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조용한 핼러윈’, 성탄절이 채워
롯데·신세계·현대百, 11월 초 점등 예정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백화점 업계에 핼러윈 마케팅이 사라졌다. 통상 10월엔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계가 핼러윈 이벤트 준비에 분주했지만, 재작년 이태원 참사 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일찌감치 크리스마스 마케팅에 돌입, 핼러윈의 빈자리를 채우려는 모습이다.
23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31일 핼러윈데이 관련 마케팅은 없을 예정이다. 과거 핼러윈 시즌을 하나의 대목으로 보고 일주일 전부터 대대적인 이벤트와 마케팅을 진행했던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2022년 핼러윈데이 때 압사 사고로 수많은 사망자를 낳은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한 걸로 풀이된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후 업계 전반적으로 핼러윈 마케팅은 하지 않는 상태”라며 “그 어떤 용감한 자가 핼러윈 마케팅을 시도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대신, 백화점업계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예년보다 빠르게 조성하고 있다. 핼러윈의 빈자리를 채우는 동시에 고물가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성탄절 특수로 메꾸려는 포석이 담겼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1일 크리스마스 점등식에 나선다. 명동 본점을 비롯, 주요 점포들을 위주로 점등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백화점 외벽에 설치한 성탄절 장식 공사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점은 지난해에 이어 ‘크리스마스 마켓’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11월 중순 경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 올해엔 지난해보다 더 커진 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예고돼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다음 달 1일 크리스마스 점등을 시작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지난해엔 11월 9일 크리스마스 미디어 파사드 영상을 송출했다. 올해는 그 시기를 약 일주일 앞당긴 1일 송출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파사드는 건축물 외벽에 조명을 설치해 미디어 기능을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연말 시즌 크리스마스 미디어 파사드로 눈길을 끌어왔다. 매년 화려한 영상으로 시민들 사이에서 ‘크리스마스 인증샷 명소’로 자리매김했을 정도다. 현재 본점은 관련 공사를 마무리해 영상을 시험 송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11월 초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부터 순차적으로 성탄 분위기 조성에 돌입한다. 더현대 서울 역시 지난해 화려한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지난해 하루 방문 대기 예약 인원이 수만 명에 달할 만큼 주목을 받았다. 올해는 안전을 고려해 사전 예약을 실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백화점 3사가 핼러윈 대신 10월 말에서부터 11월 초 크리스마스 점등식을 시작했다”며 “겨울이 점차 빨리 찾아오는 날씨도 한몫하고, 생각보다 이질적이지 않아 앞으로도 비슷한 시기에 연말 분위기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요 백화점들이 ‘이른 크리스마스’를 선보이는 건 3분기 실적이 다소 하락해서라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쇼핑은 연결 기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5% 내외로 내려앉을 거란 전망이다. 신세계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익이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가을 늦더위 탓에 3분기 패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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