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제기 이어 여론조사 불신까지, 왜? [김자영의 정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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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 제기 이어 여론조사 불신까지, 왜? [김자영의 정치여행]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4.03.15 2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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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18대 대선 개표 부정 의혹 다룬 ‘더플랜’ 영화 제작
21대 총선 대패한 미래통합당, 부정선거 의혹 거세게 나와
4·10 앞두고 여론조사 ‘보수 과표집’ 등 이의 제기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 뉴시스
지난 2월 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관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대비 모의개표(수검표) 실습에서 서울시 서관위 관계자들이 국선 투표지 수검표 작업을 하고 있다. ⓒ 뉴시스

4·10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달라지는 점 중 하나가 바로 개표 방식입니다. 전수 수검표(수개표) 방식이 도입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결정 배경에는 지속적인 ‘부정선거’ 의혹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선거 결과 조작 의혹은 2002년 투표지 분류기, 2013년 사전투표 도입으로 기계장치와 통신장비 등이 투·개표 과정에서 사용되면서 지속해서 제기된 바 있습니다. 

지난 20대 대선은 ‘소쿠리 투표함’ 논란으로 시끄러웠습니다. 사전투표 이튿날인 오후 5~6시 코로나19 확진·격리자 사전투표가 임시 기표소에서 별도 실시됐는데요. 당시 유권자 투표용지를 소쿠리나 라면 상자, 비닐봉지 등에 담은 사실이 알려져 관리 부실로 문제가 커졌습니다. 향후 지는 쪽에 선거 불복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었기에, 선관위를 향한 언론과 유권자들의 매서운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2020년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103석으로 더불어민주당(180석)에 대패하자, 보수 진영 일각에서 전자개표기 해킹 가능성 등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민경욱 전 의원은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까지 했습니다. 강성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콘텐츠에서 이를 다루며 의혹은 일파만파 확산했습니다. 중앙선관위의 해명이나 반박도 선거 결과에 분노한 지지자들 앞에선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비단 한 쪽 진영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닙니다. 보통 선거에서 ‘지는 쪽’이 의혹을 제기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18대 대선 경우가 그랬습니다. 18대 대선 개표 부정 의혹을 다룬 <더 플랜>은 민주당 진영 대표 스피커인 김어준 씨가 제작해 2017년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해당 영화 포스터엔 ‘투표가 아니라 개표가 결정한다’는 문구가 적혀있었고, 전자개표기 조작 가능성을 다루며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2021년 1월 미국에서 일어난 국회의사당 무력 점거 폭동 사건은 극단화한 정치의 가장 부정적 사례 중 하나가 될 겁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패배했음에도 지속해서 부정선거 음모론을 들고나오며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습니다. 이어 조 바이든 미합중국 46대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연방 의회 대통령 인증일 날, 트럼프 낙선에 분개한 지지자들이 이를 막기 위해 국회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근대 민주주의 국가 시초가 된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전 세계에 충격을 줬습니다.

최근엔 여론조사 결과를 둘러싼 이의제기가 있었습니다. 22대 총선을 약 50일 남겨둔 지난 2월 중순~말 다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상승세, 민주당은 하락세로 나타나자, 여론 추이와 민주당 내 불거진 친명 대 비명 공천 갈등 상황을 함께 보도하는 기사들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민주당 진영 일각에서 ‘여론조사 보수 과표집’ 효과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2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섰다고 신나서 (언론이) 기사들을 쏟아냈다”며 “그러나 여론조사 시점 전후가 국민의힘 총선 후보자 여론조사 적합도 조사 시기 전후라 전화 응대 준비자가 많고, 실제 이번 조사에서 보수 291명, 진보 205명으로 보수가 과표집됐다는 분석기사는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선거 전부터 진영 간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입니다. 

정세운 시사평론가는 15일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정치권의 지속적인 부정선거 의혹제기와 관련해 “제기할 수는 있지만, 늘 지는 쪽에서만 음모론이 나온다는 게 문제”라며 “여론조사를 믿지 않거나, 여론조사 결과대로 나와서 지면 부정선거라는 식으로 현실을 외면하면 정치 양극화 심화, 대립의 정치라는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여야간 대립이 날로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에서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 의문이 든 적 한 번쯤 있을겁니다. 이들의 선택은 과거 정치 경험으로부터 얻어진 학습효과 아닐까요. ‘김자영의 정치여행’은 현 정치 상황을 75년간의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를 비춰 해석해 봤습니다. 다음주 금요일에 찾아 뵙겠습니다. <편집자주>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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