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음료 등 F&B 통해 ‘신사업 다각화’ 잰걸음
부진한 백화점은 숙제…명품관 리뉴얼로 반등 노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현호 기자]
한화갤러리아가 파이브가이즈의 성공적인 론칭에 힘입어 신사업을 적극 앞세우고 있다. 다만 백화점 실적 부진 극복은 숙제다. 김동선 부사장이 F&B사업에 대한 열정을 백화점에도 나눠 균형을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쏠린다.
한화 갤러리아의 김동선 부사장은 지난해 6월 파이브가이즈를 론칭해 유통업계 내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김 부사장은 파이브가이즈의 검토부터 계약 체결까지 전 과정을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다. 심혈을 기울인 ‘유통데뷔작’은 연착륙을 이뤘다. 유통가에선 김동선의 행보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에 부응하듯, 파이브가이즈는 지난 9월 5호점인 판교점을 시작으로 서울 외 지역으로까지 영역확대를 이뤘다. 올해 8월까진 서울에 있는 4개 지점의 누적 방문객 수가 200만 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접근성을 더욱 키우고자 쿠팡이츠와 손잡고 이달 배달서비스도 시작했다.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사업 성과는 글로벌 시장 전체에서도 순위권에 든다. 파이브가이즈의 서울 지역 매장인 △강남 △여의도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서울역 등 4개 지점은 모두 ‘글로벌 TOP10 매장’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론칭 1년만에 얻어낸 성과기에 파이브가이즈가 얼마나 빠르게 한국시장에 안착했는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동선 부사장은 이러한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파이브가이즈의 일본 진출까지 주도하고 있다. 한화 갤러리아의 자회사인 에프지코리아는 지난 6월 ‘파이브가이즈의 일본 시장 진출’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파이브가이즈 인터내셔널과 체결했다. 2025년 하반기 첫 점포 오픈을 시작으로 향후 7년간 도쿄를 포함한 일본 전역에 20개 이상의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일본의 햄버거 시장규모는 우리나라의 약 2.5배 수준에 달하고 매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파이브가이즈가 일본 시장을 점유한다면 자연스레 한화 갤러리아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부사장은 “일본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새 시장 개척에 나서 한국이 파이브가이즈의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선 부사장은 파이브가이즈 뿐만 아니라 ‘비노갤러리아’의 설립과 ‘퓨어플러스’의 인수를 통해 와인과 음료시장에도 힘을 주고 있다. 기존에 운영해 온 ‘EBA 아이스크림’을 기반으로 아이스크림 시장에서의 저변 확대에도 나설 전망이다.
다만 본원 경쟁력 회복은 숙제다. 한화 갤러리아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한화 갤러리아는 올해 3분기에도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147억 원, 영업손실 1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4% 감소한 수치다.
사실상 한화갤러리아의 본체는 백화점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한화갤러리아 매출의 92.0%를 백화점이 차지한다. 그렇기에 김 부사장이 직접 백화점 경영에 힘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갤러리아는 명품업계에서 전통의 강호다. 지난 1990년 우리나라 백화점에 처음 ‘명품관’의 개념을 도입했다. 하지만 갤러리아의 최근 실적만을 놓고 보면 과거의 영광이 돼가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백화점 매출액 순위에서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갤러리아 스스로도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명품관의 리뉴얼 작업이 대표적이다. 이번 리뉴얼은 갤러리아의 정체성인 ‘럭셔리 공간’의 강화를 골자로 한다. 브랜드 이전을 통해 명품관의 이스트(EAST)와 웨스트(WEST)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명품의 대장격이라고 할 수 있는 ‘에르메스’를 이스트에서 웨스트로 이동시킨다. 또한 1층에 위치했던 뷰티매장을 2층으로 이동시켜 1층에는 명품만을 위치시킬 예정이다.
업계는 이번 리뉴얼을 통한 성과는 김 부사장의 신사업 행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매출의 비중이 큰 백화점에서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자금과 운영 여력이 파생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리뉴얼 공사로 인해 백화점이 어수선하고 이동이 불편한 상황”이라며 “리뉴얼이 끝나면 매출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며 신사업의 진행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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