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투심’ 달래기 실패한 SK이노베이션…주총, 쓸쓸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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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투심’ 달래기 실패한 SK이노베이션…주총, 쓸쓸한 마무리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4.03.28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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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정기주총…박상규 총괄사장 신규 선임
주주가치 제고 등 다짐했지만 주주들 “부족해”
SK온發 부담 해소·주주환원 등 경영개선 요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SK이노베이션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개최된 ‘SK이노베이션 제1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회사 가치 부흥책 마련 의지를 내보였다. 다만, 계속된 주가 횡보로 속 앓이 중인 주주들의 마음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단 평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제17기 정기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사내이사 및 총괄사장으로 선임했다.

박 총괄사장은 SK그룹 내 투자부터 에너지까지 다양한 사업부문을 거쳐 온 인물로, 계열사 간 서로 상이한 사업 이슈를 이끌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단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총괄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전체 사업영역의 전면적인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 주총에선 재무제표 승인 안건도 통과됐다. 다만, 현금배당은 빠졌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월 공시를 통해 당기 현금배당을 건너뛰는 대신, 약 8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492만 주)를 소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자사주 소각은 직접적인 주가 부양책 중 하나다.

주주들은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이미 자사주 소각으로 인한 주가 반등 효과가 미미했단 게 드러났는데, 이번 주총까지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했다고 봐서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2021년 초 30만 원대를 기록했지만, 2023년 9월 유상증자 이후 빠르게 떨어져 최근 12만 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주주들은 주가 횡보의 배경으로 자회사 SK온발(發) 재무 부담을 꼽고, 이를 해소할 방안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SK온은 지난 2021년 물적분할로 출범한 이후 현재까지 적자가 이어지면서, 부채를 통해 투자에 나서고 있다.

SK온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16조6558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14조5614억 원) 대비 약 2조 원이 더 늘어난 수치다.

부채가 늘면서 모기업 SK이노베이션에도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 최근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은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하향조정하면서 “SK이노베이션의 차입 부담이 예상보다 더 크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봤다.

이런 상황이지만, SK이노베이션은 현재까지 SK온의 ‘올해 내 흑자전환’ 기대를 전할 뿐 묘수는 내놓지 못 하는 상황이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주총에서 주주와의 대화를 통해 “하반기엔 재고 소진, 금리 인하, 신규 전기차 출시 등으로 수요가 변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흑자전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표를 전했다.

여기에 SK온의 기업공개(IPO) 시점이 계속 뒤로 밀리면서, IPO 후로 약속한 주주환원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단 목소리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정기 주총에서 SK온 상장 시 펼칠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한 바 있다.

기존주주로부터 자사주 약 10%를 매입하면서, 이에 응한 주주에겐 현금 대신 비상장 SK온 주식을 지급하는 게 골자다. SK온이 상장할 때 기존주주들에게 상장 차익을 돌려주겠다고 한 셈이다.

다만, SK온 IPO 목표 시점은 점점 늦춰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 IPO 목표 시점을 정확히 밝힌 적은 없지만, 그간 여러 행사를 통해 목표 시한을 언급해 왔다.

이날 주주와의 대화에 나선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이와 관련, 그 시점을 최장 오는 2028년으로 언급했다. IPO 시점을 당길 수 있다는 말을 더하긴 했지만, ‘2026년 이전이라도 SK온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는다면’, ‘SK온 성과가 궤도에 오르는 게 전제조건’ 등의 단서를 달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주총을 통해 최적 IPO 시점을 2025~2027년 사이로 제시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프리 IPO 시 외부 투자자들에게 약속했던 IPO 시한은 오는 2026년이다.

이날 주총에 참여한 한 주주는 “지금 주가가 지난 10년 중 코로나 초창기 몇 개월을 제외하면 최저점”이라며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 보상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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