝힌 것이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18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경기 성남 분당 삼성물산 건설부문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한남동 자택 리모델링 공사비가 삼성물산의 법인 비용으로 결제됐다는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또한 경찰은 2008년 10월~2015년 3월까지 이 회장 자택 공사를 하면서 삼성물산이 공사 업체에 정식 세금계산서를 미발행하고, 대신 차명계좌에서 발행한 수표 등으로 대금을 지급한 부분에 대한 수사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이번에 삼성물산으로부터 압수한 자료를 검토해 이를 토대로 관련자를 소환조사하고 공사비 대납 비리 의혹의 혐의점을 명확히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루 전 정치권에서는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 논란이 터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당국이 이 회장의 금융실명제 농단과 조세포탈에 면죄부를 줬다. 국회가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08년 조준웅 삼성 특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4조5000억 원 규모의 차명계좌를 실명전환하지 않고 4조4000억 원에 해당하는 재산을 찾아갔다.

하지만 국세청은 이 같은 차명재산이 확인됐음에도 삼성그룹 오너일가에 이에 대한 상속세를 과세하지 않았다. 원칙대로 부과됐다면 2조 원이 넘는 세금을 징수할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박 의원은 금융위원회가 이 회장의 차명재산 빼돌리기를 눈감아줬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차명계좌를 금융위에서 불법으로 간주하지 않아서 이 회장이 실명전환 없이 수조 원대의 재산을 찾아갈 수 있었다. 노골적인 정경유착 행위"라고 지적했다.

오는 19일 열리는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삼성전자에 대한 의원들의 십자포화가 예정돼 있다.

국회에 따르면 이날 공정위 국감에서는 삼성전자의 단말기 가격 담합 문제를 중점적으로 파헤친다. 민주당 김해영 의원은 "삼성이 이통통신3사와 단말기 가격을 담합한 의혹이 있다"며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의 증인 출석을 요청했다.

아울러, '삼성 저격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직접 국감에 참석하는 만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문제가 재조명될 가능성도 높다. 아이러니하게도 공정위 국감이 열리는 19일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무효를 다투는 1심 재판이 진행되는 날이다.

지난 11에는 검찰이 김완표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무를 참고인으로 비공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MB(이명박 전 대통령) 정권 당시 국가정보원이 보수단체 자금 지원을 위해 삼성에 기금 출연을 요청한 바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 전 전무는 박근혜 정부 '화이트 리스트' 관련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본격적으로 '삼성 길들이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일본의 <닛케이 아시아리뷰>는 최근 "한국 정부가 이재용 부회장에서 상속세로 삼성 지분을 받는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주장이지만, 외신에서도 삼성을 향한 범정부 차원의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보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는 방증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세대교체 등을 변으로 내세웠으나 진짜 이유는 다른 데에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 능통한 재계의 한 관계자는 18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권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직접 참석해 서로 덕담을 주고받았던 사람"이라며 "요즘 같은 시기에 삼성 입장에서는 핵심 중 핵심이 나가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지겠느냐. 삼성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다. 이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핵심 인사들이 다 빠진 상황에서 반드시 남아야 하는 사람인데 왜 나갔겠느냐. 높은 곳에서의 압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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