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난 배경엔 수수료 선납 등 이례적 조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한화오션이 오스탈(Austal)과의 인수 협의를 1년여 만에 중단했다. 다만, 해외 시장에서의 사업 기회 발굴은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26일 다트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 25일 오스탈 측과 인수 관련 협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오스탈 측에 통지했다.
오스탈은 미국·호주 등에 신조 조선소를, 필리핀 등에 MRO(유지·보수·정비) 인프라를 가진 호주 방산기업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부터 1년 이상 오스탈 측과 인수 협의를 진행해 왔다. 구체적인 인수 제안 전달은 세 차례 진행됐다.
이번 인수 협의 중단 결정 배경에는 오스탈 측의 이례적인 인수 조건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오션 측은 오스탈이 실사 전부터 수수료 500만 달러(약 66억 원) 선납을 요구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더욱이 미국 또는 호주 규제 당국이 인수를 승인하지 않더라도 해당 수수료 반환은 없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은 “명백히 비합리적이고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협의 중단이 오스탈 측이 제기했던 규제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오스탈 인수를 위해서는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등의 승인이 필요하다. 오스탈 측은 올해 4월 등 한화오션의 인수 제안을 거절할 때마다 규제 당국의 승인 불가 결정 가능성을 이유로 내세웠던 바 있다.
한화오션은 이미 호주 정부 및 국방 고위 관계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규제 리스크가 낮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호주 말스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지난 5월 기자회견에서 “정부 입장에서는 한화가 이런 방향(오스탈 인수)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이같은 내용은 오스탈 측에도 전달됐다.
한화오션은 이번 협상 중단과 별개로, 호주 등 해외 사업 기회 발굴에 지속 나선단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6월 한화시스템과 함께 미국 필리(Philly) 조선소 지분 100%를 인수하는 등 해외 인프라 마련에 나서온 바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또다른 인수 논의 유무 등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단계는 아니”라며 “호주를 포함해 국내외에서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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