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한동훈 신드롬 조짐에 비춰 보다
安은 왜 지지율 바닥으로 떨어졌나에 관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의 정치텔링]
정보와 평론의 믹스매치, 색다른 어젠다 제시 지향의 주말판 온라인 저널, ‘정치텔링’이 꼽은 요즘 여론의 관심사 중 이것.
- 50% 지지율 무색… 0%까지 추락 이유는?
- 또 떠난 安사람들, 정적 이준석 품으로, 왜?
- 정치 10년…안철수 사람들 떠나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면 길이 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에 앞서 한 말입니다. 정치 한 번 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떻게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할 수 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정치세력과 정치적 이상을 실천해나가겠다는 뜻에서 정치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사람을 위하는 일입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관심과 이해, 공감이 필요합니다. 한 위원장이 자주 사용하는 동료‧시민이라는 말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됩니다. 연대의식을 높이고 인문학적 소양이 엿보인다는 평가입니다.
安 추락 어디까지?
요즘 한 위원장을 두고 혜성처럼 나타났다고들 합니다. 구름인파를 몰고 다닙니다. 부산을 방문하자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신드롬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생각나는 인물이 있습니다. 2011년 혜성처럼 등장해 정치권 등판 전부터 50% 넘는 지지율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입니다. 어디를 가든 중심에 섰던 그이지만 현재는 초라합니다. 지지율이 1%대로 내려간 것도 모자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지난해 12월 1주차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0%대로 추락해 차트에서 아예 사라지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정치인 조사 중 1위를 차지한 것이 있기는 합니다. 비호감도 부문입니다. 갤럽이 지난해 9월 15일 발표한 정치인 비호감도 조사에 따르면 안 의원은 호감도는 가장 낮으면서 비호감도에서는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한때 새정치 아이콘으로 각광받던 대선주자였건만 왜 이렇게 된 것인지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얼마 안 가 짚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주변 사람이 떠나가는 것에 그 답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최근에도 안철수계 사람들이 대거 안 의원의 정적인 ‘이준석 신당’으로 옮겨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불과 몇 주 전까지 안 의원과 한국노총 간담회 등을 함께 했던 문병호 전 의원도 합류 명단에 있었습니다. 국민의당 시절 여러 당직을 거치며 성장했던 청년 특보 출신의 구혁모 전 화성시의원, 3‧8 국민의당 전당대회 당시 대통령실 개입 의혹이 있자 청년 대변인으로서 공수처에 이를 고발하며 용감하게 나섰던 김영호 변호사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들 외에도 안철수계 여러 명이 그의 앙숙인 ‘이준석 품’으로 간 것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물밑까지 보면 비단 ‘이준석 신당행’이 아니더라도 떠나간 사람들은 실제 더 많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음은 지난주 대화한 윤명철 시사칼럼니스트의 전언입니다.
“안철수계 다 떠났다더라”
윤명철 시사칼럼니스트
“관련 취재를 해보니 안철수계라고 할 만한 이들이 없을 정도로 캠프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이 모두 떠났다고 하더라. 떠난 이들의 공통적 얘기가 안철수 의원은 사람에 관심이 없다고 할 만큼 정치인으로 빵점이라는 평가다.
핵심 그룹도 못 챙기고 조직 관리가 전혀 안 되는 것 같다. 지난 13년간 정치역정을 보면 다시 태어나야 할 정도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남탓하지 않고 내탓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다.
정치는 마음 마케팅인데 자신의 마음만 강매해온 듯하다. 리더는 희생과 책임이 생명력이다. 안 의원에 대한 평은 그 반대다. 당을 향해서는 정치지도자의 희생을 설파하면서 정작 본인은 양지만 고수하고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 험지에 출마하는 희생을 보이기보다 타인의 희생만 강요하는 모습이다.
사즉생이 아닌 생즉사 꼼수의 길이다. 강서 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이 위기에 내몰렸을 당시 통합의 리더십보다는 이준석과의 사적 감정싸움으로 당 혁신위와 엇박자를 보이며 분열만 자초했다. 사선을 함께 넘어온 정치적 동지들을 돌보지 않는다는 비평도 주를 이룬다. 과거의 구름처럼 모여들었던 영화만 좇다보니 사람에 대한 투자에 인색해서 우수 자원들이 모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현 정무적 판단마저 떨어진다.”
安사람들, 추풍낙엽처럼…
‘안철수 정치 10년’을 돌아보면 그동안 많은 이들이 떠난 것으로 보입니다. 진심캠프 상황실장과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 등을 지냈던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는 안 의원 정치 초기 함께했던 촉망받는 핵심 멤버였습니다. 하지만 서운한 일로 떠난 뒤 그는 훗날 자신의 책에 안 의원이 사람에 대해 도통 관심이 없다는 점을 꼬집어 비판한 바 있습니다.
진심캠프에서 부대변인 출신의 박상혁, 안 의원 비서를 지낸 허영, 전당대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영우, 비서실장의 문병호, 3선의 권은희, 비례대표 최연숙 등 전현직 의원들을 비롯해 김철근 전 대변인과 장석남 등 국민의당 출신 원외위원장들 등이 모두 안 의원 곁을 떠나간 사람들입니다.
윤여준 전 환경노동부 장관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그의 멘토로 시작했으나 사이가 멀어진 것도 스쳐지나갑니다.
그런가 하면 이런 말도 들려옵니다.
“내가 측근이라도 옆에 못 있어”
유재걸 성지전략연구소 소장
“사람들이 왜 떨어져 나가겠나. 안 챙겨줘서 나가는 거다. 이름을 밝히기 어려우나 안 의원과 여러 번 만난 중진 전직 의원은 학을 떼며 말하길 ‘커피값 한번 내는 것을 못 봤다’며 ‘난 두 손들었다’고 하더라.
분당만 고집하는 이유도 지금은 딴 데 나가면 떨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경쟁력이 그만큼 없다. 자기 살길만 생각하니 누가 옆에 붙어 있겠나. 오세훈 서울시장은 유승민계였던 오신환 전 정무부시장까지 내 사람으로 만드는데 안 의원은 그게 아니다. 다 떠나가게 만든다. 내가 측근이라면 옆에 못 있는다. 쉽게 말해 기본 자질이 안 됐다.
정치인은 딱 세 가지다. ‘내 사람’으로 만들어 자기중심의 구도를 만들 줄 알아야 하고, 뭔가를 발표할 때 등 유리하게 해줄 타이밍을 잡아야 하고, 세 번째가 정무적 판단을 갖춰야 한다. ‘이준석’에 대해서도 가만히 놔뒀으면 ‘이준석’만 작살나는 거다. 나이 어린 사람이 나이 많은 사람한테 경우 없이 구는 것을 ‘안철수’가 다 무마시켜 버렸다. 대선 벌써 몇 번째인데 본인 반성부터 처절하게 해야 한다. 앞으로 사비를 써서라도 총선부터 차근차근 대권도전까지 잘해보겠다. 이런 식의 발표가 필요하다.”
안철수신제가의 한계
정치 지도자의 자질이라면 비전 제시와 실행력, 위기관리 능력, 통찰력과 통솔력, 인사와 용인술, 조직관리, 아군과 적군을 가를 줄 아는 안목, 도덕성과 인간성 등을 조건으로 들 수 있을 겁니다. 이런 것들이 능력의 척도이고, 리더십의 판단 기준이 될 것입니다. 안 의원 또한 주변 사람들과 결별하는 데야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리더십의 부족 때문이라는 진단으로 귀결되고 있다고 보입니다.
정치는 휴머니즘의 영역입니다. 인류애의 첫걸음은 사람을 중히 여기는 자세에서 나오고 국민에 대한 책임의식에 대한 판가름 역시 주변 동지들을 어떻게 대하는지에서 나올 겁니다.
국민의당 시절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던 안 의원 뒤편에 써 붙어있던 글자가 새삼 기억납니다.
‘안철수 신제가치국평천하’
“초심으로 돌아가 안 의원이 깊이 새겨야할 대목이라고 본다”는 일침이 들려오는 가운데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측근 관리가 없으면 대선후보의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라며 아래와 같이 말했습니다.
“YS처럼 동지들 챙겨야”
정세운 정치평론가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나와 뜻이 맞는 사람들이 동지가 돼 결합해서 나아가며 함께 꿈을 펼치는 것이 정치다. 장차 대권을 꿈꾼다면 우선시 돼야 할 것이 함께 길을 걷는 사람들의 관리이고 세력화일 것이다.
지금처럼 혼자라면 빨리 갈 수는 있겠지만 멀리 갈 수 없다. 오래 함께한 동지들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YS(김영삼) 최측근인 최형우는 자꾸 그딴 식으로 하면 대통령 못한다며 밥상을 걷어차 버린 적도 있다. 그렇지만 YS는 끝까지 최형우를 설득해 함께했다. 안 의원은 그런 리더십이 부족하다. 결국 스킨십 없는 것이 한계에 봉착한 것 같다. 기업이야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며 일을 시키는 것이지만 정치는 그게 아니니 진짜 스킨십이 요구된다.
정대철 국회헌정회장은 정치하려면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안 의원은 십 원 한 장 쓰지 않는다며 혀를 내둘렀다고 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안 의원이 중차대한 일을 오랜 정치적 동지들과 논의하지 않는 것을 보고 정치해서는 알 될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 얘기는 이미 여러 정치인들이 많이 한 얘기다. 안타깝다. 새로운 전기가 필요하다. 달라진 ‘안철수’를 보고 싶다.”
※ 이 기사에 나온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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