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우려 속 증권사들 ‘희비’…“충당금 타격 대비해야”
스크롤 이동 상태바
PF 우려 속 증권사들 ‘희비’…“충당금 타격 대비해야”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4.08.03 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NH투자증권 순이익,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KB 및 하나증권도 상승
하이투자증권, 충당금 여파로 적자전환…상반기 PF 익스포져 1조8449억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부동산 PF 부실 우려 속에서도 올 상반기 증권사들이 대체로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부실 사업장 정리에 대한 상세 계획이 나온 뒤부터는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상반기 잠정 실적을 공개한 KB·NH투자증권 등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 대부분이 전년 대비 실적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NH투자증권은 가장 많은 순이익을 실현했고, 반면 하이투자증권은 적자의 늪에 빠졌다.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순이익 4277억 원을 시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 늘어난 규모다. 브로커리지 수익을 비롯해 금융상품판매, 기업금융(IB)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이뤄 이자 수익이 증가한 덕이다. 이 기간 NH투자증권의 브로커리지, 금융상품, IB 수익은 각각 2353억 원, 588억 원, 171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 22.8%, 11.6% 는 액수다.

특히, 다른 증권사들의 IB 부문 수익이 줄어든 가운데 홀로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이 눈에 띈다.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DCM시장에서 SK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하며 2위 자리에 올랐다. 여전채(FB) 시장에서는 27.1%의 점유율을 기록, 기존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KB증권은 올 상반기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보다 50.7% 많은 3761억 원을 달성했다. IB 수익을 비롯해 수탁수수료 수익은 줄었지만, 금융상품수수료와 이자이익이 늘었다. 특히 상품운용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9% 늘면서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KB증권이 올 상반기 거둔 순이익은 지난 2022년 연간 순이익(1880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하나증권은 올 상반기 1312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전년 동기 대비 278% 증가한 액수로, WM 부문에서의 금융상품 판매와 고객 수 확대가 주효하게 작용한 덕분이다. 앞서 하나증권은 차액결제거래(CFD)와 PF 부동산 이슈로 지난해에만 1051억 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그러나 올 상반기 적립한 충당금 규모는 그 절반인 480억 원으로, 실적 상승에 주효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과 달리 하이투자증권은 적자를 이어갔다. 하이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81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벌어들인 291억 원의 순이익과 비교해 336% 하락했다. 적자 배경의 중심엔 충당금이 있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올 1분기 365억 원, 2분기 들어서는 1509억 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올 상반기 동안 적립한 충당금만 1874억 원이다. 이 기간 하이투자증권의 PF 익스포저는 1조8449억 원으로, 이는 자기자본 대비 60%를 훌쩍 넘는 수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PF 사업성 평가 결과가 마무리된 상태”라며 “부실우려 등급으로 분류된 사업장에 대한 구체적 정리 계획이 나온 뒤에는 충당금 적립으로 인해 증권업계 전반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자산운용·가상자산 담당)
좌우명 : 닫힌 생각은 나를 피폐하게 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