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하이브리드’ 공식 굳혔다…판매 비중만 ‘95%’ 대기록 [장대한의 데: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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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하이브리드’ 공식 굳혔다…판매 비중만 ‘95%’ 대기록 [장대한의 데:자보]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4.03.22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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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 판매 10대 중 9대 이상은 하이브리드카…친환경 특수
전기차 숨고르기에 하이브리드 시장 각광…마일드와는 다르다
일본차 견제 나선 독일차…주춤한 플러그인 시장서 기회 모색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통계를 이해하면 좁게는 각 차급별, 모델별 고객 수요와 니즈를, 넓게는 시장 트렌드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데:자보] 코너는 이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데자보는 '이터로 동차시장 기' 줄임말이다. 자동차 시장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찾아, 흥미로운 사실들을 짚어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일본차 대부분은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 비중만 95.2%에 달했다. 해당 비중이 90%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국내 수입차 고객들 사이에서 하이브리드카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일본차 판매량 내 하이브리드카 비중도 급격히 치솟고 있다. 지난해에는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90%대를 처음 돌파한 것도 모자라 95%의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일본차 전체 판매량도 크게 늘어나며 하이브리드 트렌드에 따른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모습이다.

2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일본차 중 하이브리드 비중은 95.2%, 판매 대수로는 2만2308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2022년과 비교해 판매량은 38.0% 증가했고, 차지 비중역시 5.3% 포인트 늘어 단숨에 95% 고지를 밟았다.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크게 늘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동화 및 친환경 트렌드가 자리한다. 코로나 이전만 하더라도 일본차 내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판매비율은 6:4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전기차 등장과 함께 친환경 광풍이 불어닥치면서, 일반 내연기관 모델 수요가 빠르게 줄고 하이브리드 비중은 자연스레 높아지는 국면을 맞았다. 지난 2020년 74.3%였던 하이브리드 비중이 2021년 88.6%로 치솟았음은 이를 방증한다. 10대 중 7대를 조금 넘던 것이 10대 중 9대 수준으로까지 늘어난 셈이다. 

당장 내놓을 수 있는 전기차가 없었던 일본차들 입장에선 '친환경' 이름 아래 판매 라인업을 하이브리드에 집중했다. 이러한 전략은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기에 이른다. 업계 한 관계자는 "1997년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카를 선보인 이래 수십년에 걸친 기술 개발과 성능 향상을 이뤄온 것이 전동화 시대를 맞아 그 빛을 보게 됐다"고 자평했다.

자동차전문기자협회 2024 올해의 디자인, 올해의 하이브리드 크로스오버 수상한 프리우스, 한국토요타자동차 콘야마 마나부 대표이사의 모습. ⓒ 토요타코리아<br>
자동차전문기자협회 2024 올해의 디자인, 올해의 하이브리드 크로스오버 수상한 프리우스, 한국토요타자동차 콘야마 마나부 대표이사의 모습. 사진은 본문과 무관. ⓒ 토요타코리아

실제로 지난 2020년 1만5000대 수준으로 위축됐던 일본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물량 부족 등의 어려움을 이겨내며 보합세를 유지해 오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엔 전기차 성장세에 급제동이 걸렸는데, 이것이 오히려 하이브리드카의 약진을 상대적으로 돋보이게까지 만들었다.

이와 맞물려 일본 브랜드 내에선 가솔린 차종들마저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 하이브리드를 중점에 둔 전동화 전환에 따른 불가피한 변화였지만, 2020년 36개에 달했던 가솔린 시판 차종은 2023년 9개로 크게 줄었다.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고객들을 위한 GR86, GR수프라, LC500 등 대표 고성능 모델이 아니면 살아남기 어려운 현실이 됐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는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전환기를 맞이했다가 숨고르기 국면에 접어든 만큼, 친환경 시장 조연이었던 일본 하이브리드카가 주연으로 등극해 판매 확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관계자는 "독일차 등에서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고는 있지만, 진정으로 고객들이 원하는 고연비의 하이드리드카로 보기 어렵다"며 "수입차 시장에 하이브리드 수요가 몰릴수록 득을 보는 건 일본차 브랜드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2024&nbsp;올해의 차’ 시상식에서&nbsp;‘올해의 하이브리드 세단’ 부문을 수상한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모습. ⓒ 혼다코리아<br>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주관 ‘2024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올해의 하이브리드 세단’ 부문을 수상한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모습. 사진은 본문과 무관. ⓒ 혼다코리아

물론 하이브리드 수요를 뺏어오기 위한 수입차 시장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독일차 중심으로 적극적인 움직임에 눈에 띈다. 독일차 브랜드들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앞세워 수요 확대를 노리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판매 규모는 지난해 1만796대로, 2022년 1만3114대에 비해 감소했다. 하이브리드 시장 성장세와는 정반대지만, 전기차 전환의 교두보로 존재감을 키워나갈 것이란 의견이 주를 이룬다.

최근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늘려, 급증하는 하이브리드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알렸다. 대표적으로 올 초 출시된 더 뉴 E클래스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도 곧 선보여질 예정이다. 1회 충전 시 최대 115km(WLTP 기준)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BMW 코리아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가 브랜드 전기화 전략의 필수 구성 요소임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발맞춰 3월 초엔 뉴 5시리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뉴 530e'를 공식 출시했다. 고전압 배터리 1회 충전 시 최대 73km를 주행할 수 있다. BMW 코리아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선택지만 총 11개를 확보함으로서, 하이브리드 시장 수요에 기민한 대응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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