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에 필요한 내공은? [윤진석의 정치텔링]
스크롤 이동 상태바
한동훈에 필요한 내공은? [윤진석의 정치텔링]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4.05.02 16: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치권의 이 썰 저 썰에 대한 이야기
이번 편은 국민의힘 22대 총선 참패 후 
한동훈에 필요한 내공은 무엇일지 관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참패했다. 이 일로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물러났다. 이후 그는 내공을 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 복귀 시점이 언제가 될는지 모르나 한 전 위원장에게 필요한 내공은 무엇인지에 관심을 가져 본다. ⓒ연합뉴스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참패했다. 이 일로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물러났다. 이후 그는 내공을 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 복귀 시점이 언제가 될는지 모르나 한 전 위원장에게 필요한 내공은 무엇인지에 관심을 가져 본다. ⓒ연합뉴스

 

정보와 평론의 믹스매치, 색다른 어젠다 제시 지향의 주말판 온라인 저널, ‘정치텔링’이 꼽은 요즘 여론의 관심사 중 이것.

 

- 내공 쌓겠다고 말한 한동훈
- 국민이 다시 부를 날 올까?
-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내공을 쌓겠다고 말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쌓으면 좋을까요. 평론가들의 견해를 전해봅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시사오늘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시사오늘

 

“원로들과 전문가 집단 만나며 국가 미래 비전 내공 쌓아야”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국가 미래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비전을 세워야 한다. 각계각층 원로들, 전문가들과 만나 내공의 깊이를 쌓는 것이 필요하다.

본인을 지지한 사람들과의 소통도 중요하다. 보수 진영 안에서는 ‘한동훈’ 만한 팬덤이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재명이네 마을’(팬카페)이나 SNS 등을 통해 유대감을 지속하고 있다. 한동훈 전 위원장 또한 지지층을 묶어두기 위해서라도 어떤 식으로든 소통 창구를 만들어야 한다.

국회가 개원할 때쯤에는 외부 활동을 하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과도 식사 약속을 잡아놓은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과는 만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불가근불가원의 관계로 가야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변수는 국민의힘 상황이 폭풍전야라는 점이다. 향후 당이 나경원 대표 체제로 간다 해도 민주당에서 요구하는 여러 특검들이 통과될 경우 국민의힘은 내부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지지층이 지금보다 더 흔들릴 수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최근 발표를 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이 대구‧경북에서 25%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 지지율은 10%대다. 지지층이 완전히 와해됐다는 얘기다.

여당이 뭘 해도 안 될 수 있다. 이것을 누가 묶어낼 것인가. 과연 ‘나경원 체제’가 할 수 있겠나. 예상컨대 강한 구심력을 갖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럴 경우 지지층들에 의해 다시 소환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정세운 정치평론가ⓒ시사오늘
정세운 정치평론가ⓒ시사오늘

 

“DJ 4대 불가론처럼 ‘한동훈 불가론’ 생기는 이유, 딜레마 극복 관건”
정세운 정치평론가

“내공을 쌓기 전에 딜레마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일 텐데 과연 가능할까 싶다. 과거 DJ(김대중)한테는 4대 불가론이란 것이 있었다. 군인, 기업인, 영남, 공무원들이 반대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논리였다.

DJ는 두 번의 대권에서 실패했다. 세 번째 도전은 성공했으나 가까스로 됐다. DJP(김대중+김종필) 연대를 하지 않았다면 어려웠다. DJP 연대를 했다고 해도 이회창과 이인제가 분열하지 않았다면 또 어려웠다.

이 얘기를 왜 하냐면 한동훈 전 위원장을 둘러싸고도 보수 진영 내 불가론이 들리고 있어서다. 전통적으로 보수를 지지해온 전문가 그룹, 오피니언 리더들이 있다. 대표적으로는 기업인들이 속한다. 중소기업 CEO부터 대기업을 이끄는 재벌들도 있다.

기업인들은 이번 총선에서 어느 당을 지지했을까. 업계에 따르면 아이러니하게도 민주당을 지지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전해지고 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총선 내내 범죄자들은 안 된다고 피력해 왔다. 검사일 때도 범죄 혐의가 포착되면 탈탈 털어 구속하고 마는 인물로 유명했다.

기업인들 시각에서는 공포에 떨 일이다. ‘한동훈이 대통령 되면 자신들이 잠재적 범죄자로 찍히는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크다는 지적이다. 오죽하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들려오는 중이다.

‘한동훈 불가론’은 생각보다 단단할 수 있다. 보수가 똘똘 뭉쳐도 어려운 지형이다. 지지층마저 균열돼 버린다면 더더욱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다. 그 균열의 중심에 한 전 위원장이 있다면 그 또한 장애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양순석 국민의힘 책임당원협의회 수석부의장ⓒ시사오늘
양순석 국민의힘 책임당원협의회 수석부의장ⓒ시사오늘

 

“정치는 뺄셈 아니고 덧셈…감동 주는 지도자 되려면 마음 열고 믿어줘야”
양순석 국민의힘 책임당원협의회 수석부의장 

“똑똑한 사람이다. 이번 기회에 자기를 돌아볼 것이다. 통찰의 시간을 통해 약점들을 보완하고 단점들을 고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팬덤이 가장 강하다.

국민이 한 번은 제대로 반드시 부를 날이 온다. 그 ‘때’를 위해 ‘한동훈에게 필요한 내공’은 덧셈의 정치력이다. 케네디처럼 동료시민에 대한 의식이 있고, 공공의 선, 공정한 사회를 만들고, 부정직한 사회를 정직한 사회로 바꿔보겠다는 신념과 능력은 높이 산다.

그러나 정치는 뺄셈의 정치를 하면 안 된다. 사람이 모여야 뭐라도 된다. ‘나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사람 10명만 만들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징키스칸이 몽골을 통합할 수 있던 것은 그와 함께 진실로 마음을 모아 거사를 도모해 나갔던 동지들이 있어서였다.

정치라고 하는 것은 먼저 사람이 꼬이게 만드는 것이다. 나와 같은 사람을 늘려가는 게 곧 정치다. 덧셈의 정치인이 돼야 한다. 그러려면 초엘리트 의식에 꽉 차 있으면 안 된다. 마음을 열고 상대를 인정해야 한다. 믿어줘야 한다. 저 사람이 나보다 모자란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어린애한테도 배울 게 있다는 듯 달려드는 것이 정치다.

예컨대 연설문을 본인이 썼다고 해도 누군가에게 맡겨 고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 혼자서 다 하면 또 한 사람을 잃는 것이 된다. 그런 것들을 배워야 한다. 지도자는 사람을 미치게 해야 하고, 감동을 줘야 한다. 백 사람과 기계적으로 포옹하는 것보다 단 한 사람과 포옹해도 진정성이 느껴져야 진짜 포옹이다. 열 군 데 유세 지원을 못 가고 반밖에 못 가 연설하더라도 감동을 줄 수 있어야 좋은 연설이다. 머리와 목으로 하는 연설이 아닌, 가슴으로 연설할 때 더 큰 감동과 호응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지도자는 사람한테 감동을 주려고 못 먹는 술도 한 번 먹고 또, 못 먹더라도 먹는 척이라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정치는 따뜻함이 있어야 한다. 친밀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인간적인 냄새가 났던 노무현 대통령 경우 여러 문제가 있음에도 그래서 신화로 남았다. 또,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

이번에 정말 간절함이 있었다면 수도권을 이기는 공천으로 방향을 잡았을 것이다. 정치는 시스템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이 거대하게 커졌을 때 그것을 통제하는 것이 필요할 때 시스템으로 가는 것이지, 선거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왔을 때는 시스템 정치를 하면 안 된다. 또, 예컨대 민주당에서 정권심판론을 내세웠다면 국민의힘은 이ㆍ조(이재명ㆍ조국) 심판론이 아닌 민생을 들고 나왔어야 했다.

내공을 쌓기 위해 YS(김영삼)를 모델 삼아 공부해 보면 좋을 것이다. 기민함, 신념, 기발함, 깨끗함, 전투력, 민심을 살피는 점 등은 닮은 면이 있다. YS도 존F케네디 대통령을 좋아했다. YS는 통 큰 정치를 한 지도자였다. YS는 믿으면 철저하게 믿는다. 서민적이고 동료를 아끼는 마음이 강한, 인간적이고도 따스하고 끈끈한 동지의식이 있었다. 그리고 시대정신을 꿰뚫고 다음 시대를 위해 개혁에 주저하지 않는 통찰력과 결단력이 있었다. 필요하다면 창조적 발상력으로 정치공학을 십분 활용하고 투쟁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정무감각이 뛰어났다. 통합을 위해서는 희생하는 것도 불사했다. 습득력이 있을 것이니 이런 점들을 갖춰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윤명철 칼럼니스트ⓒ시사오늘
윤명철 칼럼니스트ⓒ시사오늘

 

“서울대, 검사, 고시 출신 루틴 벗고 책사 두고 민심의 바닷속으로 가야”
윤명철 시사칼럼니스트 

   
“고려 태조 왕건이나 에도 막부의 초대 쇼군인 도쿠가와 이에야스처럼 일인자가 된 이인자들의 사례들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왕건의 경우는 이인자면서 자기 세력을 키웠다. 후삼국 시대 대표적인 호족이었다. 삼한통일을 할 수 없게 되자 호족들을 포섭해 뜻을 이뤘다.

서울대생들의 루틴, 검사들의 루틴, 고시 출신의 한계를 벗어나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공통적 특성을 두고 한계를 지적하는 경우들이 많다. 즉, 함께하는 것, 포용력이 약하고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서울대생들은 혼자 잘났다고 판단해 주위의 조언을 잘 듣지 않고, 고시출신들은 혼자 하던 버릇이 있어 책사를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들이 있어왔다. 더불어 함께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어왔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서울대에 고시 출신에 검사였다. 검사는 상명하복 시스템이라 정치적 조직과는 다르다. 한 전 위원장은 검찰 조직 외에는 조직을 운영한 경험이 없다. 본인이 너무 똑똑하다 보니 책사가 없다.

박정희한테는 김종필이 있었고 전두환한테는 허화평이 있었다. 박정희 경우 되게 똑똑한데도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사람을 포용해 내 사람으로 만들었다. 한 전 위원장도 자기 조직으로 만들고,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면 책사가 필요하다.

‘한동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의 원맨쇼와 한동훈의 원맨쇼가 부딪쳐 국민의힘 실패를 더 자초한 측면이 있었지만 국민들은 윤 대통령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한동훈’에 대해서는 지지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더 많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내가 원해서 하는 게 아니라 나를 부를 수 있는 무대에 올라야 한다. 국민이 원할 때가 있다.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때까지 할 일은 앞서 강조한 책사를 만드는 일이다. 정국을 볼 수 있는 눈을 키워야 한다.

진짜 민심의 바다로 들어가야 한다. 먹고사는 문제들을 접해야 한다. 전국을 돌며 민생투어를 해볼 것을 권해 본다. 생생한 서민의 삶을 느껴보고 그 속에서 절박한 문제를 체감하고 문제에 대한 답을 현장에서 얻어 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것들이 내공으로 쌓였을 때 그래야 진짜 정치인으로 데뷔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는 정치인으로서 혹독한 평가를 받은 것이 다였다. 한마디로 반짝 스타였다. 앞으로는 정치할 준비가 돼 있다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 이 기사에 나온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