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평가 60%…발표 역량 좌우될 우려↑
게임이용자협회 정보공개 청구…공정성 요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수연 기자]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이 지난 13일 부산벡스코에서 개최됐습니다. 올해 대상의 영예는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차지했습니다. 최우수상은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가 수상했습니다. 우수상은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엔엑스 쓰리게임즈의 ‘로드나인’·에피드게임즈의 ‘트릭컬 리바이브’에 각각 돌아갔습니다.
수상 팀을 축하하고 내년을 기대하며 마무리됐다면 정말 좋았을 겁니다. 하지만, 행사 종료 후부터 심사 방식의 공정성을 둘러싸고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심사 과정 △심사위원 평가의 과도한 비중 △심사 기준의 모호성 등이 공정하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겁니다.
게임 대상 심사과정은 이렇습니다. 1차 심사위원회에서 후보작의 2~3배수를 선정합니다. 2차 심사에서는 △심사위원 평가 △대국민 투표 △전문가 투표 등을 종합해 최종 수상작을 결정합니다.
문제는 최종 심사 과정에서 각 게임사의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평가하는 방식이 포함돼 있단 겁니다. 발표자의 역량이 심사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죠.
심사위원 명단도 공개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커집니다. 2차 심사 기준은 △심사위원 평가 60% △대국민 투표 20% △전문가 투표20% 등입니다. 심사위원 평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국민의 알 권리를 존중해 공개해야 한단 의견이 나옵니다.
국민 투표 결과 역시 현재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게임이용자협회는 지난 20일, 문체부에 정보공개 청구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문체부의 변을 들어보자면,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문체부에 따르면, 심사위원들은 본상 후보를 선정하기 전에 하룻동안 게임을 먼저 체험합니다. 프레젠테이션 만으로 수상자가 결정되진 않는단 겁니다. 심사위원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로는 ‘공정성’을 들었습니다. 문체부 관계자는 “심사위원이 공개되면 이해관계에 휘말릴 가능성이나, 심사 결과가 외부에 노출될 우려를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아쉬움은 남습니다. 해외에 이미 참고할 만한 선례가 있어섭니다.
매년 1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더 게임 어워드’(The Game Awards)가 대표적입니다. 해당 행사도 개별 심사위원의 구체적인 투표 결과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심사 과정의 투명성을 위해 심사위원단 명단은 공식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또, 심사위원단 투표(90%)와 대중 투표(10%)로 수상작을 결정하며, 투표 비율과 과정이 명확히 드러납니다.
이와 비교하면,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심사 방식은 폐쇄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게임대상 역시 투명성을 높이되, 심사위원 보호를 병행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게임대상은 1996년부터 매년 이어져 온 국내 유일의 공인 게임 시상식입니다. 대한민국 게임 산업 내 유일한 대통령상을 수여하는 상징적인 시상식이기도 해서, 업계 내에서 권위 있는 상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심사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대중과 전문가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구조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시상식의 권위와 신뢰는 점점 더 약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체부는 대안을 마련하고 있냐는 <시사오늘>의 질문에 현재 심사위원 명단 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 게임이용자협회가 제기한 정보공개 청구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체부가 적극적인 검토에 나서길 바라봅니다. 게임대상이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진정한 장이 되기 위해선 보다 열린 자세와 개선된 심사 방식이 요구된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테니까요.
좌우명 : Hakuna mata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