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절반, 인프라 구축 해당…GPU·네트워크 부분 집중
AI 클라우드 순수 매출…5년간 누적 매출 4.6조 원 예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수연 기자]
“KT는 통신사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도입을 통해 AICT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 협업은 필수적이다.”
김영섭 KT 대표이사는 10일 서울 중구 노보텔 앰버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를 도입해 미래 성장동력을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이 그 중심에 있다”고 강조했다. KT는 지난해 12월부터 MS와 전략적 협업을 준비해 왔으며, 지난 9월 말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구체적 사업 실행에 돌입한 바 있다.
이날 김 대표는 MS와의 협력 이유에 대해 “MS는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AI와 클라우드 분야에서 세계적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특히 B2B 솔루션을 제공하는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KT와의 협력 파트너로 최적의 선택”이라고 부연했다.
AI 규제를 선도적으로 시행해 온 유럽 연합 국가들과의 협력 경험 및 AI·클라우드 기술력을 국내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는 MS의 역량이 높은 평가를 받았단 설명이다.
KT와 MS는 향후 5년간 AI, 클라우드, IT(정보통신)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형 AI와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KT와 MS는 2025년 상반기에 한국의 문화와 지식을 이해하는 한국형 특화 AI 모델을 공동 개발해 GPT-4o 기반의 한국형 AI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MS의 대화형 AI 솔루션인 ‘코파일럿’(Copilot)을 도입해 고객들에게 더욱 고도화된 AI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양사는 한국의 규제 및 보안을 고려한 공공 및 금융 부문 클라우드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 금융기관, 학교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Secure Public Cloud’(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구축해 안전한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클라우드 서비스는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포함한 첨단 하드웨어와 안전한 데이터 처리 능력을 갖춘 플랫폼이다. 내년 상반기 상용화 예정이다.
오승필 KT 기술혁신부문장 부사장은 “KT와 MS는 제약 조건이 많은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에서도 퍼블릭 클라우드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과거 KT가 기간망을 깔았듯, 이번엔 AI와 클라우드를 속도감 있게 구축해 대한민국 산업 전반에 혁신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피력했다.
이뿐만 아니다. KT는 MS와 협력으로 AI·클라우드 분야의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AX(AI 전환) 전문기업’을 2025년 1분기에 출범할 예정이다. AX 전문기업은 KT와 MS의 기술적 역량을 기반으로 국내 기업들이 AI 전환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지원하며,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둔다.
구체적으로 KT는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협업하고 국내 AX 생태계를 확산하기 위한 ‘AX 전략 펀드’(AX Strategic Fund)를 MS와 공동 조성한다. 양사 투자 규모만 2조4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정우진 KT 컨설팅그룹장 전무는 “투자금의 약 50%는 인프라 조성에 쓴다. GPU와 네트워크 관련 부분에 집중될 것”이라며 “나머지 50%는 연구개발과 한국형 AI 모델 개발, 공동 마케팅(GTM) 등에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기관 및 리서치 펌과 함께한 분석 결과, 5년간 누적 매출이 약 4조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AI 클라우드와 AX 순수 매출에 해당한다”고도 전했다.
한편 현장에서는 KT와 MS의 협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MS와의 협력은 위험이 아니라, 오히려 빠르게 최고 수준의 기술을 도입해 고객들에게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라고 단언했다.
좌우명 : Hakuna mata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