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배달비 0원’에 숨겨놓은 ‘꼼수’? [까칠뉴스]
스크롤 이동 상태바
쿠팡이츠, ‘배달비 0원’에 숨겨놓은 ‘꼼수’? [까칠뉴스]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3.22 1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쿠팡이츠, 무제한 ‘배달비 0원’ 서비스 시행…오는 26일부터
‘와우회원·세이브배달’만 적용…기존 10% 할인 폐지 논란도
소비자·업주들 “수수료 올려 배달비 전가하는 거 아니냐”
업계관계자 “‘조삼모사’서비스, 시장 관심 끌려는 목적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쿠팡이츠의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 홍보 포스터. ⓒ쿠팡
쿠팡이츠의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 홍보 포스터. ⓒ쿠팡

쿠팡이츠가 ‘배달비 0원’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달 26일부터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겁니다. 한 푼이 아쉬운 고물가 시대, 고객의 배달비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업주들의 매출 증대까지 돕겠단 취지입니다. 

그런데 소비자들 반응이 예상 밖입니다.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대다수는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데요. ‘배달비 0원’에 가려진 꼼수가 있을 거란 의심입니다. 자영업자든 소비자든, 누군가는 그 ‘무료’의 대가를 대신 떠안는 게 아니냐는 거죠. SNS에선 ‘자영업자 죽이는 쿠팡’, ‘업주에 수수료 뜯어가서 할인이라고 생색 낸다’, ‘배달비 무료로 해놓고 음식값 올리는 거 아니냐’ 등 비아냥 섞인 댓글로 가득합니다.

업주들과 소비자들의 걱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수수료를 높여 배달비를 자영업자들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같은 매장의 음식이라도 그 값이 타 플랫폼보다 비싸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22일 시사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 측이 배달비를 누군가에게 전가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배달비는 쿠팡이 ‘100% 부담’한다는 겁니다.

음식 가격이 높아진다는 것도 단정키 어렵습니다. 음식 가격은 쿠팡이츠가 아닌 업주가 설정하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업주가 타 플랫폼보다 비싸게 음식값을 설정하면 쿠팡이츠의 제지를 받습니다.

그런데 왜일까요. ‘배달비 0원’이라고 하기엔 사실 무리가 있다는 느낌입니다. ‘까보면’ 모두에게 적용되는 혜택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월 4990원의 구독료를 결제하고 쿠팡 멤버십인 ‘와우회원’이 돼야 이 ‘와우할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와우회원’이 아니라면, 5000원의 배달료를 시작부터 깔고 가는 느낌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기존 ‘10% 할인’을 폐지하는 것도 머리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본래 쿠팡이츠는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음식비를 ‘무조건 10% 할인’하는 정책을 펼쳤는데요. 이번에 배달비를 없애면서 이 혜택도 같이 없앤 겁니다.

무료배달 대상은 ‘세이브배달’에만 적용되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쿠팡이츠의 음식 배달 방식은 한집만 배달하는 ‘한집배달’과 여러집을 동시에 배달하는 ‘세이브배달’이 있습니다. 한집배달은 여전히 배달비를 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더 많은 회원들이 ‘세이브배달’에만 몰려들 텐데, 배달지연으로 불만이 터지지 않도록 사전에 라이더 풀을 확실히 갖춰놓는 것은 쿠팡이츠의 필수 과제입니다.

쿠팡이츠의 한집배달·세이브배달 배달비(22일 기준). ⓒ쿠팡이츠 애플리케이션 캡처

일각에선 ‘말장난 같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무료’라는 단어를 이용해 시장의 관심도를 끌어올리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분석도 합니다. 이들에 의하면 소비자 체감상 이전과 혜택 차이가 크게 없을 거라고 합니다.

기자는 직접 주판알을 튕겨봤습니다. 그런데 ‘배달비 0원’이 되레 혜택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2만5000원의 치킨을 3000원의 배달비를 주고 시켰다고 가정했을 때, 기존 와우할인에 세이브배달의 배달비(2만4000원~3만 원 기준)을 적용하면 최종적으로 2만4800원을 결제하게 됩니다. 개편되는 ‘배달비 0원’ 혜택을 적용하면 2만5000원으로, 오히려 ‘200원’이 비싸집니다. 만약 ‘배달비 0원’ 문구에 ‘혹’해서 와우멤버십을 새로 결제한다면, 약 3만 원에 치킨을 먹게 되는 셈입니다. 

물론 횟수나 거리 등과 상관없이 ‘세이브배달비’는 ‘무조건 0원’이라는 점에서, 쿠팡과 쿠팡이츠를 평소 애용하는 기존 와우회원들은 환영할 수도 있겠습니다. 많이 시킬수록 혜택이 커지는 구조의 서비스니까요.

‘와우회원 1400만 명 시대’라더군요. 쿠팡 측은 ‘국민 네 명 중 한 명은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많은 우려 속에 시작하는 쿠팡이츠의 ‘배달비 0원’ 서비스, ‘진심’인지 ‘꼼수’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담당업무 : 의약, 편의점, 홈쇼핑, 패션, 뷰티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Enivrez-vou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