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포함 전체적인 실적 악화·존재감 미미
농협중앙회 자산운용 경력 살려 기사회생할지 관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주현 기자]
NH아문디자산운용이 신임 대표로 농협중앙회 출신 길정섭 후보자를 선택했다. 길 대표 후보자는 NH아문디운용의 부진한 상장지수펀드(ETF) 경쟁력과 실적 개선을 견인해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아문디운용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9일 회의를 개최해 임동순 대표 후임으로 길 대표 후보자를 추천했다.
길정섭 후보자는 1965년 2월 19일생으로 연세대학교 사학 학사, 한국외대 대학원 국제금융학 석사를 취득했다. 지난 2018년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상품개발단 단장을 맡으며 농협금융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증권운용부 부장,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 본부장, 농협은행 자금운용 부문장 부행장, 농협금융지주 에셋전략 부문장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농협은행에서 경영기획, HR 업무를 담당했던 임동순 대표와는 달리 운용 관련 업무를 역임했다는 게 특징이다.
NH아문디운용 관계자도 길 후보자가 "자산운용업에 대한 높은 전문성 및 경력 보유 때문에 대표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길 후보자의 첫 번째 과제는 부진한 ETF 실적 견인으로 보인다. NH아문디운용은 2023년 4월 기준 ETF 시장에서 순자산총액 1.5조 원, 시장점유율 1.63%를 기록했다. 올 11월 기준으로는 순자산총액 1.7조 원, 시장점유율 1.40%를 기록하며 ETF 운용사 순위에서는 7위에서 8위로 하락했다. 그 사이 상장 종목이 6개 늘어난 반면 순자산총액은 적게 늘었고 시장 비중도 줄었다.
NH아문디운용은 지난 2일 조직 개편으로 주식운용부문 산하에 있던 ETF투자본부를 총괄하는 ETF투자부문을 신설하는 등 ETF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2023년 4월 96조 원이었던 ETF 시장은 올 11월 말 165.8조 원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세이기 때문에 많은 운용사들이 주력 사업으로 손꼽고 있다.
인사도 교체됐다. 한수일 채권운용부문장이 ETF투자부문장 역시 맡고, ETF투자본부장은 김승철 패시브솔루션본부장이 맡게 됐다. 회사는 이번 조직 개편과 인사 교체로 해외투자 ETF 라인업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할 방침이다.
길 후보자에게는 전체 펀드 운용 실적 개선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NH아문디운용은 은행지주 계열 자산운용사 중 우리자산운용을 제외하면 전체 운용 자산(AUM)이 제일 낮고 존재감이 없는 편이다.
지난 19일 기준 NH아문디운용 AUM(운용자산)은 64조 원으로 업계 3위 KB자산운용 AUM 153조 원, 업계 5위 신한자산운용 AUM은 135조 원과 격차가 많이 나고 있다. KB운용과는 2.3배, 신한운용과는 약 2.1배 차이난다.
전체적인 실적 개선도 필요하다. 임 대표가 취임한 2022년 말 NH아문디운용 영업이익은 360억 원에서 올 3분기에는 277억 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65억 원에서 233억 원으로 감소했다.
길 대표가 농협중앙회에서의 자산운용 경력을 살려 NH아문디운용의 존재감을 끌어올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좌우명 : 진정한 용기는 두려움을 모르는 게 아니라 알면서 더 중요한 결단을 내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