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이유가 알고보니 원재료 값 상승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기준 30위권 내 식품업체 원재료비 증가률은 지난해 27조270억 원으로 전년 26조4522억 원에 비해 5748억 원 늘어난 2%에 불과했다.
매출은 50조7929억 원으로 전년의 48조7739억 원보다 4.14% 늘었다.
그런데도 가격인상을 고집한데는 이들 업체의 작년 영업이익이 3조2769억 원으로 2012년보다 10.4% 줄어들어 이익보존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매출액 대비 원재료 구매비중이 61.21%에서 16.6%p나 떨어진 44.6%를 나타냈다. 매일유업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3644억 원과 347억 원으로 전년대비 27.24%, 31.49% 상승했다.
이 외에도 동서식품 (-6.4%p), CJ제일제당(-5.4%p), 크라운제과(-4.7%p), 삼양식품(-3.5%p), 동원F&B(-3.3%p), 동원산업(-3.0%p), 농시(-2.6%p), 동아원(-2.1%p), 하이트진로(-1.1%p) 등 업체가 원재료비 구매비중을 낮췄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다시다 등 일부 조미료 제품과 액젓, 당면 등 제품을 오는 4월 10일부터 평균 8.3% 올리기로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가격 조정은 조미료의 주요 원재료인 호주산 쇠고기 가격이 2012년에 비해 23% 오르는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원재료 구매에 4조9877억 원을 사용해 전년보다 1.7% 감소했는데도 매출은 10조8477억 원으로 9.8% 증가했다.
특히 오리온과 크라운제과는 원재료비중이 각각 33.4%, 40.8%로 낮은데도 가격은 오리온이 초코파이 가격 20% 등 6개 제품 평균 11.9% 인상하는가 하면 크라운은 빅파이 등 7개 제품을 7~10% 씩 인상했다.
사조산업, 팜스토리, 대한제분 등 일부 기업은 원재료비 비중이 증가했지만 주로 다른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는 B2B업체였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식품업체들이 모두 영업이익을 낸데다 평균 원재료 구매비중이 낮아졌는데도 제품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부진한 경영성과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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