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등 고마진 카테고리 확대
‘미디어커머스+IP’ 결합, 시너지 UP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홈쇼핑 전문가’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가 ‘기본’을 중시하는 전략으로 실적 개선에 드라이브를 건다. 상품소싱에선 고이익부문에 집중하는 한편 판매채널은 다각화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선다.
롯데홈쇼핑이 최근 패션·뷰티 등 효자품목의 상품 카테고리를 강화했다. ‘패션’은 올 2분기 편성시간을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10% 늘려 주문건수를 20% 올리는데 성공했다. ‘뷰티’도 신상품을 전년대비 70% 확대해 주문액을 30% 끌어올렸다.
특히 ‘보험·상조’ 등 상대적으로 이익이 적은 분야는 축소하는 대신 ‘패션·뷰티’는 단독 상품과 인기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들여온 점이 눈에 띄는데 이는 김 대표가 지난해 창립 22주년 행사에서 ‘핵심에 집중하자’며 임직원들에게 홈쇼핑 업계의 기본기를 보여달라고 한 주문과 일맥상통한다.
당시 김 대표는 기존 파트너사가 상품을 제안하면 회사가 선택하는 방식에서 탈피, 자체 브랜드를 강화하거나 상품기획자가 현장에서 직접 트렌드를 파악하는 등 적극적으로 상품개발에 힘써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을 목적으로 고효율 상품인 뷰티 판매를 확대하고 뷰티 경쟁력을 강화했다”며 “아마존 1위 선크림인 ‘조선미녀’ 등 단독 기획 상품도 확대해 뷰티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패션부문과 관련해서는 “고물가에 맞춰 단독 패션 브랜드 상품을 역시즌 세일 행사로 최대 40% 할인가에 선보였다”며 “7월 한달간 관련 브랜드 주문액이 전년대비 30%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가 공들이는 또다른 분야는 미디어커머스다. ‘미디어커머스’란 미디어 콘텐츠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자상거래다. 콘텐츠 자체를 판매채널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는 시청자가 TV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는 업태 변화에 따른 것으로 롯데홈쇼핑은 최근 5년새 TV방송 매출이 65%에서 57%로 떨어지기도 했다.
김 대표는 ‘원 소싱 멀티채널’ 전략을 꺼내들었다. 기존 TV외 모바일, SNS, 유튜브 등 다양한 판매채널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일례로 최근 롯데홈쇼핑은 인기 로봇청소기 ‘로보락’을 회사의 공식 유튜브 채널 ‘롯튜브’에 숏폼 콘텐츠(1분이내의 동영상)로 공개한 후 지난 11일 TV홈쇼핑 생방송과 모바일 라방(라이브 방송)에서 동시 판매했다. 사측은 “차별화 상품을 다양한 채널에서 판매하는 등 멀티채널 전략의 성공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두 전략은 실적에서 그 효과를 드러내고 있다. 롯데홈쇼핑의 올 2분기 매출은 232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0.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63억원으로 711%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롯데홈쇼핑이 방송법 위반으로 새벽방송을 중단한 데 따른 기저효과이기도 하지만 고마진 품목인 패션·뷰티부문을 집중 강화하면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김 대표는 이외에도 수익다각화 차원에서 IP(지식재산권)분야를 신사업으로 점 찍었다. 캐릭터 벨리곰, 가상인간 루시 등 자체 IP를 미디어커머스를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벨리곰은 약 150만 명의 SNS 팔로워를 갖춘 ‘슈퍼IP’다. 현재 관련 상품 제작과 라이선스 등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상태로 누적 매출이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김 대표는 올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거란 평가가 나온다.
1967년생인 김재겸 대표는 2007년 롯데홈쇼핑에 감사팀장으로 입사했다. 전략기획부문장과 경영지원부문장, TV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내부에서 ‘홈쇼핑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2022년말 롯데홈쇼핑 대표이사에 올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당시 “김재겸 대표는 기존 홈쇼핑 영역을 뛰어넘어 미디어커머스 리딩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본격적인 혁신을 시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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