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저 실행력’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 적자 탈출 ‘신의 한 수’는 [CEO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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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저 실행력’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 적자 탈출 ‘신의 한 수’는 [CEO 오늘]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6.11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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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웅섭 일동제약 대표, 매년 매출 20% R&D에 쏟아부어
R&D 전문 자회사 ‘유노비아’ 설립…대대적 구조조정 단행
작년 13분기 만에 흑전…올해 500억 원대 연간 흑전할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일동제약

일동제약이 달라졌다. 회사는 지난 3년 동안 지속된 적자를 딛고 최근 실적 회복세에 들어섰다.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가 던진 ‘과감한 승부수’가 통한 모습이다. 윤 대표는 구조조정 단행으로 몸집을 줄이는가 하면, 그간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 연구개발 비용을 R&D 자회사 설립으로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엔 라이선스 아웃 등 기술 상업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수익성 제고도 기대된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윤 대표의 과감한 실행력을 기반으로 일동제약이 올해 흑자 전환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평소 실행력이 강하다고 알려진 윤 대표는 2016년 취임 이후 R&D에 사활을 걸어왔다. ‘2022년까지 매출 1조 원, 영업이익 1000억 원’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매년 매출의 20%에 달하는 연구개발 비용을 쏟아부었다.

일동제약은 현재 주요 파이프라인이 9개로, 이 중 임상 1상에 진입한 프로젝트는 4개다. 5년 전만 해도 주요 파이프라인은 7개였다. 이 중 6개가 전임상이었으며, 1개는 발굴 단계에 지나지 않았다.

R&D를 향한 윤 대표의 막대한 투자는 실적에선 적자 행렬로 이어졌다. 윤 대표가 1조를 목표로 했던 2022년 일동제약의 매출은 6377억에 그쳤고, 735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년 연속 적자를 봤다. 지난해에도 539억 원의 영업손실을 입으면서 영업익 1000억 달성은 너무 먼 얘기가 돼버렸다.

윤 대표는 결국 수익성 회복을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결정, 고육지책을 단행한다. 지난해 5월, 일동제약그룹은 임직원 희망퇴직 등이 담긴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 임원 20% 이상을 줄이고, 남은 임원은 급여 20%를 반납했다. 차장 이상 간부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윤 대표는 연구개발의 뜻은 굽히지 않았다. 윤 대표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없이는 미래를 보장하지 못 한다”며 “신약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지속과 함께 전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R&D 투자를 아끼지 않겠단 뜻을 확고히 한 셈이다. 

대신 연구개발 부문을 물적분할, R&D 자회사 ‘유노비아’를 설립함으로써 연구개발비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체질 개선을 이뤘다. 이는 윤 대표의 ‘신의 한 수’가 됐다. 일동제약이 신약개발 전문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단 평가다. 전문 자회사가 R&D를 전담하면 자금 유치 또한 수월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유노비아는 최근 대원제약과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신약 공동개발·라이선스 계약을 맺기도 했다.

윤 대표의 경영쇄신 전략은 제대로 먹힌 모양새다. 일동제약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76억 원으로, 13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회사의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은 409억 원으로 전년(721억 원) 대비 적자 폭이 축소됐다. 증권가에선 올해 연간 500억 원대, 내년엔 600억 원 대 영업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일동제약의 수익성 개선이 올해도 두드러질 것”이라며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기점으로 기업가치와 주가 정상화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윤 대표의 다음 목표는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이다. 이르면 연내 글로벌 제약사와 계약을 이루겠단 포부다. 기술수출은 아직 다 회수 못 한 연구개발 투자 비용을 메꿀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는 이미 연초부터 해외 물질 특허 취득을 진행하는 등 물밑작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최근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GLP-1’ 관련 후보물질로 일동제약이 기술수출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부회장)는 윤용구 일동제약 창업주의 손자이자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의 장남이다.

2005년 일동제약에 상무로 입사한 뒤 PI팀장과 기획조정실장, 전무, 부사장 등을 거쳤다. 2016년 일동제약이 일동홀딩스로 지주사로 전환했을 당시 사업회사인 일동제약의 대표이사로 경영 일선에 나섰다. 올해 2월에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16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윤 대표는 “지금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퀀텀 점프를 실현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 생각한다”면서 “신약개발을 향한 열정과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기반으로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시장 개척에 보다 진취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담당업무 : 의약, 편의점, 홈쇼핑, 패션, 뷰티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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