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외이사에 의장직 넘길 것”…‘회색지대’ 표심 잡는다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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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외이사에 의장직 넘길 것”…‘회색지대’ 표심 잡는다 [현장에서]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4.11.13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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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회장, 이사회 의장직 사외이사에…“독립성 제고”
분기배당·MoM 제도 등 非 지배주주 가치 제고 방안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13일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신고 철회 관련 기자회견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13일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신고 철회 관련 기자회견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고려아연이 정관 내 이사회 의장직 조건을 현재 회장에서 사외이사로 바꾼다. 현재 의장을 맡고 있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도 의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고려아연은 13일 오후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유상증자 결정 철회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방안을 밝혔다.

이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빠른 시일 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사외이사가 의장직을 맡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사회 운영의 실질적인 독립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에 적대적 주주인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정관 변경을 반대할 우려에 대해선 “제가 이사회 의장을 내려놓고 회장으로서만 일하겠다고 하는 데 동의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라 고려아연은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내놨다.

특히 소액주주, 외국인 기관 투자자, 기관 투자자 등 비(非) 지배주주 보호 대책이 눈길을 끌었다. △분기배당 추진 및 배당 기준일 이전 배당 결정 △소수 주주 주주 다수결의 제도(MoM) 도입 등이다. MoM은 지배주주를 제외한 소액주주의 의사와 여론을 이사회 구성, 주요 경영 판단 등에 활용하는 제도다.

최 회장은 “소액주주는 세력화가 되지 않고, 개개인이 가진 지분의 크기도 그렇게 크지 않다. 대부분은 의견이 잘 경청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MoM 제도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정책 발표 및 이행을 통해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에 선단 전략이다. 아직 향방이 정해지지 않은 비 지배주주의 표심을 확보, 주주총회에서 더 많은 우호 표를 얻겠단 것.

이와 관련 최 회장은 “주주들의 신뢰를 저희가 다시 한 번 되찾을 수 있다면, 다가오는 임시주총과 정기주총에서 절대로 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유동적인 표심을 잡는 게 중요해진 만큼, 정책 이행에 더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주식 추가 매입을 통해 우호지분 수에서 우위를 점한 것과 무관치 않단 분석이다.

최 회장은 “그동안 우리를 믿어주셨던 주주분들에게 다시 한번 우리의 의지를 말씀드리고, 이에 따른 구체적인 조치를 제시해 그분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이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며 “당장은 크게 요동치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공시했던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해당 결정을 반려하고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앞선 자사주 공개매수 과정에서 유상증자 가능성이 함께 공지되지 않은 만큼, 주주가치에 위해가 되는 결정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유상증자를 결정할 때, 당연히 시장의 목소리를 먼저 듣고 경청한 후 규모나 방법을 생각하는 게 맞았다”며 “그런 절차가 사전에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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