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갈등 불씨 끄자”…‘형제 경영’ 속도 내는 재계
스크롤 이동 상태바
“경영권 갈등 불씨 끄자”…‘형제 경영’ 속도 내는 재계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4.06.18 14: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효성, 7월 신설지주 HS효성 출범…조현상 부회장 ‘키’
한화, 구조 개편으로 3형제 분배한 각자 사업 고도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효성
효성이 오는 7월 1일 효성과 신설지주 HS효성 양대 지주 체제로 전환한다. 신설지주는 조현상 부회장이 이끈다. 이미지는 분할 전후 지주회사 체제.  ⓒ효성

재계가 형제 경영을 통한 승계 구도 안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효성은 오는 7월 출범하는 HS효성의 방향키를 삼남인 조현상 부회장에게 맡긴다. 한화는 지난해부터 오는 9월까지 물적분할, 인적분할, 법인 신설 등을 통해 형제 각각이 맡게 된 계열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지주사 신설 효성·각자 사업 고도화 한화…경영권 나누기 ‘속도’


18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의 신설지주 HS효성이 오는 7월 1일 출범한다. 방향키는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잡는다.

이번 조직 개편을 기점으로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 부회장의 각자경영이라는 3세 승계 그림이 선명해졌다는 평이다.

존속지주에서 신설지주로 편입하는 기업은 조 부회장이 그간 관여도를 높여 온 효성첨단소재,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등으로 꾸려졌다.

조 부회장은 지난 2022년 효성첨단소재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이래 현재까지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분율은 12.21%(지난달 31일 기준)으로 회사가 아닌 개인으로는 최대주주다. 올해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사내이사에 오른 바 있다.

한화 역시 최근 조직개편 등으로 3형제 각자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한화는 그간 3형제에게 사업 포트폴리오를 분야별로 분배해 왔다. △‘방산·우주항공’ 김동관 부회장 △‘금융’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유통’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등이다.

특히, 최근 잇따른 조직개편의 배경엔 김 부회장과 김 부사장 간 관여 부문의 보다 선명한 분리가 있단 분석이다.

한화는 지난해 한화솔루션에서 한화갤러리아를 물적분할하고, 한화 모멘텀 부문에서 인적분할한 신설법인 한화로보틱스의 방향키를 김 부사장에게 맡긴 바 있다.

올 9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AI 등 민간 부문을 떼어내 신설되는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칭) 역시 김 부사장이 방향키를 잡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내홍 우려 줄어들 듯 vs 가족 경영엔 변수 상존


업계에선 이 같은 형제경영 강화가 경영권 승계 과정의 변수로 꼽히는 경영권 분쟁 등에 대한 우려를 줄이는 데 역할할 거란 기대가 나온다.

물론, HS효성은 존속지주 대비 가져가는 몫은 작다. 효성에 따르면,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존속지주가 0.82, HS효성이 0.18을 가져간다.

다만, 효성첨단소재 등 분리된 자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합의에 따라 몫을 나눴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이미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그룹을 떠나면서 발생한 내홍으로 그룹사가 법정분쟁에 휩쓸리는 등 전례도 있는 만큼, 추가적인 분쟁은 양 지주사 모두에게 부담이 될 거란 분석이다.

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보유 지분 승계 역시 지난달 말 달리 분쟁 없이 마무리 수순을 밟은 바 있다.

지난달 말 조 명예회장 보유 효성 주식 전량(213만5823주)이 조 회장에게로 상속됐고, 조 부회장에게는 효성첨단소재 주식 전량(46만2229주)이 상속됐다. 조 전 부회장에게도 일부 주식이 유증 대상 주식 형태로 상속된다.

한화 역시 이미 자리잡힌 3형제 각자경영 체제를 뒤집진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김 부회장 등은 지난해 어머니인 故 서영민 여사의 한화 지분 상속 시에도 동일한 몫(각 0.47%)을 특별한 분쟁 없이 나눠받은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확신은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학계 관계자는 “(분쟁의) 불씨가 꺼졌는지 꺼지지 않았는지는 가족 문제니까, 바깥에선 알 수가 없다. 가족 경영을 조정하는 제도의 부재 등 근본적인 문제는 남아있는 만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