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늘리고 중국 견제, IRA는 폐지”…조선·배터리 ‘희비’ [트럼프 리스크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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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늘리고 중국 견제, IRA는 폐지”…조선·배터리 ‘희비’ [트럼프 리스크③]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4.07.2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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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화석연료 늘리고 中 견제…IRA는 폐지”
반사이익 기대 조선↑ vs. 리스크 우려 배터리↓
“법 폐지 어렵고, 韓 조선엔 美 주요 시장 아냐”

미국 대선 정국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피격 사건 이후 트럼프 대세론이 힘을 받는 듯싶더니 바이든 현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항마로 바람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트럼프 우세론은 여전히 유효해 보입니다.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를 기치로 전 세계를 휘저은 바 있는 트럼프. 재집권 시 한국경제엔 또 어떤 폭풍이 몰아칠까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왼쪽부터 삼성중공업 건조 LNG 운반선,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배터리. 사진은 기사와 무관. ⓒ각사
왼쪽부터 삼성중공업 건조 LNG 운반선,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배터리. 사진은 기사와 무관. ⓒ각사

미국 대선이 3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와 배터리업계에서도 그 결과에 따른 셈법 마련에 적잖이 분주해졌다.

다만, 산업계에선 시장의 우려나 기대 대비 실제 영향은 미미할 수 있단 평이 나온다. 각 후보의 공약이 당선 이후 실제 시행될 가능성을 당장 점치기 어렵고, 시행된다 하더라도 매출에 미칠 영향은 두고봐야 한단 판단에서다.

 

조선 ‘오르고’ 배터리 ‘휘청’…국내 증시 美 대선에 ‘촉각’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식 시장에서 조선 부문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5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중공업 주가도 오름세다.

이 같은 흐름 바탕에는 해당 산업군 실적에 대한 기대와 함께 미국 대선 관련 정책 수혜 기대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재선 공약집 어젠다47(Agenda47)을 통해 에너지 부문에선 화석 연료 확대, 무역 부문에선 중국산 제품 60% 추가 관세 부과 등을 공약했다.

시장은 이러한 정책이 국내 조선업계에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미국 내 화석연료 수요가 증가하면, 액화석유가스(LPG)·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 증가로 해당 운반선 발주가 늘어날 것이란 판단이다.

또, 국내 조선사가 중국 조선사와 글로벌 수주 실적 1, 2위를 다투는 만큼, 미중 무역분쟁 강화 역시 국내 조선사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최근 배터리 기업의 주가 하락세와 이후 반등에도 미 대선 이슈가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단 분석이다.

지난 25일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주가가 반짝 상승했는데, 이를 두고 트럼프 대항마로 현 부통령인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가 부각되면서 ‘트럼프 리스크’ 영향으로 하락하던 배터리 주가가 반등했단 풀이가 나온다.

트럼프는 인플레이션감축법(이하 IRA) 등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부흥 정책 폐지 필요를 여러 차례 주장한 바 있다.

IRA 내 AMPC(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규정은 북미 투자 배터리, 태양광 기업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도록 정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셀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는 모두 AMPC 세액공제액을 영업이익에 반영 중이다.

 

배터리 “IRA 폐지 우려 낮아”…조선업계도 “영향 미미”


다만, 산업계 내부에서는 미국 대선 판도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시장에 과잉 반영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새 대통령이 선출된다 해도 공약이 그대로 이행되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례를 살피면 트럼프 1기 공약 중 △파리기후협약 탈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은 이행됐지만 △오바마 케어 폐지 등은 이행되지 않았다.

특히, IRA 폐지 공약은 조지아 주와 미시간 주 등 공화당 텃밭 지역을 등지는 선택인 만큼,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단 게 업계 중론이다.

조지아 주에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SK온 합작공장이 각각 위치하고 있고, 미시간 주에는 LG에너지솔루션 얼티엄셀즈 3공장 등이 자리하고 있다. 전기차·배터리 수혜를 받고 있는 주가 공화당 텃밭인 셈이다.

업계는 대통령 권한인 행정명령을 활용해 수혜 조건을 까다롭게 만들 수는 있기에 대비를 하긴 하겠지만, 법안이 폐지에 이를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IRA를 통해 태양광, 재생에너지, 자동차, 배터리 대미 투자가 많이 늘었고, 투자가 진행된 지역을 보면 공화당 주지사가 이끄는 지역 등 공화당 강세 지역이 훨씬 많다”며 “같은 당 소속 주지사가 외국 기업 투자를 확보해 지역을 활성화시키고 있는데, 그런 기반을 없애는 선택을 강행한다면 내부 반발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수혜주’로 꼽히는 조선업계 역시 트럼프 2기 시작이 곧 국내 조선사 수혜라는 분석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다. 현재 국내 조선사의 주력 시장이 미국이 아니라서다.

미국 조선 시장은 상당 부분을 미국 내에서 생산한 배만 운항할 수 있도록 한 존스법(Jones Act) 영향 아래 있다. 최근 한화오션이 현지 조선사 인수 등으로 진출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국내 조선사의 접근에 제한이 있는 시장인 셈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의 주력 시장은 유럽 등이다. 미국은 주력 시장은 아니기 때문에, 대선 결과에 따른 영향이 국내 조선업계엔 미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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